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장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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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장 ‘결성’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11.20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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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재의 홍주낭만기행 ⑧ 시간여행의 관문 결성면

한 작가는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 형식인 여행기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법한 다양한 실패담과 예상치 못한 역경들이 담겨 있다. 가장 효율적인 일정을 세워 바삐 취재를 다니던 홍성이 아닌 땅에 발을 딛고 천천히 둘러본 홍성, 기자의 시선이 아닌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홍성을 새로운 목소리로 들려주고자 한다. 홍성의 11개 읍·면을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하며 경험한 일들과 방문한 장소들, 느낀 점들을 기록했다.<편집자주> 

결성향교에서 바라본 결성면 전경.

 건물도, 장소도, 사람도 문화재인 곳. 결성을 방문한 사람은 누구나 시간여행자가 된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마주친 결성은 아득한 시간의 문을 열고 또 한 명의 승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 오래된 사무실 
결성면 읍내리.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진 오르막길 끝에 결성동헌이 있다. 결성동헌은 과거 결성읍성 내 관리들이 업무를 보던 건물로, 고려 말 결성면 금곡리 분우터에 처음 세워졌다. 이후 조선 초기인 1400년(정종 2) 읍성 정상부근으로 옮겨졌다 1665년(현종 6) 현 위치에 정착했다고 한다. 

동헌은 결성동헌, 결성동헌 책실, 결성동헌 형장청으로 구분된다. 동헌은 앞면 5칸, 옆면 3칸 규모다. 지붕은 측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 형방청은 ‘ㄱ’자 모양을 하고 있다. 책실은 앞면 2칸, 옆면 1칸 반이며, 지붕은 정면에서 볼 때 사다리꼴인 우진각지붕이다.
책실은 책과 문서를 보관하던 장소, 형장청은 결성지방의 치안을 담당하는 곳이었다. 일제강점기부터 1983년까지는 결성지서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 한 폭의 산수화
구릉지 위에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져 있다. 결성향교 주변에 자란 소나무는 곡선과 직선을 번갈아 그리며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대성전 양 옆을 지키고 있는 팽나무와 느티나무도 그림이다. 솔숲에 이미 마음을 빼앗겨버린 여행자는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과를 마친 태양이 내려오는 길에 처마 끝에 달려 잠시 숨을 고른다. 향교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지방에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정확한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결성향교는 여말선초(麗末鮮初)가 아닌 고려의 제8대 왕 현종 즉위 이듬해인 1010년에 세워졌다는 설이 있다. 

향교의 건물 배치는 교육장소인 명륜당이 앞에, 뒤로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대성전이 있는 전학후묘(前學後廟)의 형식을 따르고 있고, 앞면 3칸·옆면 3칸과 맞배지붕(옆면에서 볼 때 ‘人’자 모양인 지붕)을 갖추고 있다. 대성전에는 중국의 5성 4현, 국내 18현의 위패가 봉안돼있다. 

 
■ 어럴럴럴 상사리
지난 1993년 제34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홍성결성농요는 1996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결성은 천수만을 중심으로 금곡천 유역에 인류가 정착하며 농경문화가 발달했고 다양한 농요가 자생적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특히 결성지방은 해양성 내륙 문화가 발달한 곳이기 때문에 농요에 농어업요의 특징이 있다. 판소리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결성 출신의 최선달(1726~1805) 명창도 결성농요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93년 당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연했던 소리꾼 13명 중 9명이 최선달의 후손이라고 전해진다. 1988년에 결성농요 채록과 발굴이 시작돼 결성농요보존회가 설립됐고 1991년 첫 시연을 가졌다.

아홉마당으로 구성된 홍성결성농요는 둘째마당인 ‘모내기’에서 ‘어럴럴럴 상사리’ 소리를 내며 논에 들어가 한 줄로 늘어선 채 모를 심는 모습을 선보인다.
 

결성향교 명륜당에 걸린 곶감.
'우림'의 소머리국밥.
결성면 언덕에 있는 카페 '보라하우스'.
결성면의 한 농가. 김장을 위한 배추와 파가 빼곡히 심어져 있다.
결성동헌.
결성면 전경.

 



결성면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명소
 

결성농요농사박물관
지난 2004년 3월 3일 개관했다. 선사유물, 백제·고려 토기, 조선자기, 농경생활유물 등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우리 조상들의 농경생활 변천사를 볼 수 있도록 전시돼있다. 무형문화재인 홍성결성농요는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림
소머리국밥과 머리고기 수육, 계절메뉴인 비빔국수가 별미인 맛집. 거의 모든 식당이 맛집인 결성이지만 그 중에서도 우림을 추천한다. 진짜배기 육수와 맑은 국물, 부드러운 고기까지. 결성면 읍내리 375번지에 있다.
 

결성항교
향교는 여말선초(麗末鮮初)시기에 각 지방에 설립됐던 교육기관이다. 다만 결성향교는 고려 제8대 왕인 현종이 즉위한 이듬해(1010)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의 여파로 소실됐던 결성향교는 이후 여러 차례 중건됐다. 
 

한용운 선생 생가지
지난 1989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75호로 지정됐다. 독립선언문을 들고 있는 한용운의 동상과 사당, 민족시비공원, 만해문학체험관이 조성돼있어 볼거리, 배울 거리가 가득하다. 결성면 만해로 318번길 83 (성곡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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