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명품 ‘에코힐링 환상숲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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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명품 ‘에코힐링 환상숲길’ 매력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2.10.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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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숲길에서 내포문화숲길의 역사와 문화를 묻다 〈16〉
한라산 둘레길 천아숲길 구간에는 울창한 삼나무·편백나무 군락의 숲길이 있다.

한라산둘레길, 한라산의 속살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명품 숲길
빽빽한 숲길이 대부분 온전히 숲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게 큰 매력
천아숲길, 가을철에는 단풍이 절경이루며 골짜기 경관이 빼어난 숲길
숲의 상징인 조릿대 군락, 울창한 삼나무·편백나무 숲속 태고의 숲길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제주올레길은 지리산둘레길과 함께 우리나라에 걷기운동 조성에 일조한 길이다. 하지만 제주올레길은 이국적인 풍광을 감상하는 그 자체로는 좋았지만 걸으면서 한라산을 바라만 보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지난 2018년 사단법인 한라산둘레길이 발족되면서 기존의 사려니숲길 등과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연결해 ‘한라산환상(環狀)숲길’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 숲길이 바로 ‘한라산둘레길’이다. 

한라산둘레길은 한라산의 속살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길이다. 거칠지만 때로는 매력이 넘치는 숲길이라는 평가다. 시원하게 쭉쭉 뻗은 삼나무 군락지가 나타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숲을 향해 깊은숨을 들이쉬게 만든다. 울창하고 빽빽한 삼나무 조림지를 걷다 보면 가끔 삼나무의 사촌뻘이라는 편백나무 군락지도 보인다. 걷다가 멈춰 벤치에 앉아서는 피톤치드를 깊이깊이 들이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나 빽빽한 숲길이 대부분인 한라산둘레길은 온전히 숲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한라산은 백두산, 지리산과는 또 다른 지질과 식생, 동물상을 보인다고 한다. 백두산과 지리산이 한반도를 대표하는 산이라면, 한라산은 한반도의 기후와는 다른 이국적인 산이다. 눈에 보이는 자연도 다를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은 신화도 섬만의 독특한 내용을 나타낸다. 한반도 유일의 세계자연유산이 그냥 된 게 아니라는 의미다. 화산지대 한라산만의 독특한 지질은 백록담과 윗세오름의 조면현무암, 판상절리가 발달한 하천 등에서 엿볼 수 있으며,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그 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는 참꽃나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Ⅱ급인 으름난초 등과 오소리·노루·제주도룡농 등 동식물은 한라산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종들이다. 이러한 동식물과 지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도보 길이 바로 한라산둘레길이다.
 

한라산둘레길 안내 표지판.
한라산둘레길 안내 표지판.

■ 한라산둘레길, 제주도의 명품 숲길
제주도는 삼국시대 신라가 탐라국을 제압하며 식민지로 삼았지만 사실상 방치상태로 뒀다. 고려 들어 원나라의 침입으로 피란을 가면서 다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반도에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건너가기 시작한 건 원나라 침입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서부터다. 조선 초의 ‘신증동국여지승람’ 제주목 산천조에는 한라산을 ‘한라라고 말하는 것은 운한(雲漢;은하)을 나인(拏引;끌어당김)할 만하기 때문이다. 혹은 두무악(頭無岳)이라 하니 봉우리마다 평평하기 때문이요, 혹은 원산(圓山)이라 하니 높고 둥글기 때문이다. 그 산꼭대기에 큰 못이 있는데 사람이 떠들면 구름과 안개가 일어나서 지척을 분별할 수 없다.’고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조선 중기부터 중국의 삼신산을 본뜬 한라산을 영주산이라고 병기한 지도도 등장한다. 지리산은 방장산, 금강산은 봉래산이라 칭하면서 한라산과 함께 한반도의 삼신산으로 불렀다. 이후부터는 조선 선비들이 잇따라 찾았고, 문신이자 서예가인 임제(1549~1587)가 한라산에 올라 최초의 ‘한라산유람록’을 남기기도 했다. 

한라산둘레길인 에코힐링 환상(環狀)숲길은 해발 600~800m 일대에 개설된 제주도의 명품 숲길이다. 서귀포시 무오법정사와 시오름, 수악교, 이승악, 사려니오름, 물찻오름, 비자림로, 거린사슴, 돌오름, 천아오름 등을 연결하는 80㎞의 둘레길(환상숲길)을 말한다. 한라산 국유림 일대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병참로(일명 하치카키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해 지난 2010년부터 조성됐다. 천아수원지~돌오름~거린사슴오름~무오법정사~시오름~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수악교~이승악~사려니오름~물찻오름~비자림로 등을 연결하는 환상숲길이다. 자연과 에코힐링하는 환상숲길인 한라산둘레길은 △천아숲길(돌오름~천아수원지 8.7km) △돌오름길(거린사슴오름~돌오름 5.6km) △동백길(무오법정사~돈내코탐방로 13.5km) △수악길(돈내코탐방로~사려니오름 16.7km) △사려니숲길(사려니오름~물찻오름입구 16km) 등 9구간(80㎞으)로 조성돼 있다.

한라산둘레길 1코스인 천아숲길 구간은 천아수원지에서 돌오름까지 구간이다. 천아오름, 노로오름, 한대오름, 돌오름의 사이를 지나는 숲길로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천아숲길~돌오름길은 지난 2015년경 만들어졌다. 한라산둘레길의 천아숲길 구간의 출발지점인 천아수원지 입구는 어승생삼거리에서 1100도로를 따라 남쪽 700m 지점에 위치한 삼거리 분기점이 해당 위치다. 여기서부터 천아숲길로 진입하는 2km정도의 임도가 펼쳐진다. 소나무가 양옆으로 끝없이 이어진 가로수길이다. 티 없이 맑은 하늘 아래 오른쪽 초원에서는 제주도의 특산 흑우들이 풀을 뜯고 있고, 그 너머로 짙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사유지 오른편 내리막을 따라 천아숲길로 진입한다. 머리 위를 단풍나무가 덮어준다. 가을철에는 이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명품 숲길이다. 오른편에 있는 마른 계곡이 광령천이다. 이곳에서 무수천과 광령천이 합류하는 지점이라고 한다. 골짜기가 깊은 만큼 경관이 매우 빼어난 곳이다. 

특히,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으로, 지금은 말라 있지만 한 번 비가 와서 흐르기 시작하면 유속과 유량이 무시무시하다고 한다. 그래서 한라산둘레길은 비가 많이 오는 우천 시에는 이틀간 출입을 통제한다는 설명이다. 천아숲길 구간은 중간중간 임도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 길을 달려서 가는 건 대체로 수월한 편이다. 
 

■ 천아숲길, 해발 1000m 고지에 위치해
한라산둘레길은 제주만이 간직한 비경과 한라산의 신비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숲과 길을 간직하고 있는 걷기 위한 도보 길이다. 한라산 중턱의 1000m를 넘나드는 환상의 도보 길이다. 제주도 한라산의 위쪽에는 등산로가 있다면 해안에는 올레길이 있다. 한라산둘레길은 그 중간쯤인 한라산 중턱에 있는 트레킹코스다. 한라산둘레길은 울창한 원시림속에서 제주의 아픈 역사와 문화·생활유산, 생태·지질·경관자원 등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숲길이자, 에코힐링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는 숲길이다.

노로오름 인근 한라산중턱 해발 1000고지 일대에는 검뱅듸, 오작지왓이라고도 불리는 아름다운 습지인 ‘숨은물 뱅듸’가 있고, 무수천 계곡으로 흘러가는 수자원의 보고인 광령천이 흘러 내려와 천아수원지를 이룬다. 계곡이 매우 깊어 오래전부터 이 지역의 수자원 역할을 해온 곳이다. 깊은 계곡을 지나다 보면 숲의 상징인 조릿대 구간을 만날 수 있고, 조금만 오르면 한라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오름들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열대림 같은 초입의 풍광과 숲의 오랜 역사를 만날 수 있으며, 무릎을 부드럽게 스치는 조릿대 군락과 울창한 삼나무·편백나무 숲속을 거닐 수 있는 태고의 숲길이라는 평이다. 천아숲길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산림청의 예산지원을 받아 코스를 개설해 지난 2015년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가 일반에 처음 공개된 구간이라고 한다. 돌오름에서 천아오름까지 울창한 자연림과 계곡의 절경, 삼나무 숲길 등이 어우러진 구간으로 자연을 거의 그대로 살린 코스다. 

한라산둘레길은 돌오름길과 수악길, 동백길 코스를 중심으로 탐방이 가능했으나 지난 2015년부터 천아숲길 코스가 추가됐다고 한다. 1100도로인 천아숲길과 돌오름길 입출구인 18임반입구에서 숲길을 따라서 여정이 시작된다. 천천히 1시간 정도 걸어서 1구간 천아숲길과 2구간 돌오름길이 갈라지는 보림농장 삼거리에 이르는데, 길가 양옆으로 조릿대가 울창한 숲 아래 자리를 하고 있다. 천아숲길은 현재 이어져 있는 둘레길 중 가장 높은 해발 1000m 고지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깊은 숲속이 주는 청량하고 상쾌한 느낌이 최고인 코스로 더위를 피해 산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천아숲길은 소나무와 삼나무가 아름답게 어울려 빽빽한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노로오름 인근을 지나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높고 곧게 뻗어있는 삼나무 군락지에서 건강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환상의 길이다.
 

천아숲길 입구.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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