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농촌 지역은 인구감소와 청년층의 유출이 심각해 지역 공동체의 붕괴까지 우려되고 있다. 전통적인 농민과 농업 지원으로는 지역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인구소멸, 지방소멸의 주요 화두는 저출산, 고령화, 일자리, 지역 활성화 등을 꼽는다. 농촌도 도시와 마찬가지로 로컬콘텐츠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 창출 능력 등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지역소멸, 인구감소 대안의 화두는 로컬콘텐츠가 답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로컬리즘은 인구갈등을 풀어낼 마지막 카드일지도 모으기 때문에 지역의 특색을 살린 로컬콘텐츠의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도시의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다 놓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의 문화, 역사, 자연, 특산물 등 지역의 역사, 문화, 음식, 특산품 등의 특색을 살린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 필요성과 당위성, 로컬콘텐츠타운 조성 등 사고의 전환이 요구되기도 한다. 따라서 <지역소멸 대안, 청년·문화가 뜨는 로컬콘텐츠가 답이다>라는 공동주제로 홍주신문 등 지역신문발전기금우선지원대상사 10개사 연합으로 기획취재를 통해 국내 및 해외(일본 도쿄 도시마구, 군마현 가와바무라 등)의 사례 등을 8회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 주>

지역소멸 대응의 핵심은 농촌 공간의 재생이다. ‘농촌 없는 도시는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 농촌의 상황이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한 번도 제대로 활용한 적이 없는 지역의 자원을 갖고 있기도 하다. 현재 중요한 것은 사고의 전환이다. 농촌에도 크리에이터를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우리나라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홍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촌 지역은 인구감소와 청년 인구의 유출이 심각해 지역 공동체의 붕괴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농민과 농업 지원으로는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농촌도 도시와 마찬가지로 로컬콘텐츠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크리에이터의 문화 창출 능력을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홍성군은 올해 1월, 충남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로터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충남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홍성은 1년간 예비문화사업을 추진한다. 이후 ‘문화도시’로 최종 선정되면 3년간 200억 원을 지원받게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성군은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유기적人 문화도시 홍성’의 앵커사업인 ‘K-문화레시피 특구, 홍성 로컬콘텐츠 타운’ 조성사업 계획 등이 눈길을 끈다. 문화도시 홍성의 유기적인 자립생태계 구축, 홍성의 근본이 되는 인본 가치로부터 홍성이 가진 문화 자원, 먹거리, 지역 생산물 등에 이르기까지 지역 가치가 세계가치로 융합할 수 있는 K-문화레시피 개발, 홍성 문화레시피로 15분 문화생활권을 만들고 사회경제적 효과 창출 등을 중심으로 사업계획 방향을 설정했다.
‘유기적人 문화도시 홍성, 문화의 맛으로 통하다’라는 비전 아래 ‘대한민국 문화의 맛, K-문화레시피 1번지 홍성’이라는 슬로건으로 도농복합도시의 문화 불균형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홍성군을 5개 권역의 로컬콘텐츠 타운으로 구축하는 유기적인 문화도시 구성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홍성을 5대 권역으로 나눠 개별 테마와 특성을 반영해 문화 특구로 활성화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5대 권역은 동으로 ‘홍동’권역, 서로는 ‘남당’권역, 남으로 ‘광천’권역, 북으로는 ‘홍주’권역과 광역권으로 ‘내포’권역으로 권역별 도시문화와 미식문화의 레시피를 살린 로컬콘텐츠 타운의 장소 브랜드를 구축, 유기적인 자립생태계를 만들어 사회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이래저래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예비사업 추진에 군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유기농업·생태공동체마을 ‘홍동마을’
우리에게 로컬은 과연 언제부터였을까. 어떤 과정으로 지역 창업과 로컬 크리에이터, 콘텐츠로 가득 찬 골목상권과 읍·면 단위 크리에이터 타운을 꿈꾸며 만들어가는 것일까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우리나라 로컬의 발상지라 여겨지는 곳, 1950년대부터 시작된 홍동마을의 로컬을 주목하는 이유다.
이후 1960년대 전북 임실의 치즈마을을 거쳐 현대적 의미의 ‘로컬’은 1990년대 홍대의 대안 문화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후 2000년대 월드컵, 주5일제와 함께 교통 인프라 확충, KTX 개통 등의 정책과 인프라 구축을 배경으로 지역 간 거리를 물리적·심리적으로 줄였다.
‘홍동마을’은 전국적으로 유기농업과 생태공동체마을의 모델로 유명세를 타는 만큼 한마디로 차별화를 이룬 마을이다.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시작은 1970년대 중반으로 의식 있는 생산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시작됐으며, 그 역사의 중심에 ‘홍동마을’이 있다.
홍동마을은 1975년 일본의 고다니의 방문으로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유기농업이 시작됐다. 1994년 오리농법이 도입되면서 홍동의 유기농업은 전기를 맞게 됐고, 많은 농가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도농일심(都農一心), 함께 짓는 농사’를 위한 도시민과의 도농 교류 확산, 농가 간 공유로 단합과 연대로 이어갔다. 이러한 홍동의 유기농업 발전의 특징은 생산자들의 단합,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연대, 자연환경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가치관의 공유가 꼽히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인구 3300여 명에 불과한 면 단위 지역으로 조용하지만 강한 유기농업, 생태마을 홍동은 ‘마을활력소’를 중심으로 ‘갓골어린이집’과 ‘갓골목공실’, ‘풀무학교생협’, ‘씨앗도서관’, ‘밝맑도서관’,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대안학교)’ 등 유기농업과 축산 등으로 순환농업을 하며 지역과 학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곳, 생각의 씨앗을 키워나가는 농민들이 지역을 조금씩 변화시키며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인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대안 찾기에 나서는 곳, 귀농·귀촌 1번지로 알려진 홍동마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홍동마을에는 도서관·은행·유기농 음식점·카페·만화방·서점·목공소에다 동네 의원, 발달장애 청소년교육 시설까지 각종 편의 시설이 있어 3박자(일·교육·생활환경)가 맞아떨어진다. 홍동마을은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을 끌어들여 지방소멸을 막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아동·청년·노인, 토착민과 귀농·귀촌인들이 함께 어울리며 머물게 하는 교육(풀무학교), 머물 수 있는 삶의 터(홍동마을)라는 모델을 체계화하면 지방소멸을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
‘살아서 꿈틀거리는 마을’ 홍동마을은 ‘생명과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마을’로도 통하며 다른 농촌마을에 비해 훨씬 활기차고 미래지향적이다. 연대와 협력과 나눔으로 농촌공동체의 가치 향상을 추구하자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생각하는 농민, 더불어 사는 마을’을 모토로 시민운동가, 마을 회계와 정원 설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화와 소통 속에서 농촌 일자리 창출과 교육 등의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는 마을이다.
농촌 지역의 도시화는 이처럼 상업 시설의 도시화를 의미한다. 농촌의 도시화 전략은 일차적으로 관광객과 청년을 모을 수 있는 상업 시설로 크리에이터와 기업 생태계를 구축한 다음 이차적으로 생태계를 통해 농촌의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는 전략이다. 1단계 상업 시설은 유통 업종에 한정되지 않는다. 특산물을 중심으로 유통, 소매, 식가공, 숙박, 문화시설 등 다양한 6차 산업 콘텐츠를 개발하는 ‘로컬콘텐츠 타운’으로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홍성청년복합문화창업공간 ‘잇슈창고’
지역특산품 기반의 청년창업가 육성을 위한 홍성복합문화창업공간 ‘잇슈창고’는 지역 활력의 핵심주체인 청·장년의 정착과 창업을 지원하고, 귀농·귀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잇슈창고’는 2020년 11월 광천읍 대평리의 10여 년 넘게 방치된 농협 폐창고를 리모델링과 수평·증축하는 공사를 착공해 지난 2021년 말 준공했다. 홍성군은 2020년 10월 행정안전부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사업에 공모되면서 정부양곡 수매 창고를 사들였다. 10년 넘게 방치된 건물을 12억 원(특별교부세 5억 원, 군 예산 7억 원)을 들여 고치고 늘려 535㎡(약 161평) 넓이로 탈바꿈했다.
총 대지면적 2824㎡, 건물 535㎡ 규모의 ‘잇슈창고’는 공유오피스, 스튜디오 오피스, 카페, 공유주방, 북카페, 야외광장 등으로 구성됐다. 건물은 예전에 썼던 서까래와 벽체를 그대로 살려 세월의 더께와 아름다움을 살렸다. 높게 탁 트인 창고 건물의 특성을 살리고 통창을 내 주변 논밭을 시원하게 담았다. 건물은 평소 카페 공간으로 쓰이다 공연장이나 영화관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무공간 제공과 맞춤형 멘토링, 홍보와 마케팅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청년 창업 지원과 더불어 즐기고 먹고 어울림이 동시에 이뤄져 지역을 대표하는 공간이 됐다.
이곳에서는 홍성을 활기 넘치는 청년 마을로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브레인’들이 뭉쳤다. 홍성에서 밀키트와 새벽 배송 사업을 하는 김만이 초록코끼리 대표를 중심으로 청년들이 모여 ‘집단지성’이라는 팀이 만들어졌다. 초록코끼리는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청년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 김만이 대표와 함께 이윤선 채소생활 대표와 산노을 변산노을 대표, 김태우 레이럴 대표 등이 집단지성에 합류한 상태다.
집단지성은 홍성의 농업과 음식에 주목했다. 지역 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알고 보면 홍성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기농업특구로 지정된 지역이다. ‘홍동마을’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유기농업 역사만 무려 50년을 넘기고 있다. 농촌지역 고령화로 손이 많이 가는 친환경농업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집단지성은 50여 년 역사의 홍성 유기농업과 생태농업의 전통을 새롭게 이어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4월 잇슈창고에 입주한 전진표 씨는 홍성에서 키운 돼지로 만든 다양한 소시지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그는 “매장을 내 홍성을 대표하는 최초의 육가공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청년들의 창업공간인 ‘잇슈창고’ 지붕 아래에는 소품, 식품, 찻집 등 다채로운 꿈을 현실로 이뤄가는 만 39세 이하 청년 사장 7명이 모였다. 잇슈창고가 지난 2022년 4월 문을 연 이후로 올해 8월까지 6만 명이 넘게 다녀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입주한 청년 기업의 매출도 잇슈창고가 문을 연 2022년 당시 입주한 7개 기업 총매출액 3억 1000만 원에서 지난해에는 6억 8000만 원으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홍성군의 인구는 2017년 10만 명을 돌파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올해 8월 말 기준 9만 8558명이다. 지난해 6월 기준 홍성군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0.32로 조사됐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지역의 만20~39세 여성 인구를 만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으로,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홍성군은 잇슈창고가 생활인구를 끌어들이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지역이주 청년창업가, 지역대학생, 지역특화산업 관계자들이 유기적으로 소통·교류하고 지역 활성화와 발전을 위한 청년창업공간 겸 주거·문화예술·휴식·여가 기능의 체류형 청년복합문화창업공간 ‘잇슈놀이터’와 ‘잇슈하우스’ 등이 지역민의 문화·예술·여가·소통·교류 공간으로 ‘잇슈창고’가 홍성의 인구감소 위기에 맞서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