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폐교, 생태꽃 피고 문화예술꽃 피는 ‘문화예술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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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폐교, 생태꽃 피고 문화예술꽃 피는 ‘문화예술성지’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2.09.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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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폐교의 재발견, 문화예술이 꽃피다 〈13〉
옛 창문초등학교였던 화성창문아트센터.

폐교, 교육·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지역 주민들 위한 공간으로 활용
화성 창문초등학교 폐교,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창문아트센터’ 탈바꿈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공간,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지역 사랑방 역할
우음분교 폐교, 시화호 최초 생태학교와 여류화가 공간이어 끝내 폐허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아이들 숫자가 줄고 있다. 그 반대로 재학생 정원을 채울 수 없는 학교는 날로 늘어나 전국 곳곳에 폐교하는 학교 숫자도 늘어난다. 아이들이 사라진 마을에 폐교가 생겼고, 그 폐교를 활용하는 방법이 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문을 닫았던 폐교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현재 경기도에서 학생 수 감소 등을 이유로 폐교된 학교는 지난해 기준 92개교다. 이 중 82곳이 예술촌이나 창작촌, 박물관, 예술체험학교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공간이나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01년 5월 문을 연 화성의 ‘창문아트센터(옛 창문초등학교 폐교)’는 1938년 지어진 낡은 폐교에서 농촌마을에 문화예술의 씨앗을 뿌리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곳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탓에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었고, 지난 2008년 8월 31일 결국 문을 닫았다. 폐교로 덩그러니 남아있던 공간은 지역작가들의 손을 거쳐 예술의 향기가 넘치는 창작공간으로 재탄생 했다. 전업작가들이 상주하며 공공미술 프로젝트, 마을 만들기 등 지역 주민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한다. 주말에는 유치원, 가족 단위로 찾아와 물감, 흙 등을 사용해 농촌지역에 걸맞은 문화예술 체험을 할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을 잇자 마을에도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또 올해 3월 폐교된 경기 포천의 영평초등학교도 ‘꿈꾸는 예술터’로 다시 태어났다. ‘포천 38 문화예술창작소’로 새롭게 문을 열어 농촌 지역에서 문화적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의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 ‘움직임랩’에는 음악 소리와 쾌활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는 1985년 3월 1일 개교해 2017년 3월 1일 폐교한 옛 영성여자중학교를 활용하고 있다.

과거 영성여중은 학생 수 감소로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창곡중학교, 창곡여자중학교와 함께 통폐합된 이후 문을 닫았다. 학생이 떠난 학교는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는데,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활용 문화예술교육센터(꿈꾸는 예술터) 지원사업’에 지원해 지난 2020년 12월 10일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로 새롭게 태어났다. ‘오래된 학교’라든지, ‘낡은 폐교’의 이미지를 버리고 목공, 도예 등 생활 공예와 맞춤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문화예술성지’로 거듭난 것이다. 특화된 문화예술교육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하면서 시민들과 학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1층의 교실 모습.
1층의 교실 모습.

■ 물꽃마을 특색있는 문화공간 창문아트센터
점점 학생이 줄어 문을 닫은 농촌 초등학교가 지역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독특한 분위기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간이자,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지역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화성 창문아트센터가 그곳이다.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수화리(水花里)마을. ‘수화(水花)리’에서 한글을 붙여 지은 예쁜 이름이 ‘물꽃마을’이다.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된 이곳에 지난 1938년 창문초등학교가 개교했다. 주민 대부분이 이 학교의 선후배 동문으로 엮어져 끈끈한 지역사회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한 학교는 주민들에게 있어 단순히 교육기관 이상의 의미와 가치로 작용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게 되면서, 창문초등학교는 지난 2000년 8월 31일 결국 문을 닫았다.

그렇게 폐교로 덩그러니 남아있던 이 공간을 지역 작가들이 주목했다. 당시 협성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박석윤 창문아트센터장은 새로운 도전을 구상하던 중 인근 지역 창문초등학교의 폐교 소식에 주목했다. 폐교를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이자 지역 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9명의 예술대학 교수와 작가가 함께 했다. 그렇게 2001년 폐교된 창문초등학교는 ‘창문아트센터’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2층은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꾸몄고, 1층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공간이자 지역 주민들의 활동 공간으로 만들었다. 매년 주기적으로 다양한 교육과 회의, 축제 등이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창문아트센터 본관 2층에는 6명 작가의 아트스튜디오가 꾸며져 있다. 이곳은 어떠한 방해요인 없이 작가가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평상시에는 일반인들에게 개방하지 않고, 1년에 한 차례만 오픈스튜디오 행사를 통해 개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가들의 창작공간인 2층 외에도 본관 1층에 조성된 세미나실, 시각체험실, 예절관을 비롯해 운동장, 급식실을 리모델링한 갤러리, 센터 옆 숲에 조성된 숲속학교 등 각각의 공간에서는 그에 맞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곳을 찾은 아이들의 다양한 작품들로 꾸며진 1층 복도 등 그동안의 활동 결과들이 공간 곳곳에 쌓이면서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전한다.
경기 화성시 서부 그린벨트로 꽁꽁 묶여있는 폐교에서 22년 동안 마을과 연계,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특색있는 문화공간이다. 창문아트센터는 자연부락 수화리 일대를 주민들과 함께 아름다운 물꽃마을로 탄생시켰다.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장 터. 우음분교의 연혁이 적혀 있는 비석.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장 터.

■ 우음도 두 칸짜리 우음분교 폐허로 변해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牛音島)에 있던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는 1945년 4월 25일 송산국민학교 우음도분교장으로 개교, 1996년 3월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로 교명을 변경한 교실 두 칸짜리 작은 분교장이었다고 한다. 시흥과 평택을 이어주는 고속도로변 송산그린시티 사업장 언덕 왼쪽 편으로 오르면 1997년에 폐교된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가 시화호 갈대숲을 향해 앙증맞게 자리 잡고 있었다고 전한다. 자료에 의하면 1997년 7월 우음분교 폐교 당시에는 단 한 명의 전교생인 혜진이라는 학생 한 명과 담임 선생님이 여름방학을 맞았고, 그리고 개학과 함께 우음분교는 고정초등학교에 통폐합됐다. 1997년 9월 1일 폐교 때까지 47회 11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옛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장의 손바닥만 했을 운동장 구석에는 ‘폐교터 안내표지석’만이 몇 그루의 향나무와 함께 풀숲에 묻혀있어 이곳이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의 터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2003년 시화호 최초의 생태학교에 이어 잡초와 뱀의 천국으로 방치됐던 500여 평의 폐교에 2005년 여류화가 가족이 이곳에 들어와 그림을 그리며 농사를 짓고 살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는 당시의 기사도 이미 빛바랜 과거 기사가 됐다. 지금은 향나무 아래 서 있는 폐교 표지석과 흔적만 남아있는 녹슬은 수도꼭지만이 옛 학교 터의 흔적임을 증명하고 있을 뿐 잡초로 덮여있는 학교 터 운동장가에 서 있었을 나무들은 어느덧 아름드리가 돼 세월의 흔적을 증명해 주고 있다.

우음도(牛音島)는 경기 화성 송산면 고정리에 있는 손바닥만한 섬, 이제는 섬도 아닌 섬이다. 우음도(牛音島)는 바람이 세게 불면 먼 육지의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면적은 0.42㎢, 해안선 길이는 2.4km였다. 우음도는 1994년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육지와 연결됐고 1997년 9월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는 문을 닫았다. 지난 1994년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섬이었던 이곳이 육지로 변했지만, 자동차로 한참 달려 도착하는 거리이니, 섬이었던 시절엔 육지가 제법 먼 섬이었을 거라고 여겨진다. 섬 시절엔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가 있었고, 사람들이 살던 반농반어의 섬이라고 하니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은 변해버린 고향의 모습에 옛 생각이 많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음도는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안내판 내용을 보면, 선캄브리아 시대의 변성암(편마암, 편암, 각성암)이 넓게 분포하고, 여러 종류의 습곡, 단층, 암맥, 암맥군, 엔클레이브 등의 다양한 지질구조가 분포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송산그린시티 전망대로 가는 길에 화성 공룡알 화석지 박물관이 있고, 전망대로 오르는 길 아래 주차장과 우음도 지질명소·생태관광 안내센터인 ‘우음도 에코락’안내소인데, 이곳이 우음도로 들어가는 산책로 입구이자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다. 지난 2003년 8월 시화호 간척사업 이후 폐교된 화성 송산면 고정리 고정초등학교 우음분교에 시화호 최초의 생태학교가 들어섰으나 지금까지 지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란다.

결국 우음분교는 폐허가 됐다. 우음도는 시화호 한가운데 위치해 10여 년 동안 시화호 간척사업으로 인한 조개무덤 등 개펄 파괴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고, 인근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에는 천연기념물 414호인 ‘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지’가 있을 만큼, 시화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1997년 7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분교에서 단 한 명의 전교생인 혜진이와 담임 선생님이 여름방학식을 하고 있다.
창문아트센터 입구.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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