왜 가짜뉴스에 속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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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짜뉴스에 속는가
  • 최선경 논설위원
  • 승인 2019.05.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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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사실에 근거해 정확해야 하지만 가짜뉴스도 많다. 최근 SNS에는 불순한 목적이 담긴 가짜뉴스가 난무한다. 가짜뉴스가 많은 만큼 우리는 뻔한 뉴스에 자주 속는다. 왜 가짜 뉴스에 속는 것일까?

사람들의 심리는 보통 진실한 것보다 거짓된 것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유향백세(有香百歲)’란 ‘향기로운 이름은 백 년을 간다’는 뜻이다. 그와 반대로 ‘유취만년(有臭萬年’이란 ‘냄새나는 것은 만년이 간다’는 뜻으로, 나쁜 이미지는 그만큼 사람의 머릿속에 오래 기억된다는 의미이다.

지난 2012년 센트럴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어떤 말을 자꾸 듣다 보면 진실로 믿게 되는 효과를 분석해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다 보면 터무니없는 소리도 그럴듯하게 들린다는 논리이다. 이런 착각은 우리 뇌가 새로운 정보가 진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우리가 기존에 알던 것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익숙한 것인지 두 가지 기준을 따르는데 전자보다 후자가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같은 이야기를 자꾸 듣다 보면 그 이야기가 진짜인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며 ‘이렇게 다들 이야기하는데, 이게 거짓말일 리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요컨대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보고자하는 대로 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가짜뉴스가 SNS상에서 유행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들이 원하는 뉴스이기 때문이다. 내가 바랬던 내용이 내 눈에 들어오니, 흥분을 감출 수 없어 한다. 자신의 기쁨을 다른 사람과 만끽하기 위해서 이곳저곳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가짜뉴스 현황과 문제점(2017)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6.3%가 포털,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가짜뉴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에서도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가짜뉴스를 받은 이용자가 39.7%로 가장 높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50대 이상에서 그 비중이 특히 높았다는 점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보취약계층인 노년층을 대상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식이다.

최근엔 유튜브를 통해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정치적인 목적 아래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추세이다. 보수, 진보할 것 없이 정치권이 이렇게 유튜브에 매달리는 이유는 화제성과 효율성 때문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발언이 유튜브라는 통로를 통하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것은 물론, 빠르게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한다. 동시에 언론사들의 팩트체크를 거치지 않은 발언은 날것 그대로 지지자들에게 전달된다. 어차피 극적인 정치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처음부터 뉴스의 진위에 대한 판단이 불필요하다.

어쨌든 가짜뉴스를 확산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과 다른 견해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사실처럼 보이는데 그 이유를 정확히 들지 못하겠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근거로 들 만한 사실과 데이터를 찾아내야 한다. 그 귀찮은 일을 언제 하냐고? 원래 진실은 간단치 않은 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짜뉴스에 매번 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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