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락하자 한국당은 표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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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추락하자 한국당은 표정관리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8.03.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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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후폭풍에 지역 여당 예비후보자들 걱정 태산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 진보세력 확장 중 악재 터져

안희정 전 지사의 추락은 그의 인기에 편승해 입지를 다지며 6·13 지방선거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던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입후보 예정자들마저 나락에 빠트렸다.

홍성에서는 군수 도전을 준비하던 오배근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이 안 전 지사가 사퇴했던 6일 바로 불출마 선언을 했고, 도의원 홍성군 2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전자로 나서려던 이병희 후보가 군의원 홍성군 가선거구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도의원 홍성군 1선거구에 도전한 민주당의 조승만·송효진 후보도 정부 여당의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자신감에 차 있었으나 안 전 지사의 여비서 성폭행이 야기한 파장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홍성군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서 민주당이나 다른 진보적인 정당의 간판으로 선거에 나가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홍성군이 2012년부터 도청 이전으로 외지인구가 유입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진보적인 유권자가 내포신도시와 홍성읍에서 조금씩 세력을 확장하면서 각종 선거 때마다 적잖은 비중으로 표가 나와 보수정당을 위협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의원 홍성군 가선거구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나간 최선경 후보가 당선되면서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록 3명의 군의원을 뽑는 중선거구제의 덕을 본 것이지만 진보적인 정당후보로서 만만찮은 지지를 받고 당선권에 든 것으로 홍성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직 1명의 선량을 뽑는 소선구제에서 선거판을 뒤집은 적이 없지만 점점 해가 갈수록 보수와 맞장 뜰 만큼 진보세력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만큼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왔던 게 사실이다. 홍성을 비롯해 보수성향이 강한 충청남도 대부분 농촌지역에서 그렇게 민심의 변화를 이끌어왔던 지도자로 단연 꼽을 수 있는 인물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였다. 안희정 전 지사는 2010년 통합민주당 후보로 도지사선거에 당선돼 파란을 일으키며 충남의 정치지형을 바꿔놓았다.

그 후 과격한 운동권 선동정치가의 이미지를 벗고 합리적인 진보주의자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도정을 펼쳐 도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2014년 지선에서 재선에도 성공했다.

홍성을 비롯한 충남의 농촌지역 주민 대부분 민주당에 대해 옛날 반공 이데올로기에 젖은 습성을 쉬 벗어나지 못해 ‘좌파 빨갱이 집단’으로만 알고 있다가 안 지사의 리더십을 통해 호의적인 태도로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더욱이 안 전 지사가 지난해 대통령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도전해 당내 경선 레이스를 끝까지 달리며 전국적인 정치지도자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차기 대선주자로 예약한 것도 충남도민들에게 큰 자부심을 불어넣었다.

지역에서는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우리 충남도 대통령을 배출해보자’는 정서가 팽배해 안 전 지사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고, 3선 도지사 도전을 접고 중앙무대로 옮겨가 정치를 하겠다는 계획도 반기며 4년 후를 기대하고 있던 터였다. 더욱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기 시작한 것도 충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많이 사라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홍성은 물론 충남에서는 민주당으로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고, 안희정 전 지사와 문 대통령을 등에 업고 홍보 마케팅을 벌이며 한창 상승 무드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안 전 지사가 뜻밖에 ‘미투’에 걸려들면서 모든 게 허사가 됐다.

그 동안 6·13지방선거를 해볼만 하다고 장담하고 있던 홍성지역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반면에 올해는 옛날 선거와 다를 것이라며 바짝 긴장하고 있던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들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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