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열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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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열정이 필요합니다”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2.04.23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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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공동체 릴레이 인터뷰 ⑧ 이정식 은하면 주민자치위원장

지난 1995년 5월,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동시에 뽑는 4대 지방선거가 실시되며 민선자치시대가 막을 열었다. 2000년대 초 김대중 정부에서는 ‘읍·면·동 기능전환 보완지침’을 만들며 중앙정부로부터의 풀뿌리민주주의를 시도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주민자치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보기 위해 홍성군의 11개 읍·면 주민자치공동체 회장들을 만났다. <편집자주>

은하면에 살게 된 지 4년 차, 위원회 활동도 4년 차
적은 인구·고령의 면민 등 위원조차 찾기 힘든 현실
주민에게 이익 주는 주민자치활동으로 활력 얻을 것

 

봄꽃들이 피고 날씨가 따뜻해지다 못해 한낮에는 덥기까지 한 농번기를 맞아 농민들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이정식 은하면 주민자치위원장도 본인의 돼지 축사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다 잠시 틈을 내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이 위원장은 은하면에서 살게 된 지 4년 차로 본래 서산시 팔봉면에서 거주하며 서산 팔봉산 감자축제추진위원장, 팔봉면새마을지도자회장, 대한양돈협회 서산태안지부장, 국제로타리 3620지구 서산지역 대표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서산에서 활동하던 이 위원장이 지역을 떠나 은하면에 오게 된 계기는 양돈 운영을 다시 시작하면서다. 그의 활동 이력으로 볼 때 은하면에 이주해 와 주민자치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필연에 가깝다. 

이 위원장은 3년 동안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위원으로서 활동했으며 지난달 30일부터 신동규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신임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런 그가 은하면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말한 화두는 ‘어려움’이다.

“주민자치위원회요. 너무 힘든 상황이에요. 주민자치위원으로서 참여하는 사람도 적고 은하면 주민들의 나이도 전체적으로 많다보니 인재풀이 너무 작아요. 지역 일에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활동할 사람이 많이 필요한데…. 자체 인구조차 점점 줄어가는 면단위에서 주민자치위원회도 어려운 상황인데 주민자치회로 전환해야 한다니 실효성이 있는 정책인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은하면은 홍성군에서 결성면(2055명)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적은 지역이다. 2022년 3월 31일 기준 남자 1124명, 여자 1093명으로 총 2217명 인구에 62.9세 평균연령을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어떤 마을의 경우 평균 연령이 70세가 훌쩍 넘는 곳도 있단다. 또 다른 마을의 경우 주민들이 고령이라 제초작업도 자체적으로는 힘든 현실을 전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고령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위원을 모집해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이 위원장은 당장은 어렵지만 임기 내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서산 지역에서 축제를 추진했던 경험을 밝히며 당시 추진하는 행사로 인해 주민들이 좌판 장사라도 진행해 작은 양의 이익이라도 보게 되면 주민들은 축제에 관심을 더 가지고 자신의 수익을 높이고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봤다. 이러한 주민들의 관심 증가는 자연스레 주민자치위원회의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생각이다. 또한 그는 적은 예산을 집행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주민들이 혜택을 받길 바란다. 이를 위해 은하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골프나 에어로빅 등 일부 주민들이 관심 가질 프로그램보다는 문해교육, 스마트폰 활용법이나 인터넷 활용과 같은 실생활과 밀접하지만 활용가치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같은 논리로 농민으로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직불금을 받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통해 일정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어르신들에게는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 사례를 전하며 마을회관 등에 공용 컴퓨터를 두고 어르신들이 같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을 하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이정식 위원장의 발언 속에는 지난 3년간의 자치위원으로서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그는 은하면 주민자치위원장을 맡는다면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있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직책을 맡았다. 아울러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임기 내 목표를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으로 정하며 어떻게 위원회를 이끌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과 목표를 놓지 않는 모습, 우리가 은하면 주민자치회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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