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살기 좋은 세상이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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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살기 좋은 세상이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6.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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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인증 농촌체험학습장

홍성 황산벌꿀벌농장
채밀교육중인 황 대표 말에 집중하는 ‘황산벌꿀벌농장’ 체험객들.

요즘 식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참외나 수박은 제철이라 그런지 무척 달다. 우리의 미각을 즐겁게 해주는 이런 과일들을 세상에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숨은 공로자가 따로 있는 줄은 사실 몰랐다. 꿀벌이 그 주인공이다.

“꿀벌들이 꽃가루를 실어 나르지 않는다면 수분이 일어나지 않을테고 그러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수많은 과일과 야채 등은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황도영 황산벌꿀벌농장 대표의 말이다. 홍성군 은하면에 위치한 이 꿀벌농장은 홍성에서 양봉과 농촌체험을 훌륭하게 접목시킨 우수사례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꿀벌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 그리고 벌꿀의 효능 등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꿀벌이 없어지면 딸기를 못 먹는다고?”라고 써 붙인 체험장 안 문구처럼 황 대표는 꿀벌이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꿀벌은 단순히 꿀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과일들은 꿀벌이 수분을 해줘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겁니다. 메론, 딸기, 토마토, 참외, 수박은 물론 고추나 오이 등도 꿀벌이 없으면 생산을 기대할 수 없는 거죠. 꿀벌이 생태계와 환경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양봉 체험장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환경을 지켜야 꿀벌이 살 수 있고, 꿀벌이 살기 좋은 세상이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예전에 황 대표는 다리가 골절된 적이 있었다. 온갖 치료를 해도 잘 안 나았는데 우연히 벌침을 맞고 몸이 좋아진 뒤로 꿀벌에 푹 빠져 양봉을 시작하게 됐다. 그렇게 치료차 벌침 때문에 시작했다가, 생태계에서 꿀벌이 지닌 가치를 알게되면서부터 그 중요성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체험농장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황 대표는 현재 꿀벌로 인해 환경전도사가 됐다. 처음엔 벌침 때문에 시작했다가 꿀벌이 사라지면 먹거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수익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환경지킴이로서 꿀벌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곳에서 제공하는 체험프로그램들은 꿀과 천연재료를 섞어 비누만들기, 밀랍초 제작, 채밀체험 외에 직접 벌통을 열어 여왕벌을 볼 수도 있고, 숫벌도 만져 볼 수도 있다. 특히 숫벌엔 침이 없어 아이들도 만져보면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양봉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보통 300군∼500군씩 키우는데 황 대표의 벌 수는 100군 정도라고 한다. 보통 벌 한 통을 1군이라하고, 1군에 3∼4만 마리씩 계산한다.

환경과 생태계에 꿀벌이 끼치는 영향을 절대적으로 보는 황 대표에게 요즈음 지구의 기후변화는 큰 걱정거리다. “꿀벌들이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더위에 약합니다. 미세먼지가 많거나, 벌들이 증식이 잘 안 됩니다. 날씨가 흐리면 벌들이 활동을 안해요. 이건 직접적인 영향입니다. 그게 다 우리에게 되돌아 온다는 겁니다. 벌들이 수분활동을 하고 열매를 맺게해야 하는데, 미세먼지로 대기가 뿌연날은 벌들이 안나와요. 그러면 증식이 안 돼죠. 벌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환경이 좋지 않으니…”

황 대표는 이런 고민을 해결할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것은 다름아닌 ‘일인 일통 양봉’을 전파하기 위한 무료양봉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는 농장 위쪽 너른 마당에 최근 비가림 시설을 한 양봉교육장을 새로 만들었다. 오는 7월부터 10월까지 선착순으로 지원한 15명을 대상으로 한 달에 2회씩 무료양봉교육을 할 계획이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꿀벌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환경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1인 1통, 1가구 1통씩이라도 꿀벌을 해야 합니다.” 황 대표의 이런 설명을 들으니 “꿀벌이 없어지면 딸기를 못 먹는다고?”라는 문구가 결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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