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해도 위치 알 수 없고, 가는 길에도 이정표 하나 없어

[홍주일보 홍성=오동연 기자] 홍성군이 거액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했으나,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어린이 없는 어린이 공원이 있다. 바로 홍성읍 소향리 산자락에 2023년 연말 준공된 ‘홍주숲어린이공원’이다.
<홍주일보>가 정보공개 청구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홍주숲어린이공원(이하 홍주숲공원)은 홍성군이 총사업비 31억 5000만 원을 들여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해 2023년 말까지 조성해 준공한 공원이다.
위치는 홍성읍 소향리 398-103번지 일원으로 면적은 9만 8849m²(2만 9901평)이다. 이곳을 찾는 군민들이 드문 만큼 특히 어린이가 방문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어 어린이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기자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홍주숲공원을 찾아갔지만,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 보기 어려웠다. 홍주숲공원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주소를 알고 있어도 찾아가기 쉽지 않다.
포털 사이트에서 홍주숲공원이나 홍주숲 어린이공원으로 지도 검색을 해도 위치를 알 수 없고, 번지수를 알아도 실제로 찾아가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홍주숲공원은 홍주문화체육센터 뒤 홍성군탁구장을 지나 위치해 있는데, 대로변을 포함해 가는 길 어디에도 관련 이정표가 하나도 없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홍주숲공원은 2021년 12월 착공해 2023년 12월 준공했다. 그 과정에서 사업지 내 암지반 발생과 자재단가 상승(철근, 레미콘)에 따른 군비예산 1억 5000만 원 예산을 추가확보 하기도 했다.
총사업비 31억 5000만 원 중 국비는 2억 5000만 원, 도비 15억 5000만 원, 군비가 13억 5000만 원이었다.
주요시설로는 산을 오르는 데크 길, 다목적광장(주차면 44면), 화장실, 전망대 등이 있다. 인근에는 어린이 놀이시설(놀이터)이 있는데, 다른 공원에서 이전해 온 듯 놀이시설에는 다른 주소가 적혀있다. 기자가 취재한 결과 이 놀이시설은 고암어린이공원에 주차장이 조성되면서 지난해 여름에 이전해 온 것이다.
문제는 이 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놀기에는 위험해 보인다는 것이다. 놀이시설 하단 기둥의 콘크리트는 매립되지 않아 그대로 노출돼 있고, 여느 어린이 놀이터에서 볼 수 있는 우레탄 바닥같은 것이 아니라 돌멩이들이 섞여 있는 모래 바닥이다. 또한 공사를 하다가 만듯한 배수로까지 보인다.
기자와 함께 홍주숲공원을 찾아 이 놀이시설을 본 이아무개(38, 홍북읍, 주부) 씨는 “어린이들이 놀기에는 적합하지 않아보인다”며 “공사가 완료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고, 저라면 이곳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군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홍주숲어린이공원은 2023년 12월 준공됐지만 1차 준공이 끝난 것”이라면서 기존 유지관리 예산으로 “등산로 데크와 놀이터 배수 문제 등 보완사업을 하거나 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며 시설을 확충하면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6월 16일 열린 제295회 홍성군의회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최선경 의원은 “당초 거기(홍주숲공원)가 어린이 도시 숲 아니냐”고 물었고, 당시 산림녹지과장은 “애시당초는 근린공원으로 조성을 하려고 도시 관리 계획 승인을 받는 조건에 저희들이 요청을 했는데 조건이 붙었다”며 “3면이 접한 2차선 확보를 해라, 그렇게 된다고 하면 도시 계획도 변경이 돼야 하고 땅도 매입을 해야 되고(생략)….”라고 말했다.
이어 “더 추가될 비용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당시)군수께 보고 드려 그 자체는 실현이 어려운, 실현 불가한 사항으로 상의 말씀을 드려서(생략)…. 근린공원은 도지사 승인권자인데 어린이공원은 사실 군수가 결정권자”라고 설명했다.
최선경 의원이 “약간의 편법을 쓴 셈 아니냐”고 묻자, 산림녹지과장은 “(당초 계획대로) 근린공원 조성이 어렵다고 해서 중단할 수는 없고,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서 조성을 마치기 위해 이후 근린공원에서 어린이공원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제289회 홍성군의회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도 홍주숲공원이 언급됐었다. 당시 권영식 의원은 “사실 이 공원 자체가 어린이공원 무늬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어린이공원 하면 어린이에 대한 필요한 것 놀이터라든가 어떤 기구라든가 그런 게 같이 조성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선경 홍성군의회 군의원은 “당초 도시민의 숲 체험과 여가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했지만 위치가 적당했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아울러 설계용역 등 기초 계획을 수립할 때부터 놓친 부분이 많아 결국 설계를 여러 차례 변경하게 되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나게 됐으며,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 등 결과적으로는 계획대로 완벽하게 조성되지 못한 채 부실한 상태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군민들 가운데 홍주숲공원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31억 원이나 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이용자들이 적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성공한 사업이라고 평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3년도 후반기 군정 업무청취 때 보고한 것처럼 추후 놀이시설물 설치 사업비 등을 공모사업 등으로 확보하겠다고 한 집행부는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31억 원을 들인 홍주숲공원은 오늘도 어린이는커녕, 어른들의 발길도 드물어 썰렁하다. 상당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만큼, 접근성을 높이고 개선 사항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