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발효 퇴·액비로 친환경·축산농가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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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발효 퇴·액비로 친환경·축산농가 '일석이조'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8.2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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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축산 앞당기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②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 자연순환농업센터 가축분뇨처리시설 중 퇴비제조공장 내부.



97년 설치 연간 7만t 분뇨 처리
밀폐형으로 악취 없어 주민 호응
무취 액비 토양개선 효과 뛰어나 



충남 논산계룡축협은 축산 농가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가축분뇨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고, 자연순환농업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면서 축산 농가뿐 아니라 경종 농가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축산 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지난 1993년 유기질비료공장을 설립한 논산계룡축협은 1997년 하루 평균 가축분뇨 120t을 처리할 수 있는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을 도입했다.
30억원(국비 15억원, 지방비 9억원, 융자 6억원)이 투입돼 9261㎡의 땅에 액비발효 및 저장탱크 7000t 규모와 퇴비저장시설 2146㎡를 설치해 하루 퇴비 60t과 액비 60t 등을 만든다.
가축분뇨 처리 물량은 연간 7만t에 달하고, 액비살포 농경지 면적도 1900㏊에 이르고 있다.

모든 축종의 분뇨를 처리하는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은 특히 양돈 농가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해양투기를 할 경우 분뇨 1t당 처리 비용이 3만원에 달하는 반면 조합을 이용하면 1만5000~1만7000원에 처리할 수 있어 비용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화만 하면 즉시 조합에서 처리해 주기 때문에 다른 농가들처럼 분뇨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시설은 폐수가 나오지 않는 시스템으로 가축분뇨 처리과정에서 악취를 잡기 위해 모든 시설이 밀폐형으로 만들어졌다.
조합사업 이용농가에는 1t당 1만8000원, 미이용 농가로부터는 2만3000원을 받고 분뇨를 수거해 처리하고 있으며, 현재 134농가와 분뇨처리 계약을 한 상태다.
액비 수요자인 경종농가에게는 정부와 논산시의 지원을 받아 신청순서에 따라 전량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 자연순환농업센터 액비처리장 상부 굴뚝 모습.

가축분뇨를 활용해 만든 액비와 퇴비는 특히 경종 농가들에게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냄새가 전혀 없는데다 작물에 유용한 성분이 다량 함유된 고품질 액비 및 퇴비를 연중 공급하기 때문이다.
액비는 수도작 농가의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화학비료값 상승에 따른 농자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농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 논산계룡축협(조합장 임영봉)이 논산시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액비를 뿌린 딸기 포장의 경우 토양개선 효과가 뛰어나 일반재배 포장보다 평균 과중은 9%(1.4g), 수확한 과일 수는 한 줄기당 16%(3.1개), 당도는 8%(1브릭스) 정도 각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경제성도 크게 좋아졌다. 조수입에서 경영비를 제한 10a당 연소득도 1462만원으로 일반재배 때의 1253만원에 비해 17%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박·방울토마토·곰취·수단그라스 등의 경영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액비를 살포할 경작지의 연번을 농가에서 제출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아직 많은 다른 지역에 비하면 논산지역 작물재배농가의 참여도는 이례적일 정도로 높다. 논산지역에서는 지역 6개 농협이 논산·계룡축협과 자연순환농업 협약을 체결했다. 경종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는 축산농가가 양질의 액비를 만들게 했다. 논산·계룡축협 유기질비료공장은 지난해 2월 ‘농림부 우수액비유통센터 지정대회’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역농가들의 퇴·액비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에 대한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축산 농가와 경종 농가의 좋은 평가에다 지자체의 지원에 힘입어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조합의 가축분뇨처리사업은 2008년부터 흑자로 돌아서는 등 조합 경제사업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조합의 자연순환농업센터는 전국의 가축분뇨 관련 담당자들이 가축분뇨처리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들르는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는 등 가축분뇨 선진지 견학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논산계룡축협은 지난 2011년에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 주관으로 열린 제8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기술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논산계룡축협은 환경기술부문에서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인 ‘자연순환농업센터’의 가축분뇨 자원화에 따른 기반조성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 김완주 부장장이 액비 최종테스트를 시연해보이고 있다.

논산계룡축협은 내년에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을 하나 더 설립하고, 가축분뇨 위탁처리 농가도 110농가에서 170농가로 늘리는 등 가축분뇨처리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축산 농가의 액비시설 설치 및 운영방법에 대한 컨설팅사업을 실시하는 등 농가들의 경쟁력 제고에 앞장설 방침이다.
김완주 자연순환농업센터 부장장은 “가축분뇨 퇴·액비를 수박·딸기 등의 선도농가를 대상으로 쓰게 한 뒤 그 우수성을 농가들 스스로 전파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며 “농가들의 퇴·액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만큼 더욱더 품질 좋은 퇴비와 액비를 생산해 논산·계룡지역 일대가 친환경농산물 생산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병양 조합장은 “축산 농가들의 골칫거리인 가축분뇨를 보다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조합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액비살포 면적을 4000㏊까지 늘리는 등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활성화를 통한 축산 농가 및 경종 농가 소득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논산시 관계자는 “가축분뇨에서 나오는 악취와 환경문제를 줄일 수 있고 축산농가의 처리비 5억원을 아끼고 생산된 유기질비료를 써서 10억원의 화학비료를 아끼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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