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을 가족처럼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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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을 가족처럼 모시겠습니다"
  • 이종순 기자
  • 승인 2009.07.07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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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치안 총수인 40대 경찰청장이 눈앞에 다가설 때 다소 긴장을 했으나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묻어남 속에 날카로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경찰청장이 될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순간 스치고 지나갔다. ' 박종준 충남지방경찰청장은 우리 고장 공주출신으로 공주사대부속고를 졸업하고 경찰대학교 행정학과를 수석졸업(대통령상), 대학재학중 제29회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 미국 시라큐스대 대학원을 졸업(행정학 석사) 하는 등 최고의 엘리트출신이다. 풀뿌리민주신문연합인 충남지역신문협회(회장 이평선 세종신문 대표, 이하 충지협)는 취임 100일을 맞아 진충현 충남지역신문협회 부회장(공주신문 대표)과 공주신문 안승호 주필이 박종준 충남지방경찰청장을 만나 취임 100일간의 성과와 우리고장 출신으로서 희노애락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고향인 충남의 치안총수로 부임해 100일을 맞은 소감은?
 

국가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고향의 치안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돼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도 무거운 책임감속에 도민의 안전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지난달 17일 보령경찰서를 마지막으로 관내 경찰서 일일이 방문해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또 지역 구석구석을 다니며 충남이 역동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활력이 넘쳐나는 국토발전의 중심지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대전~당진, 공주~서천 고속도로가 개통해 충남 전역이 2시간 생활권으로 탈바꿈한 것은 물론 서해안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 또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숨 가쁜 변화 속에서도 지역 주민들의 애정 어린 격려와 적극적인 지원 덕택에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2009안면도국제꽃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했고 현재까지 안정된 충남치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취임식 때 다짐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제가 평생 지키고 사랑할 고향의 치안책임자로서 지역 주민들을 부모형제처럼 섬기며 정성과 혼이 담긴 치안활동으로 고향과 지역주민을 위해 헌신 봉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경찰이 된 이유와 후회는 없는지? 

제복을 입고 현장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은 다른 직업에 비해 고도의 윤리의식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어려서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로부터 엄격한 규율과 절제의 미덕을 몸에 익히며 자란 것이 경찰에 투신하게 된 첫 번째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찰관이란 직업이 삶의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주민들과 호흡하고 봉사하며 희노애락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제가 경찰을 선택하게 된 또 다른 이유입니다. 

특별히 경찰이 된 것을 후회해 본적은 없지만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할 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또한, 생사고락을 함께 하던 직원이 갑자기 사고나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볼 때가 경찰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충남 치안 총수로서 지역의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은? 

충남지역은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도로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지금도 지역 곳곳에서 산업화와 도시개발이 지속되고 있어 치안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올해 말 경찰종합학교의 아산이전이 예정돼 있는 등 대전청 분리 이후 천안아산지역이 최대의 치안수요지로 부각되고 있으며 대전~당진, 공주~서천고속도로 개통으로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갖춰 여행성 범죄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고령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충남지역의 특성상 노인교통사고나 노인상대 사기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같은 치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8월 고속도로순찰대를 공주지역으로 이전할 예정이며, CCTV 등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방범장비를 지속적으로 치안현장에 확대 보급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지역별 치안수요를 면밀히 분석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파출소와 치안센터의 운영을 확대하는 등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치안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갖춰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자치단체, 자율방범대,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 지역 사회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유관기관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경찰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메워나갈 것입니다.

▶취임 이후 줄곧 경찰 정체성과 치안협력네트워크 확립을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경찰의 변화와 개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찰관들이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어지면서 많은 비난 여론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그 원인을 정체성 부족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관은 자신과 직업에 대한 확고한 정체성이 있어야 합니다. 경찰관 한 명 한 명이 법을 집행하는 움직이는 정부기관으로 이러한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어야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공평무사한 업무처리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의 정체성은 경찰헌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찰헌장을 그대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공정하고 깨끗하고 떳떳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같은 경찰헌장이 충남경찰 가족 모두의 가슴속에 새겨지고 몸에 배어 업무를 처리할 때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그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충남경찰에서 진행하는 모든 행사에 앞서 경찰헌장을 함께 낭독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부터 경찰헌장 실천 덕목상을 제정해 '친절한 경찰', '의로운 경찰', '공정한 경찰', '근면한 경찰', '깨끗한 경찰' 등 5개 분야로 나눠 연 2회 포상을 할 예정입니다. 수상자는 각종 정부포상 대상자 추천이나 특별승진 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입니다. 

치안협력네트워크는 민경 협력을 통해 부족한 경찰력을 보완,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지역치안문제는 이제 더 이상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단체와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힘을 모아 해결해야하는 과제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재임기간동안 지역치안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 보편화돼 있는 Community Policing(지역사회 경찰활동)이 그 모델일 것입니다. 범죄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사회 문제들을 경찰과 주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시스템으로 긴밀한 상호협력체제 구축이 선행돼야 합니다. 

자치단체, 자율방범대,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 지역 사회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유관기관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이 구축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면 치안안정은 물론 주민들 간 유대관계도 좋아져 민․경이 윈-윈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취임 이후 매일 10여명 안팎의 직원들과 전화통화를 한다고 들었는데? 

넛지콜(nedgecall)을 하고 있습니다. 넛지콜은 󰡐옆구리를 찌르다󰡑라는 뜻이지만 전화를 통해 칭찬을 함으로써 작은 자극으로 큰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춘 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질책보다는 칭찬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묵묵히 일 잘하는 직원, 선행을 베푸는 직원, 조직화합에 기여하는 직원 등에게 매일 아침 10통 이상씩 전화하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선 직접 찾아가며 어깨라도 한 번 두들겨 주고 싶지만 사정이 허락하지 않으니 전화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전화 한 통화지만 진정한 제 마음을 담아 고마움을 표현하면 전화를 거는 저도 즐겁고 받는 직원들로 즐겁고 힘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의 화합과 소통을 통한 활기찬 직장문화를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과거의 이벤트성 업무방식을 버리고 현장중심의 창조적 실용주의에 입각한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변화를 유도해 나가되 자율과 책임의 정신 속에 화합과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일이 터질 때마다 임시 처방식의 무책임한 지시를 했던 과거의 관행을 과감히 없애고 현장 지휘관들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며 직원 한명 한명을 가장 소중한 내 가족이자 고객으로 여기고 격의 없이 대화하며 신바람 나는 직장문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언로를 확보하여 조직 내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상하 간 끈끈한 정과 인간미가 넘치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승진과 보직에 있어 능력과 성과에 기초한 공정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실수를 해도 피해를 보는 직원이 없도록 청장이 든든한 울타리가 될 것입니다.

▶경찰청장이 부임하면 1년도 채 머물지 않는데 오래 머물 생각이 없는지? 

취임 후 지역 순방과 업무파악만 해도 1년이 그냥 지나갑니다. 이전 청장들도 1년도 머물지 않았는데 조금은 짧은 시간입니다. 적어도 2년쯤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인물과 추천하고 싶은 책과 영화가 있다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는 많이 배우시지는 못했지만 마을에서 처음으로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자식들을 기독교윤리관에 입각해서 정직하고 바르게 살도록 가르치신 제 인생의 등불과 같은 분이십니다. 

책을 추천한다면 삼국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 좌우명이 󰡐담박명지 영정치원(澹泊明志 寧靜致遠)󰡑인데 이는 삼국지에 나오는 말로 제갈량이 출전을 앞두고 아들에게 내린 훈계로 󰡒욕심이 없고 깨끗해야 뜻을 밝게 가질 수 있고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먼 곳에 이를 수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삼국지에는 올바른 삶의 자세와 지혜, 자신의 인생 목표를 설계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살아있는 무궁무진한 지식이 담겨 있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는 워낭소리입니다. 지금은 쉽게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제 고향이 공주 시골마을이어서 어렸을 때 워낭소리를 흔하게 들으며 자랐습니다. 지금도 영화를 생각하면 어린 시절 추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의 삶이 영화에 녹아 있진 않나 싶어 넋을 잃고 보았습니다. 

지금도 일선을 다니다 어르신들을 보면 제 아버님과 어머님을 뵈는 느낌입니다. 어르신들 모두가 제 부모님 아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맞아 국민들의 안전과 법질서 확립을 책임진 경찰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기대와 염려가 담겨 있을 것입니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선진 일류 국가 건설이라는 시대적 요청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경찰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충남경찰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흥하기 위해 스스로가 청렴과 공정한 업무처리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해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모든 일을 경찰만의 힘으로 이루기에는 인력과 예산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자율방범대나 녹색어머니회 등 경찰 협력단체의 신뢰와 지원이 더해진다면 '전국에서 치안이 가장 안정되고 살기 좋은 충남'으로 도약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경찰은 주민같이, 주민은 경찰같이' 도민 여러분께서 경찰에 따뜻한 애정과 격려를 보내주신다면 경찰은 사기 백배해 더욱 힘을 내어 모든 일을 주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주민을 위해 정성을 다해 도민을 가족처럼 모시는 충남경찰로 거듭 나겠습니다.
 
정리․사진=이종순 기자

● 주요 학력
공주사대부고 졸업, 경찰대학교 행정학과 수석 졸업(대통령상 수상) 대학 재학중 제29회 행정고등고시 최연소 합격, 미국 시라큐스(Syracuse)대 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 주요 경력
강원도 평창경찰서장, 충남공주경찰서장, 경찰청 마약수사과장, 청와대민정수석실 행정관,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경찰수사연수원장,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충남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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