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돼지! 복 돼지!
상태바
똥 돼지! 복 돼지!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09.29 08:3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의 가장 큰 문제를 물으면 빠지지 않는 대답이 축산분뇨 냄새이다. 그렇지만 대책이 없다. 그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겹살은 맛있고 삼겹살이 커가는 냄새는 싫다는 말이오, 돼지 팔아 아이들 공부 시키고 부모님 봉양하는데 어쩌란 말이오” 대학을 우골탑(牛骨塔)이라 불렀던 것처럼, 부잣집 자녀들이 상아탑(象牙塔)에서 공부할 때 가난한 농촌의 아들딸들은 소 팔고 돼지 팔고 계란하나 먹지 못하며 학비에 보탰다. 

‘먹어야 산다’는 것은 필연이다. 이것은 세상 모든 일들의 시작점이다. 그런데 인간의 심리는 묘해서 먹고 있는 순간마저도 그 사실을 외면하거나 망각한다. 쌀값 폭락이 그렇고, 축산분뇨 냄새가 그렇고, 농사를 천하게 여겨 지방도시가 소멸돼 가는 것도 그렇고, 방귀 냄새에 호들갑 뜨는 것 등이 그렇다.

이 같은 막막한 현실에서 홍성군 결성면 소재 ㈜성우(대표 이도헌)는 축산분뇨와 발효 가능한 생활쓰레기를 자원으로 홍성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인 축산분뇨 냄새 해결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를 만들어가는 사업에 성공했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점을 보완하며 정보와 경험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것은 문제가 해결됐다는 안도의 반가움이 아니라 홍성발전의 새로운 비전이며, 최근 국가의 존망이 걸린 RE100이라는 과제 해결과 함께 지구환경 회복의 모범으로서 반가움이다.

재생에너지, 탄소제로, RE100 등은 이름만 다를 뿐 산업혁명 이후 인류문명을 이끌었던 화석에너지 사용의 결과로 생겨나는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박한 생존전략으로써의 대책이다. 그래서 국제기구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제한하고 점차 0점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선진국과 글로벌기업 등은 화석에너지(석유, 연탄, 원자력 등)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공산품에 대해 수입 불가를 결정했고,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율이 턱없이 낮은 우리나라는 강제조항으로서 경제 전반을 위협받고 있다.

우리 경제는 수출로 유지된다. 그러므로 정부는 지금 당장 총력을 쏟아부어 수출의 첫 번째 조건인 재생에너지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측면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는 시급성에 비해 진도가 느리다고 질책받았다면, 현 윤석열 정부는 뒷걸음치다 못해 아예 반대정책으로 심각한 위기를 자초하여 잠 못 이루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설령 화석연료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RE100 등이 아니라도 재생에너지 확보는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는 산업이다. 두 차례 석유파동, 수많은 석유 전쟁과 중동의 오일달러 위력에서 보듯이 지금까지는 화석연료가 세계질서를 주도했다. 하지만 현재는 햇빛, 풍력, 파력 등 자연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력이 세계를 재패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석에너지의 종속에서 벗어나는 기술력에 의한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산은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의 최대약점을 극복하고 명실상부 세계 선도국으로 나설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는 것이다. 

㈜성우는 2만 5000두 기준의 돼지분뇨 발효처리를 통해 비료와 액비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가스로 발전을 해서 약 2000가구(1일 4KW기준)가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며, 남은 열은 농산물건조, 난방 등 새로운 산업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돼지(축산)분뇨와 발효 가능한 생활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공장(비료, 전기, 열)을 중심으로 순환농업의 친환경마을의 기반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축산에서 가장 큰 문제인 분뇨를 해결하고 유기농 비료 사용으로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며, 값싼 전기는 물론 환경문제에서 자유로운 축산도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기업을 유치한다고 할 때 RE100에 합당할 전기와 공업용수의 공급을 살펴본다. 이것은 홍성도 예외가 아니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의욕적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있는 홍성군 역시 기업들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재생에너지 확보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며, ㈜성우에 박수를 보낸다.

범상스님 <석불사 주지·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올소 2022-10-01 01:29:27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입니다
감사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