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공고 앞에도 ‘버스승강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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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공고 앞에도 ‘버스승강장’ 없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3.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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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되지 않는 학교 앞 버스승강장 문제
지난해 관련 조례 제정됐지만 ‘유명무실’
학부모들 “기본적인 것부터 먼저 챙겨야”
지난 15일 홍성공고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결성면에 위치한 홍성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하교할 때 이용하는 버스승강장이 아무런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 홍성공업고등학교 정문 앞 ‘홍성공고’ 버스승강장 현장을 살펴본 결과 표지판은 물론 의자 등 승강장 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길가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특히 강하게 내리는 햇빛이나 눈·비를 피할 수 있는 구조물도 전혀 없었다. 

지난 15일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김승민 학생은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며 “차도 옆 길목 안 쪽에 서있다가도 차량이 출입할 때는 옆으로 비켜줘야 하는데 그럴 때가 가장 위험한 것 같다”고 밝혔다. 

2학년 전홍배 학생은 “비가 오는 날은 학생들이 우산까지 펼쳐서 대기공간이 더 좁아지는 느낌이 든다”면서 “이 곳에 승강장을 설치하는 건 솔직히 어려울 것 같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천막 같은 거라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공업고등학교 관계자는 “현재 셔틀버스를 운행해주는 업체와 계약이 지연되고 있어 적어도 다음 달까지는 많은 학생들이 정문 앞 승강장에서 버스를 타야한다”며 “기숙사에서 지내는 등 일부 재학생들을 제외한 40명 정도의 학생들이 타 읍·면에서 통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성면 주민 김 아무개 씨는 “내포신도시나 홍성읍에는 스마트 버스정류장도 만들고 있다고 들었는데 면 단위 지역에는 별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홍성군이 국토교통부 주관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스마트 버스정류장은 냉난방 온도조절과 미세먼지 차단이 가능해 날씨에 관계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고, 행정정보영상과 방범CCTV 등 IT기반의 맞춤형 정보까지 제공된다.

그러나 지난해 본지에 보도됐던 갈산고등학교 인근 ‘갈산교앞’ 승강장이나 홍동중학교 인근 승강장처럼 일부 면단위 지역에서는 승하차 인원이 많아도 기본적인 시설조차 마련되지 않아 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승강장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갈산교앞’ 승강장의 경우 관련 내용이 본지에 다섯 차례에 걸쳐 보도됐고, 첫 보도 이후 제대로 된 시설이 조성되기까지는 약 6개월의 기간이 소요됐다. 또한 조성된 승강장 시설은 이용하는 인원에 비해 규모가 작고 협소해 아직도 인근 주민들이 플라스틱 의자 등을 마련해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홍성군 버스승강장 설치 및 관리 조례’가 제정될 당시 군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승강장 관련 조례가 생기고 현장실사를 통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실제 위치를 확인하면서 정류소를 유·무개(지붕·천장 설치여부), 표지판 여부 등 종류별로 분류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도 홍성공고 버스승강장과 같은 곳이 존재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전수조사가 문제분석과 해결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홍북읍 주민 윤 아무개 씨는 “갈산고등학교 사례가 알려진지 1년이 다돼가는데 아직도 이런 문제들이 남아있다는 건 행정이 능동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하며 “홍성군은 스마트버스정류장을 만들었다고 자랑할 게 아니라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기본적인 것부터 먼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홍성공고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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