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새 청사, 옛 두류정수장 터에 랜드마크로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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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새 청사, 옛 두류정수장 터에 랜드마크로 ‘둥지’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0.09.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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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청사이전, 균형발전 기회인가? 위기인가? 〈12〉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로 선정된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실선 표시 부분) 전경.

대구지역 첫 참여형 민주주의 방식으로 현안을 결정한 것으로 관심
15년간 끌어온 해묵은 과제를 마침내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
옛 두류정수장 인근 두류공원 리뉴얼사업과 새 청사 건립사업 연계 
새 청사 건립비 3000억 원 예상, 2024년까지 2500억 원 적립 예정

 

대구시청사가 대구시 중구에 들어선 지 26년, 신청사 건립 논의가 시작된 지 15년 만에 시민들의 손으로 새 청사 입지가 최종 결정됐다.

대구시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위원장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250명의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박 3일 동안 합숙평가를 실시해 신청사 최종 입지를 12월 22일, 옛 두류정수장 인근으로 발표했다. 유치를 희망한 달서구, 중구, 북구, 달성군 부지에 대한 7개 항목별 평가와 전문가가 제시한 항목별 가중치, 과열 유치전에 따른 감점 결과 등을 반영해 최종 결론을 내렸다. 달서구는 시민참여단 평가에서 1000점 만점에 648.59점을 얻어 최종 입지로 선정됐다. 토지 적합성과 경제성에서 다른 기초단체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어 북구(628.42점), 중구(615.27점), 달성군(552.51점) 순이었다.

대구시 현 청사는 지난 1993년 중구 동인동에 건립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 노후화와 업무·민원 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나타났고 본관, 별관 분산 운영에 따른 시민 불편도 발생했다. 이에 지난 2004년부터 신청사 건설 논의가 시작됐지만 극심한 지역 갈등으로 수차례 좌절을 겪었다. 이번 결정은 처음 건립 계획을 세운 이후 15년 만에 이뤄졌다. 특히 이번 논의 과정은 대구지역 첫 참여형 민주주의 방식으로 현안을 결정한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5년간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해묵은 과제를 마침내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했다”며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청사를 새로 지었지만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시민의 힘으로 청사 건립 예정지를 확정한 곳은 대구시가 전국 최초”라고 평가했다. 또 “신청사가 건축적, 기능적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본계획 수립 때 건축 전문가와 함께 시민들이 원하는 모습을 담은 건물을 설계할 것”이라며 “친환경 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가 결합된 대구의 중심역할을 하는 청사를 만들어 두류신청사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  2022년 착공, 2025년 지역 랜드마크로
대구시는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해 오는 2025년까지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복합행정공간 신청사를 완공할 방침이었으나 뜻하지 않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일정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시는 새 청사 건립에는 30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새 청사 건립 예정지인 두류정수장 인근의 교통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에 따라 달서구 등과 논의해 이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새 청사가 달서구로 결정됨에 따라 그동안 수성·동구 등 동부권 중심의 대구 도심성장 발전축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부권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 청사를 유치한 달서구는 두류정수장 인근 두류공원 리뉴얼사업과 새 청사 건립을 연계해 문화·예술·관광·체육이 어우러지는 발전 축을 만들 계획이다. 두류정수장 터의 최대 강점은 대구의 ‘허파’로 불리는 165만㎡ 규모의 두류공원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달서구청은 이번 평가 과정에서 두류공원의 리뉴얼 사업과 연계한 대구의 ‘센트럴파크’ 조성 비전을 내세웠다. 또 대구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2·28학생민주운동 기념탑과 대표적 축제인 두류공원 치맥축제, 풍등날리기 등을 야외음악당,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연계해 두류정수장 새 청사를 문화·예술·관광·체육이 어우러진 국제 명소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오는 2021년 준공 예정인 서대구 KTX 역사도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장소적 가치도 부각된다.
대구시는 오는 2025 완공을 목표로 대구의 역사·문화·전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랜드마크로 새 청사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2021년까지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 행정절차와 기본·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22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해 9월 공개한 새 청사 건립 기본구상에서 7만㎡(실내 면적 기준) 가운데 5만㎡를 행정업무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1만㎡는 법적 의무시설이 들어서는 공간으로, 나머지 1만㎡는 도서관·전시장·주차장 등 시민 편의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평가자료 등을 통해 공개된 달서구청 자체 새 청사 자료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설계과정에 반영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기본계획을 통해 원점에서 새롭게 접근해 새 청사를 대구의 역사·문화·전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랜드마크로 건립하겠다는 원칙론에는 변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구시청과 대구시의회 전경.

■ 새 청사 건립비 3000억 원 예상해
대구시 새 청사는 올해 기본계획에 이어 2022년 착공, 2025년 준공예정이던 대구시 신청사가 코로나에 따른 예산삭감으로 지구단위계획 용역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어 새 청사 준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에 들어설 새 청사는 내년에 설계 공모(기본설계)·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착공, 2025년 준공한다는 예정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착수한 기본계획 용역은 빠르면 9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5억 원의 용역비를 들여 신청사 일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용역에 착수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이 정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가능하면 청사 건립공사와 주변 도로공사를 같이 해야 되는데 지구단위계획 용역이 중단되면서 내년에 예정했던 실시설계가 자꾸 지연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지구단위계획 용역이 들어가도 보통 2년이 걸려 이 추세라면 2022년 하반기가 되거나 아니면 2023년까지 넘어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예산에 용역비 5억 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재난기금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여력이 부족하고 용역비 이외에도 새 청사 주변도로를 확장하려면 수억 원이 들어 선뜻 사업에 투자하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용역이 지연되면서 착공은 2023년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공사기간을 착공 후 2년에서 3년으로 잡으면 2025년 준공은 어쩌면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대구시는 올해 기본계획을 통해 신청사 적정 규모, 사업비 산정, 입주시설, 시민을 위한 공간 등 건물배치 구상을 마련하고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받게 된다. 새 청사 건립을 위한 기금은 올해까지 1332억 원이 모였지만 코로나 재난사업비로 600억 원이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1년에 200억 원씩 모았는데 국비받기는 쉽지 않고 그 정도 모으려면 다른 사업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는 설명이다.

대구시 새 청사 건립비는 3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는데 2024년까지 2500억 원을 만들고 500억 원은 지방재정공제회에서 빌리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새 청사 건립예정지와 주변지역 169만 2000㎡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의 원활한 추진과 토지의 투기를 막기 위해 2025년 2월 4일까지 5년간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새 청사가 들어설 곳은 대구도시철도 2호선 죽전, 감삼, 두류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또 2021년 준공 예정인 서대구 고속철도(KTX) 역사와 승용차로 10분 정도 거리로 교통의 요충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대구 도심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는 옛 두류정수장은 산과 못이 있는 ‘도심의 허파’인 두류공원과 가깝다. 대구문화예술회관, 테마공원, 야외음악당 같은 복합문화시설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대구시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찾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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