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 지역주민들 정서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매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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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 지역주민들 정서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매개체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1.05.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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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학관 활성화 방안을 찾다 〈1〉
홍성에는 현재 홍성군이 세운 만해문학체험관을 비롯해 홍성문학관(관장 김도연), 노동문학관(이사장 정세훈, 관장 김상례), 홍주천년문학관(관장 김태자) 등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만해문학체험관 전경.
홍성문학관 전경.
노동문학관 전경.

지자체, 지역 이미지 제고·지역주민 문화공간 제공 명분 문학관 설립
관광객들을 끌기 위한 관광인프라의 하나로써 문학관 설립에 적극적
홍성, 만해문학체험관 비롯 홍성문학관, 노동문학관, 홍주천년문학관 
문학은 예술장르 가운데에서 가장 민주적이며 평등한 장르로도 꼽혀

 

문학관은 문인들의 삶과 문학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지난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시작했다. 문학관은 그 지역과 관련된 작가와 작품을 대상으로 한 예술관이기 때문에 지역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고, 해당 지역주민들을 정서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문학관은 대부분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관으로 작가의 작품과 유품 등을 수집·보존하면서 전시·연구 기능을 한다. 유족이나 기념사업회에서 건립했거나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이 설립한 경우가 많다. 지자체들은 지역의 이미지 제고와 지역 주민에 대한 문화공간 제공 등을 명분으로 문학관 설립에 나선다. 특히 관광객을 끌기 위한 관광 인프라의 하나로 문학관 설립에 적극적이기도 한 이유다. 결국 문학관 활성화에 있어 문학성과 지역성을 담보하는 것이 문학관 운영의 핵심이다. 이의 실천이 시민네트워킹을 비롯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만해문학체험관, 홍성·노동·홍주천년문학관 등
충청남도의회는 지난해 2월, 충남지역 문학관 활성화 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충남지역 의 지역문학관 활성화 방안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문학관 지원 예산 편성, 등록심의회 규정 개정, 시·군 문학진흥조례 제정, 중부권 거점형 문학관 건립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조규범 충남문학관협회장은 “2017년 12월 충청남도 문학진흥조례의 제정으로 문학관 지원 근거가 생겼는데도 현재까지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추경예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도 조례 정비와 시·군 조례 제정을 통해 여건이 열악한 문학관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홍성의 경우 현재 결성면 성곡리 만해 한용운 선사 생가지에 홍성군이 세운 만해문학체험관을 비롯해 홍성문학관(관장 김도연), 노동문학관(이사장 정세훈, 관장 김상례), 홍주천년문학관(관장 김태자) 등이 있다. 또한 이웃 예산 광시면 운산리에 문인인장박물관에서 지난 2009년 2월 충남문학관(관장 이재인)으로 명칭을 바꾼 충남문학관이 있다.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에는 만해 한용운 선사의 생가와 함께 만해문학체험관이 함께 건립돼 있다. 총 3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만해 문학체험관은 대지면적 2803㎡, 연건평 1090㎡ 규모의 2층 건물로 지어졌으며 2007년 10월 개관했다. 전시실에는 만해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60점의 유품과 작품을 비롯해 만해 선사의 사상과 작품 세계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시청각 영상시설이 설치됐다. 세미나실과 창작실은 만해를 연구하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어린이 체험실은 흔적체험용 탁본, 영상시설, 300여 권의 만해 관련 도서, 정보검색용 컴퓨터, 퀴즈코너 등을 설치하는 등 어린이들의 유익한 체험의 장으로 꾸며졌다. 지자체 별로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만해 선사의 삶과 사상은 분명히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홍성문학관은 홍성군 장곡면 무한로 933-35 옛 양성중학교 자리에 지난 2016년 5월 개관했다. 폐교된 양성중학교 건물을 활용해 3300여 평 터전에 건평 450여 평 규모로 만든 홍성문학관은 1층 전시실과 세미나실, 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다. 김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와 고구려, 신라, 가야의 기와를 전시한 고려기와박물관도 있다. 2층은 문인들이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집필실을 조성했다. 주말인 금·토·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문을 연다. 

홍성군 광천읍 광금남로 63번길69에 소재한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문학관(이사장 정세훈, 관장 김상례)은 부지 145평에 연건평 55평, 1층 건물로 건립, 지난해 7월 25일 개관했다. 전시실, 수장고, 사무실, 연구실, 교육실, 숙소 등을 갖추고 있다.

광천 월림리에 노동문학관 건립을 주도한 정세훈 위원장은 홍성출신의 출향시인으로 장곡면 월계리에서 태어나 반계초등학교(19회)와 양성중학교(6회)를 졸업했다. 1989년 ‘노동해방문학’과 1990년 ‘창작과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는 등 국내 노동문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시집 ‘부평4공단 여공’과 ‘몸의 중심’, 시화집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등을 펴냈다. 정세훈 시인은 노동문학관 건립을 위해 자신이 사는 집을 줄여 기금을 내 놓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동문학관은 원로 문인 구중서 평론가, 민영 시인, 신경림 시인, 염무웅 평론가, 현기영 소설가 등이 상임고문으로, 맹문재 시인, 박일환 시인, 배인석 화가, 서정홍 시인, 임성용 시인, 조기조 시인, 조성웅 시인 등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문학관에 전시된 자료는 임화, 권환, 박영희, 송영, 윤기정 등 일제 강점기 카프문학의 대표주자를 비롯,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의 출간된 노동문학 관련 개인 작품집, 그리고 잡지 등이 망라됐다. 노동문학은 노동자들의 삶과 현실에 초점을 둔 문학이다.

홍주천년문학관(관장 김태자)은 한국문학사의 중요 인물을 기념하고 지역문화의 산실로 질 높은 문학의 향기를 제공해 문화도시 홍주의 위상을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특히 김 관장은 이 지역 출신의 문인으로 옛 문인들에 대한 관심으로 글을 쓰게 됐고, 틈틈이 문인협회 회원들과 교류하면서 지역문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러한 계기로 인해 문학관을 설립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홍성과 이웃한 예산의 예당저수지 인근인 광시면 운산리에는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인장(印章) 테마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문인들이 자신이 낸 책 뒤에 낙관처럼 사용하던 인장을 모아 전시하는 이색 전시공간이다. 지난 2009년 2월 2일자로 문인인장박물관에서 충남문학관(관장 이재인)으로 명칭을 변경한 이 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인장은 한국 근·현대 문단사에서 문인들이 사용하던 600여 점에 달하는 각종 인장이 소장돼 있다. 청록파 시인들인 박목월·박두진·조지훈 등의 인장을 비롯해 김동리·서정주·오영수 등 국내의 대표적인 문인들의 인장이 망라돼 있다.
 

■ 지역문학관 역할과 기능 “공동체 유지 중요”
문학은 한 사회의 기초·교양적 성격을 갖고 있다. 창작과 향유에 있어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접근성에도 장애가 없는 장르다. 문자 해독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문학을 향유할 수 있으며, 창작을 위해서도 펜과 종이만 있다면 제약 없이 시나 소설 쓰기에 도전할 수 있다. 따라서 문학은 여러 예술장르 가운데에서도 가장 민주적이며 평등한 장르로 꼽히고 있다. 문학이 한 사회의 오랜 기초·교양적 성격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표현매체의 등장을 비롯해 미디어와 디지털 시대, 그 존재가 위축되는 형편에 이르게 됐다.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의 인지(認知)에 호소하는 매체의 등장은 오히려 인간의 사유 능력과 깊이 있는 사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문학은 여러 문화콘텐츠의 원소스(one-source)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 사회 공동체의 기본적인 상상력과 창의력,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시와 소설을 많이 읽고 향유할 줄 아는 사회는 타인과 세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능력을 갖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창작과 향유에 있어 평등하고 민주적이며 저비용 고효율 장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서 문학의 위기, 한국문학의 몰락은 우리 사회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초 교양의 붕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지역 문학관의 역할과 기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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