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고 야구부, 전국 최강팀 만나 대등한 경기… 막판 대량실점 아쉬운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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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고 야구부, 전국 최강팀 만나 대등한 경기… 막판 대량실점 아쉬운 패배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7.08.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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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처녀 출전 1회전에서
전통의 강호 광주 동성고에 3대14로 크게 져 탈락
광천고 야구선수들이 7회말로 경기를 종료한 뒤 덕아웃에 돌아와 해산하기 전 이승준 감독으로부터 격려의 말을 듣고 있다.
광천고 야구선수들이 7회말로 경기를 종료한 뒤 덕아웃에 돌아와 해산하기 전 이승준 감독으로부터 격려의 말을 듣고 있다.

올해 창단한 홍성 광천고등학교 야구부(감독 이승준)가 처녀출전한 전국대회에서 60년 전통의 강호 광주동성고를 만나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혈투를 펼친 끝에 3대14, 7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하지만 스코어만으로는 결코 졸전이라고 판단하기 힘든 대등한 경기를 중반까지 펼쳐 주목을 받았다.

지난 13일 저녁 6시 15분경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시작된 제45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광천고가 첫 상대로 만난 동성고는 1회 초부터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동성고는 1회 1점, 2회 2점을 뽑는 등 초반부터 3점을 앞서 나가기 시작하면서 쉬운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광천고는 1회 초에 1점을 준 뒤 2사 주자 1·3루 계속 되는 위기에서 2루로 도루를 시도하던 동성고 1루 주자를 협살하는데 성공했고, 1회말 공격에서는 1번 타자 장재우가 안타를 치고 나가 상대투수 신기인을 흔들어놓는 등 수비와 공격에서 전혀 밀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1회말 1점을 빼앗긴 상황에서 반격에 나선 광천고는 2번 타자 문정재가 보내기 번트에 성공, 장재우를 2루에 보냈으나, 3번 타자 정찬수가 삼진을 당해 2사 상황이 됐다, 4번 타자 김태경은 파울볼을 계속 날리며 풀카운트까지 가서 데드볼로 출루, 주자 1·2루 득점 찬스를 맞았고, 5번 타자 하종현도 데드볼로 출루하면서 2사 만루상황까지 갔다. 1회말 대량득점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6번 타자 김하늘이 친 네 번째 볼이 평범한 땅볼로 굴러가 잡히면서 무위로 끝나 학부모응원단은 “아!” 하고 탄성을 자아내며 박수를 보냈다.

동성고는 최강팀답게 2회 초에도 광천고의 마운드를 흔들어 놓으며 2점을 뽑아 3대0으로 앞서나갔다. 광천고 선발투수 이주호는 쉽게 연타석 안타를 내주기도 하고 데드볼과 폭투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점점 안정을 되찾으며 계속되는 대량실점의 위기를 넘기고 3회부터 5회까지는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잘 막아냈다.

3회말 공격에 나선 광천고, 1번 타자 장재우가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놀라운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장재우의 공은 내야를 조금 벗어나면서 굴러가 유격수에게 잡혔으나 1루수에게 던진 공이 빠지면서 2루까지 진출했고, 이어서 타석의 문정재를 상대하는 투수의 폭투로 3루까지 달아났다.

문정재는 3루타를 쳐 장재우를 불러들여 첫 득점을 올리는데 성공했고, 계속되는 무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전찬수가 2루타를 만들어 스코어는 순식간에 3대2가 됐다. 그 다음 타석에 들어선 김태경이 땅볼 아웃, 하종현과 김하늘이 삼진을 당하면서 2루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해 아쉽게 3회를 종료했다.
 

지난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시작된 제45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광천고가 첫 상대인 광고 동성고와 경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
지난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시작된 제45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광천고가 첫 상대인 광고 동성고와 경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

다행히 선발투수 이주호의 구위가 점점 살아나 3회부터 5회까지는 동성고 타선을 범타로 잠재웠다. 신생팀 같지 않은 복병을 만난 동성고는 소강상태에 빠졌고, 오히려 광천고의 사기가 충천한 분위기였다. 광천고의 외야수 장재우는 2루타성 타구를 전광판 앞으로 달려가 몸을 날리며 잡아내는 등 투타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은 플레이를 선보여 뜨거운 박수를 받곤 했다. 동성고의 타선이 잠잠한 가운데 5회말 광천고에 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장재우가 1루에 진출한 상황에 문정재의 번트 성공으로 2루로 진출했고, 투수의 견제구가 빠지면서 1사 3루가 됐다. 이어서 전찬수가 사사구로 걸어나가 1사 1·3루 상황에 몰리자 동성고는 신인기 투수를 교체했다. 동성고의 계투요원으로 나온 김의준 투수는 폭투로 3루 주자 장재우를 홈으로 붙러들여 3대3 동점 상황을 만들어줬다, 그 사이 1루 주자 전찬수는 3루까지 달아났다. 1사 3루의 역전 기회였지만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 김태경과 하종현이 득점타에 실패하고 물러나면서 동점으로 균형을 맞춘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6회부터는 잠잠하던 동성고의 타선이 폭발하면서 광천고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동성고는 6회 5점, 7회 6점을 뽑아 14대3 콜드게임으로 광천고에 패배를 안겼다. 광천고는 6회초 투수 이주호를 내리고 오진우, 7회초 이현봉, 정하준을 차례로 올렸으나 막강한 동성고 타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하준은 동성고의 박태훈에게 만루홈런을 맞기도 했다. 

이날 홍성 광천고에서는 버스 한 대를 빌려 박병규 교장과 이시우 교감 등 일부 교직원과 선수로 출전한 학부모회 회원 등 23명이 상경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이날 6~7회 동성고의 공격이 길어지면서 경기가 무려 3시간만인 9시 13분에 끝났다. 선수층이 얇은 신생팀으로서 전통의 강호와 싸워 초반에 조금도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싸운 것은 광천고 야구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을 고취시키는 약이 됐고, 학교측과 학부모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다.

박병규 광천고 교장은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싸우라고 당부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싸웠다”며 “내년에 우수한 신입생들을 확보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천고 박병규 교장(앞줄 왼쪽)과 이시우 교감(뒷줄 왼쪽) 등 일부 교사들이 관전하고 있는 모습.
광천고 박병규 교장(앞줄 왼쪽)과 이시우 교감(뒷줄 왼쪽) 등 일부 교사들이 관전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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