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등 돌린 2030세대, 청년 많을수록 투표율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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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등 돌린 2030세대, 청년 많을수록 투표율 낮았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6.0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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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50.9%라는 저조한 투표율로 마무리됐다. 이는 4년 전 6·13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인 60.2% 보다 9.3%p 하락한 수치다. 홍주신문은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충남과 홍성의 △총인구수 △총유권자 △20·30대 비율 △여야 후보 득표율 등의 변수와 지역별 투표율을 비교해 상관관계를 분석해봤다. 도출된 상관계수의 절댓값이 1에 가까워질수록 두 변수의 상관도가 높다는 의미다. 상관계수는 소수점 둘째자리 이하를 절사한 값이다.<편집자주>


■ 충남도 시·군별 투표율 분석
지난달 기준 총 211만 9661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충남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49.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충남 15개 시·군별 총인구수와 투표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관계수는 -0.7이 나왔다. 보통 두 변수 간 상관계수의 절댓값이 -0.5정도가 나오면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은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낮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두 변수 간의 상관도가 낮으면 상관계수는 0에 더 가까워진다. 그 예로 충남의 시·군별 면적과 투표율의 상관계수는 -0.2로 나타났다. 두 변수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면적이 클수록 투표율이 낮아진다고 단언하기에는 다소 모호한 수치다.

충남은 지역별 20·30대 인구비율과 투표율의 상관관계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결과가 나타났다. 충남지역 시·군별 20·30대 인구비율과 투표율의 상관관계는 -0.9였다. 절댓값이 1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는 건 두 변수가 매우 확고한 상관관계를 가졌다는 의미다. 충남은 20·30대 인구비율이 많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 홍성군 읍·면별 투표율 분석 
이번 지방선거에서 총 8만 4260명의 유권자 중 54.3%에 해당하는 4만 5721명이 투표권을 행사한 홍성은 충남과 마찬가지로 20·30대 인구비율과 투표율 간에 높은 상관도를 보였다. 홍성지역 읍·면별 20·30대 인구비율과 투표율의 상관계수는 -0.6으로 나타났다. 

또한 읍·면별 유권자수와 투표율, 읍·면별 인구와 투표율의 상관계수도 각각 -0.6을 기록하며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홍성에서 인구와 유권자 수가 가장 적은 결성면의 경우 62.12%이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반대로 인구와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홍성읍은 투표율이 과반을 넘기지 못하고 47.73%에 그쳤다. 홍성에서도 20·30대 청년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저조했고, 인구수와 유권자수가 많을수록 투표율은 낮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 여야 득표율과 투표율
이번 지방선거에서 홍성지역 최대 관심사였던 홍성군수선거에는 여당인 국민의힘 이용록 후보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오배근 후보, 무소속 오재영·정낙송 후보가 출마해 경쟁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전국적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였고, 170석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참패하며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

홍성군수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이용록 당선인과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오배근 후보의 읍·면별 득표율을 투표율과 비교해 상관계수를 도출해본 결과 이용록 후보의 득표율과 투표율 간 상관계수는 양수인 0.4, 오배근 후보의 득표율과 투표율 간 상관계수는 음수인 -0.4가 나왔다. 

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결과값이 양과 음으로 나뉜 것을 고려하면 오배근 후보의 득표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낮았고, 이용록 후보가 많이 득표한 지역일수록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 “투표해도 소용 없어” vs “그래도 투표는 해야”
지상파 방송3사가 출구조사를 기반으로 예측한 이번 지방선거 연령별 투표율을 보면 20대 이하 남성 투표율이 29.7%, 여성 투표율이 35.8%로 나타났고, 30대의 경우 남성이 34.8%, 여성이 41.9%로 예측됐다. 반면 60대 이상 남성의 투표율은 73.9%, 여성은 62.9%로 분석되는 등 고령층의 투표율이 청년층에 비해 현저히 높았고, 특히 20대 청년들의 투표율은 지난 대선 투표율(남성 62.6%·여성 68.4%)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폭으로 떨어졌다.

이번 선거에서 참정권을 행사하지 않은 20대 송 아무개 씨(대전)는 “성인이 되고 매번 투표를 해왔지만 당선된 정치인들의 행보로 인해 오히려 삶이 더 불편해지는 걸 느꼈다”라며 “지지하지 않는 정당의 후보들은 뽑고 싶지 않았고, 실망한 정당에는 표를 주기 싫어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성순 홍성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에 비해 유권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지역민들의 뜻이 더욱 많이 반영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라고 전했다.

70대 유권자 이 아무개 씨(홍성읍)는 “정치권이 아무리 실망스러워도 투표를 하지 않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 아닌가 싶다”라며 “투표를 해야 정치권에서도 유권자들을 더 의식하고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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