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청 내포신도시 ‘명칭 브랜드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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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청 내포신도시 ‘명칭 브랜드화’가 시급하다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03.25 08: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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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고, 바꾸고, 새롭게 캠페인〈2〉 충남도청 내포신도시 2006~2023

충청남도청을 비롯한 충남의 대표적인 행정기관 등이 이전한 충남도청소재 도시지역을 ‘내포신도시’라 부르고 있다. 이러한 내포신도시는 법정 행정구역상의 명칭이 아님에도 법정지명처럼 사용돼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포신도시는 법정 지명이 아니라 충남도청이 이전한 홍성군 홍북읍과 예산군 삽교읍 일원에 조성된 ‘신도시 개발구역’을 일컫는 상징적인 이름이다. 행정적으로는 홍성군 홍북읍과 예산군 삽교읍에 위치해 있어서 충청남도청 청사는 홍성군 홍북읍에, 충청남도의회는 예산군 삽교읍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주소지를 두고 있다.

‘내포신도시’는 충청남도가 도청 이전 사업을 위해 지은, 일종의 ‘신도시 개발구역’의 명칭일 뿐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나뉜 것이 아니다. 홍성군 홍북읍의 일부 지역, 예산군 삽교읍의 일부 지역이 ‘내포신도시’로 불리면서 홍성과 예산 등에서는 웃지 못할 일들도 일어나고 있다. 

단지 개발구역 명칭인 ‘내포신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내포시(內浦市)’가 된 것처럼 법정지명으로 착각해 불리고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세종시’처럼 별도의 신도시가 행정구역으로 형성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엄연히 행정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홍성군과 예산군이 ‘내포신도시’에 가려 점차 인지도가 사라지고 있다며 논란섞인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대전과 홍성·예산을 잇는 시외버스를 비롯해 홍주여객 노선버스에도 ‘내포신도시 경유’라고 표기하지 않고 ‘내포시’로 표기하는 등 행정구역 이름으로 잘못 인식하도록 보태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장장 10여 년의 세월 동안 이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청남도청 이전을 둘러싸고 가장 큰 실패작 중 하나는 분명 ‘내포신도시’에 대한 명칭문제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내포신도시’라는 명칭을 ‘내포시(內浦市)’라고 쓰거나 착각하는 등 행정구역 명칭인 것처럼 혼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포’는 단지 ‘충청남도청 이전 신도시의 개발구역 명칭’일 뿐 행정구역과는 별개의 명칭이다. 내포(內浦)는 광의적인 면에서 지역(地域)을 뜻하는 말이지, 지명(地名)이 아니다. 지명이 아닌 명칭을 사용하는 바람에 충청남도는 ‘충남도청이전 내포신도시’에 대한 홍보에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명에도 없는 ‘내포’라는 단어를 명칭으로 쓰면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어버린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충남서북부지역의 자치단체 등에서는 모두 자신의 지역이 각각 ‘내포의 중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수도권에 가서 ‘내포’라고 하면 대부분이 어리둥절하면서 어딘지 모른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흔하다. 아직까지도 ‘내포’라는 명칭(지명)을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충청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고, 충청도가 아닌 외지사람들은 아직도 ‘내포’가 어디인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른다. 

‘혹시 경상도나 전라도에 있는 지명 아니냐’고 답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충청남도청’이 어디에 있는지도 헷갈리고 있는 것이다. 누구는 ‘충청남도청이 홍성에 있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충청남도청이 예산에 있다고도 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또 모른다거나 ‘내포’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여기서 ‘내포’가 어디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웃하며 결국 모른다고 답하는 경우가 일쑤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청남도청이 내포신도시에 있다’고 홍보를 한들 그 효과를 알 수 있는 길은 막연한 일이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가야산에서 사방 10여 개 고을이라고 기록했고, 또 조선 시대 홍주목 중심의 20개 고을을 ‘내포’라고 전해지기도 한다. ‘내포’라는 명칭은 고유의 행정지명이 아니어서 분명히 한계성이 있다. 모 작명가의 지적대로 ‘내포’라는 명칭은 도청소재지나 발전 지향적인 도시 명칭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충남도청 이전을 위한 신도시 조성을 앞두고 졸속으로 결정한 ‘내포’라는 신도시 개발구역 명칭은 분명 재론할 여지가 있지만 여전히 여기저기서 계속해 사용되고 있다. 이 문제는 홍성-(내포)-예산의 행정구역 통합을 전제로 할 때 상생발전의 첫 단추이며, 충남도청소재지의 상징성이기 때문이다.
 

■ 충청남도청소재지 상징 ‘명칭 브랜드화’ 필요
충청도 사람들도 최근에는 충남도청 덕분에 ‘내포’를 자주 듣기는 하지만 그 권역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대략 충남의 서해안 쪽 어디 아니냐, 충남 홍성과 예산 쪽 어디 아니냐는 식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사실 행정권역으로 어디서 어디까지가 내포냐고 명확히 묻고 들어가면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명칭’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서 “충청도에선 내포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열 고을을 일컬어 내포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홍성, 예산, 서산, 당진 등이 해당한다. 택리지에는 “내포의 땅은 기름지고 평평하면서 넓다. 또한 소금과 물고기가 많아서 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들이 많다. 그렇지만 바다가 가까운 곳은 학질과 염병이 많다. 산천이 비록 평평하고 넓으나 수려한 맛은 다른 곳에 비해 적다. 즉 야트막한 구릉과 원습이 아름답고 곱지만 기암괴석 등이 없어 자연의 기묘한 경치는 볼 수 없다”고 서술해 놓고 있다.

지세가 산모퉁이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큰 길목이 아니므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두차례의 난리때도 내포에는 적군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땅이 넓고 기름져 예당평야가 펼쳐져 있고, 북쪽으로는 아산만을 사이에 두고 경기도와 마주하며 동쪽은 아산, 서쪽은 예산과 당진 서산, 남쪽은 오서산이며 차령산맥 서쪽의 공간이 내포의 땅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포’는 글자대로 해석하면 포구의 안쪽 땅을 지칭한다. 분명한 것은 가야산 중심으로 인근의 지리적 공간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내포문화권의 범위는 뚜렷하게 단정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조선 시대 홍주목 관할로 넓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홍성, 예산, 당진, 서산, 태안,보령, 서천, 아산, 청양, 천안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문화특질을 고려하고 문화적 동질성에 기초한 내포문화권 설정이 필요한 이유다.

충남도청 이전으로 내포가 조명을 받자 이곳에 어려있는 내포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내포가 갖고 있는 문화특징을 발굴해 국가와 지역발전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내포문화의 상징성은 비교적 많다. 가야산, 삽교천, 홍주목, 충남의병, 불교와 천주교, 동학 등 내포의 종교, 내포의 부보상, 백제부흥운동, 주류성, 실학, 예향, 중고제 판소리, 내포의 당제, 서민적, 대중적, 개방성, 융합성, 자립성, 진취성 등의 키워드다. 

‘택리지’에서 언급한 가야산 앞뒤 열 개 고을이라니, 홍주, 덕산, 예산, 태안, 서산, 신창, 대흥, 청양, 결성, 해미를 가리키는데 현재 행정구역으로는 홍성군, 예산군, 태안군과 서산시, 아산시, 당진시, 보령시, 청양군의 일부에 해당한다. 행정권역을 떠나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상북도청이 있는 안동이 양반문화의 상징이 됐듯, 내포문화의 긍정적 상징성을 발굴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부보상 등 민초들이 중심이 된 서민문화의 상징이자 역사의 고비 때마다 시대정신을 발휘한 ‘내포’의 기운을 다시금 살려야 하는 이유다. 

특히 충청남도청 등 충남의 행정중심도시로의 충청남도청소재지, 충남혁신도시, 국가산업단지, 백야 김좌진 장군, 만해 한용운 선사, 매헌 윤봉길 의사 등 충신열사의 고향, 수덕사, 덕산온천 등 대표적 관광지를 품은 도시답게 전국적으로 홍보하고, 국민들에게 알려서 지역 주민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충청남도청소재지를 포괄·상징할 수 있는 ‘명칭 브랜드화’가 현실적으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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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2023-03-25 09:39:23
한기원기자님 출신대학이 어디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