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나눔의 따뜻한 문화공동체, 매탄마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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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의 따뜻한 문화공동체, 매탄마을신문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0.10.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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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미디어 마을신문, 동네를 바꾼다 〈9〉
매탄마을신문 2020년 8월 통권 41호 지면 1면.

매탄마을신문, 대판 총 8면으로 구성되며 두 달마다 1만부씩 발행
동네 사람들만 공감할 이야기뿐 아니라 수원의 지역소식까지 싣다
십시일반 공동체의 도움으로 마을신문 만들어지는 과정은 큰 보람
‘한 달에 커피 한 잔으로 매탄마을신문 살리기 프로젝트’후원 모집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마을신문은 어떤 기능을 할까? 누구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사건을 주민기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기사를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간의 참여가 일어나고, 마을신문을 읽으면서 내가 살아가는 동네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마을신문은 바로 주민들 간의 ‘소통의 창구’다. 각박한 아파트 도심생활을 하면서 서로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이웃 간의 관심이 자꾸만 사라져 간다. 마을신문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따뜻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주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작은 언론이다. 어떠한 거대 언론사도 우리 마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 소중하다. 

수원 매탄동에서 발행되는 매탄마을신문은 대판 총 8면으로 구성되며 두 달마다 1만 부를 발행한다. 기자단과 자원봉사자들이 배포를 담당한다. 마을기자들의 취재와 경험으로 기사를 쓴다. 그리고 매탄동의 마을공동체를 이뤄나가려는 노력을 신문에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힘의 원천은 마을신문을 후원하는 개인과 기관, 지역 소상공인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적어놓은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서 작은 참여가 큰 힘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탄마을신문은 주민센터와 구청, 도서관, 학교 등에 무료로 배포되며 인근 아파트단지 우편함을 통해 모두 전달되고 있다. 신문을 만드는 주민기자들의 수고로움을 읽을 수 있는 마을신문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마을신문을 한 장씩 읽어나가면서 마음의 위안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역민들이 무료로 볼수 있도록한 신문 배포대. 

 

■ 매여울 사람들이 만드는 매탄마을신문
매탄마을신문은 바로 수원 매탄 3동의 ‘매여울사람들’이라는 단체가 만들어가는 지역의 마을신문이다. 격월로 발행되는 매탄마을신문은 일반 대판크기의 신문으로 총 8면으로 구성되며, 1만 부씩 발행한다. 마을신문의 주민기자들은 모두 주부, 학생, 퇴직자, 직장인 등이다. 객원기자로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수원 매탄동이라는 지역의 소식을 싣고, 정보와 함께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동네 사람들만 공감할 만한 이야기뿐 아니라 수원의 지역소식까지 싣고 있다. 

지난 8월에 발행한 통권 제 41호 신문 1면에는 “그날이 그리워요”라는 제하에 ‘마스크 없이 마음껏 어울리고 함께 웃던 그날이 그립습니다. 그날이 담긴 사진과 그림을 실어봅니다.’며 사진과 그림을 싣고 ‘당연한 것들이 일상이 되는 날~매탄마을신문이 당신을 응원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2면(지역사회와 소통)에는 ‘경기도, 지자체 재난기본소득 재정지원 차별 논란’이라는 기사와 ‘애국가가 표절? 정말인가요?’기사와 ‘영통구 ‘영통’ 지명유래를 찾아서’란 기사 등을 실었다. 3면(더불어 이웃)에는 ‘마주 보지 않아도 좋은 온택트 시대, 우리가 사는 법’을, 4면(교육)에는 ‘선후배 함께 사랑이 흐르는 전통으로 이어지길’ 제하의 매탄중 교복 나눔행사 기사 등을 실었다. 5면(생활·문화·건강)에는 ‘부분일식, 우주쇼가 있던 날 마을 아이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 기사 등과 책 소개 기사를 실었다. 6면(마을과 사람)에는 ‘추억을 품고 사라진 매탄2동 삼성2차아파트 앞 빨간 우체통’이라는 기사와 인터뷰 기사, ‘용기 있는 부부의 용기 있는 도전’이라는 제하의 ‘와가마마’라는 선술집 소개 기사, 우리동네 시인 코너에는 ‘세월의 모퉁이에서’라는 원순자 시인의 시를 싣고 있다. 7면(마을소식통)에는 ‘구매탄시장에서 행운을 잡아라’ 기사와 우리동네 이모저모, 수원정보 등을 싣고 있다. 8면(소식·후원광고)에는 ‘한결같이 믿어주고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해 주는 매탄마을신문 후원회원들께 감사의 마을을 전합니다’는 후원회원들의 명단과 ‘매탄마을신문 후원상가’로 항상 든든하고 고마운 후원회원님들의 가게를 소개하고 있다.

매여울 사람들은 매년 청소년과 주민기자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8월부터 매탄 1~4동에서 활동할 기자 2명씩 8명의 8기 주민기자를 모집하고 있다. 9월 15,16,22,23일에 제8기 주민기자학교가 예정되어 있고, 10월 5일부터 28일까지는 매여울사랑방 마을미디어학교의 마을공동체미디어 관련 강의 8강좌가 실시될 예정이다. 매여울 사람들이 만들어나가는 매탄마을신문은 현재 관내의 초·중·고등학교에 배포된다. 학생들을 통해서 가정으로 갈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동사무소나 각 아파트 로비에도 놓여진다. 이 모든 배포는 매탄마을신문 주민기자들의 몫이다. 신문이 나올 때마다 배포의 문제가 크다. 단체 ‘카톡방’에는 신문 발행이 된 직후 ‘00아파트 배포하실 분’ 이라는 글이 올라온다고 한다. 주민들의 힘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신문이 만들어지고, 배포나 광고 섭외까지 이뤄지는 마을신문이다. 

매탄마을신문 기자들은 “주민기자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기자정신’은 작지만 큰 보탬이 된다”고 말한다. 마을신문을 꾸려나가는데 있어서 재정적인 여건도 힘들고, 물리적인 도움도 필요하다. 하지만 십시일반 공동체의 도움으로 마을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는 신문이 나올 때마다 ‘이번에도 해냈구나,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안도한다는 심경을 전한다.

■ 소통과 나눔의 따뜻한 문화공동체 지향
매여울 사람들이 만드는 매탄마을신문은 ‘소통과 나눔의 따뜻한 문화공동체’를 지향한다. 마을의 주민기자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신문이기도 하다. 격월로 발행되는 매탄마을신문은 점차 지역의 언론기능을 담당해나가고 있다. 특히 매탄동이라는 지역의 특색을 잘 반영하는 신문으로 독자수도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되는 동네 소식과 사람들의 이야기는 특히 재미가 있다는 반응이. 마을신문은 이처럼 단순히 사실과 정보전달 목적인 신문의 기능을 뛰어넘어 동네에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따뜻한 스토리가 가득하다. 그렇다면 마을신문을 만들면서 아쉽거나 힘든 점은 없을까. 주민기자들은 신문을 만드는 일에서 동네의 다양한 행사까지 참여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라고 한다. 또한 마을신문일 뿐인데, 혹시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한다. 마을신문 한다고 돈 벌거나 이익을 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매탄마을신문은 매탄3동이라는 작은 지역에서 만드는 힘없는 언론일지라도 마을 사람들에게는 소통의 창구가 되고, 기록의 역사가 된다. 매탄마을신문을 만들어나가는 데에 있어서 재정적인 어려움이나 인력의 부족 등의 고민은 있지만 앞으로 꾸준히 신문을 발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한다. 

한 잔의 커피 값을 아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하나의 해답일까. ‘매탄마을신문’의 1면에 실려 있는 ‘한 달에 커피 한 잔으로 매탄마을신문 살리기 프로젝트, 5000원 CMS 100명 후원단, 희망을 만듭시다’란 후원자 모집 광고에 눈길이 갔다. 이 마을신문의 요즘 관심 키워드가 분명 ‘마을’이라는 사실에 관심이 가기 때문이다. 매탄3동을 중심으로 주민센터, 후원 상점, 도서관, 초등학교, 아파트, 주택가 등 골고루 신문을 배포하면서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벌써 8년 째 신문 발행을 이어오고 있는, 마을신문으로는 장수하고 있는 신문이다.

마을공동체미디어로 손꼽히는 지역, 마을의 언론으로는 수원 매탄마을의 ‘매탄마을신문’이 꼽히는 이유가 아닐까. ‘매탄마을신문’은 수원 매탄동의 지역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공동체미디어, 지역의 마을신문으로 마을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마을 주민들이 기자가 돼 직접 취재하고 기록하고 나누는 지역공동체언론이다. 소위 조·중·동으로 불리는 조선·중앙·동아일보나 한겨레신문 같은 기존의 일간신문들이 서울 중심적이고 자기 정체성을 모르는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한다면, ‘매탄마을신문’과 같은 마을신문은 지역주민들이 직접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며 지역주민들과 공유를 하면서 상호 의사소통을 확대하는 쌍방향, 다방향적 전달방식을 택하고 있다. 내가 쓴 기사를 나의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신문을 보면 얼마나 기쁠까. 이런 언론이 더 많아져야 사회가 건강해지는 법이다. ‘매탄마을신문’은 수원의 매탄마을의 소식을 통해 우리는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기존 언론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언론의 주인공은 주민들이 아니라 권력자들과 자본가들이라면, 공동체미디어는 주민이 주인이고 주민들이 주인공이 돼 기존 언론이 할 수 없는 ‘소외된 우리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꽃피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많은 공동체미디어가 있는데도 정작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은 참으로 초라한 것을 떠나 아예 없는 실정인 게 이 나라의 언론 현실이니 말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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