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젖줄 무심천, 사람과 자연공존의 친환경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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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젖줄 무심천, 사람과 자연공존의 친환경하천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1.06.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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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자연하천, 생명과 문화가 흐른다 〈4〉
충북 청주시를 가로지르는 젖줄인 무심천을 생활 속의 하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하천, 문화가 꽃피는 공간으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 하천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청주시 ‘2040도시기본계획’미호천과 무심천을 대 생활권으로 구분
미호천 ‘미래 산업’중심지, 무심천 1500년 ‘기록문화역사도시’조성
자연형 하천 무심천, 청주시민들에게 도심 속 수변공원의 역할 해
무심천, 자연형 하천복원운동 오염된 수질과 하천생태계 되살아나

 

충북 청주시는 ‘2040도시기본계획’에 새로운 도시 발전의 근원으로 미호천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해 미호천과 무심천(無心川)을 각각 대 생활권으로 구분했다. 구체적으로 미호천 대 생활권은 미래첨단도시를, 무심천 대 생활권은 역사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미호천 일원을 백년대계를 내다볼 수 있는 ‘미래 산업’ 중심지로, 무심천 주변으로는 1500년 ‘기록문화 역사도시’의 정체성을 정립해 세계 속 문화도시로 조성하는 게 핵심 골자다.

청주는 무심천을 중심으로 ‘원도심 활성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심 곳곳에 들어선 거대한 블록형 택지개발지구가 원도심 낙후라는 악순환적 구조가 고민을 키우고 있다. 

청주의 중심부를 흐르는 무심천은 금강의 제2지류로,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리 부근에서 발원해 청주 시내를 지나 미호천과 합류해 금강으로 흐른다. 지방 1급 하천으로 분류돼 있으며, 청주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흥덕구, 상당구, 청원구, 서원구의 경계이다. 특이한 것은 무심천이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이라는 점이다.
 

청주의 한 재래시장인 육거리 종합시장.

■ 무심천 남석교(南石橋) 땅속에 묻혀
고려시대에는 심천(沁川)으로 불렸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석교천(石橋川)·대교천(大橋川)으로 바뀌었으며, 1923년 이후부터 무심천으로 불렸다. 무심천은 가덕면 내암리에서 발원해 미호천까지 34.5㎞를 쉼 없이 흐른다. 모든 문명은 물길을 중심으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고 했다. 계곡에서, 마을에서, 논과 밭에서 수많은 실개천이 모이고 모여 무심천으로, 까치내로, 금강으로, 망망대해로 흘러간다. 까치내는 무심천과 미호천의 합류지점이다.

기록에 의하면 무심천의 유로는 1906년 8월의 홍수로 인해 변경됐고, 1939년에는 도시계획에 의해 현재의 석교동 일대를 개발하고 남주동(南洲洞), 서문동, 영동을 개발하기 위해 유로를 서쪽으로 변경시켰다고 한다. 또 1895년과 1914년, 그리고 1956년의 지형도를 비교해 보면 무심천이 직강 공사로 변경됐다. 그리고 1969년에는 무심천 지구 정리 공사로 유로를 다시 서쪽으로 변경시켜 현재의 제방이 축조됐다. 무심천은 본래 천정천이었으나 하상정리로 하상이 낮아졌는데 장암동 상류부에는 천정천을 잘 볼 수 있다.

남석교(南石橋)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재래시장인 육거리시장 내의 도로 지하에 매몰돼 있는 돌다리로 80m 길이에 폭은 3.7m, 높이는 2m로 기록돼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조선시대 이전의 다리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석교(石橋)로 알려져 있다. 옛 청주읍성의 중앙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성안길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무심천을 만나게 되는데, 이 다리는 무심천에 가설됐다. 가설시기에 대해서는 기원전 57년이라는 설이 있으나 신빙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주읍성의 축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량이라고 볼 때 대략 고려시대에 가설됐으며, 교량의 특성상 무심천이 범람할 때마다 유실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 수차례 수·개축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교동이라는 지명은 이 다리에서 유래됐으며, 1930년대에 무심천의 유로가 현재와 같이 변경되면서 교량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또 주변의 무심천 하상지역이 매립돼 시장으로 변모하면서 남석교 역시 조금씩 매몰돼 완전히 모습을 감추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남석교는 1920년대 일제의 도시계획재정비에 따라 이 일대 물줄기를 메워 도로를 내는 과정에서 땅속에 묻혀버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 무심천, 환경적으로 중요한 자연형 하천 
무심천은 환경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하천이다. 다른 도시가 도심의 하천을 복개한 반면 청주는 무심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그대로 뒀다. 몇 번의 정비가 있었으나 그래도 자연형 하천으로 유지하고 있다.

무심천은 도심의 공원이면서 습기나 온도에도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 바람의 흐름이나 인간의 심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무심천은 청주시민들에게 수변공원의 역할을 하고 또 정신적인 위안을 주는 중요한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체육시설과 놀이시설도 있지만, 생태환경의 학습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청주에서 무심천의 환경적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청주의 중심하천인 무심천은 다른 도시 하천과 마찬가지로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히 진전되면서 1990년대 초반까지 최악의 수난을 맞았다고 한다. 수질은 등급 외 수준으로 악화됐으며, 지류하천은 상당 부분 복개됐다. 유입 수량은 감소하고 인위적 하천 정비로 자정능력도 크게 감소했다. 특히 교통문제 해소의 대체수단으로 전락하면서 하천부지에 하상도로와 주차장이 대대적으로 들어섰고, 맑고 깨끗해서 시민들이 자주 찾는 무심천이 아니라, 주차장과 하상도로를 이용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찾지 않아 점차 시민들의 인식 속에서 멀어져 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심천살리기 운동에 불을 당긴 것은 1997년 초 청주시가 구상한 하상주차장과 하상도로 증설계획이었다. 이미 무심천 둔치에는 폭 8.5m의 하상도로 4.6㎞와 7개의 하상주차장이 설치됐다. 여기에 새롭게 주차장 1개소와 하상도로 2.2㎞를 추가로 설치하려 했다. 청주지역 시민단체들은 ‘무심천 하상구조물 증설저지 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했고, 이 문제가 1997년 청주지역 최대현안으로 부각됐다. 

이후 청주시는 2002년부터 환경부 오염하천정화사업의 일환으로 무심천생태공원화사업을 추진했고, 2003~2004년 자연생태계조사 실시, 2005년 무심천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런 흐름 속에 2002년부터 무심천 부지의 콘크리트구조물 일부가 철거됐고, 자연호안 조성 등 자연형 하천복원사업이 진행됐다. 무심천 하상구조물 중 가장 흉물스럽던 하상 주차장은 원래 6개소 1596면이 설치돼 있었다. 2002년부터 단계적으로 철거해 현재 1개소 242면만 남아 하상주차장의 85%가 복원됐다. 2005년에는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많은 시민들이 무심천으로 쏟아져 나왔으며, 2006년에는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의 서식이 확인되면서 생태하천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렇게 20여 년 가까이 진행된 무심천 자연형 하천복원운동으로 오염됐던 무심천의 수질과 하천생태계가 되살아났다.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는 무심천의 기본적 관리방향의 합의도 마련됐다. 각종 체육편의시설, 자전거도로 등 친수공간이 조성되면서 무심천이 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문화공간으로 정착했다. 무심천에 사행수로와 하중도를 설치, 직선화된 하천의 물길을 자연형 하천과 같이 구불구불하게 흐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결과 무심천에는 다양한 생물종(어류 6과 33종, 조류 26과 58종, 식물상과 식생 212종)이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323호 황조롱이,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종 II급인 휜목떼울새,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II급인 말똥가리,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과 멸종위기종 II급인 맹꽁이 등이 관찰된다고 한다. 

하지만 무심천의 자연형 하천복원운동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철거하기로 돼 있는 무심천 하상도로 철거계획은 아직도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주민과 지자체, 시민단체들은 도심의 하천을 자연형 생태하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홍성군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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