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희망이다-홍성의 인맥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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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다-홍성의 인맥을 찾아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3.09.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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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한민국 첫 화훼디자인 명장 이지언씨

 

▲ 서울 aT 화훼공판장 사무실에서 이지언 명장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꽃을 사랑한 소녀' 대한민국 화훼명장에 오르다 

조부가 가꾼 화원보며 꽃의 아름다움에 빠져
도 공무원 생활도 포기 꽃을 평생 업으로 삼아
기술보급·후진양성등 국내 화훼산업 발전 견인 

'꽃을 사랑한 소녀' 대한민국 화훼명장에 오르다

 

'꽃을 사랑한 소녀' 대한민국 화훼명장에 오르다

 

'꽃을 사랑한 소녀' 대한민국 화훼명장에 오르다

 

"꽃은 그 자체도로 아름답지만 사람의 손과 꽃과 교감하면 꽃은 더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줍니다." 할아버지가 가꾼 화원을 보며 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꽃을 사랑한 소녀가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꽃꽂이 실력을 지닌 명장이 되어 돌아왔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지난해 화훼디자인 1호 명장으로 선정된 이지언(60) 씨는 홍성여고(17회) 출신으로 우리나라의 화훼시장을 이끌어온 선두 주자다.

대한민국 명장은 동일 직종에서 15년 이상 근무하며 기술발전에 공헌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기능인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칭호다. 다양한 직종에서 대한민국 명장이 배출되는 동안 화훼디자인 분야에서는 명장이 태어나지 않았는데 지난해 이 씨가 화훼디자인 명장 1호로 당당히 인정받은 것이다. 이 명장은 홍성여고를 졸업하고 충남도교육위원회에서 공무원 생활을 할 때도 꽃꽂이와 도교육위원회 행사 때마다 꽃 장식 등을 만들며 끊임없이 화훼디자인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다 이 명장은 '꽃을 평생 업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갖고 1979년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의 청아플라워즈를 열면서 화훼산업에 뛰어들었다. 이 명장은 "꽃을 워낙 좋아해서 공무원을 포기하고 화훼시장에 뛰어들었고 결혼 당시에도 꽃은 절대 포기하지 못한다고 남편에게 말한 뒤 혼인을 했다"며 꽃에 대한 사랑을 말했다.

화원을 경영하면서 단순히 꽃을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연마해 꽃꽂이 사범 1급 자격증을 시작으로 30개에 이르는 수료증과 9개의 민간자격증, 4개의 국가기술 자격을 취득했다. 2003년 석탑산업훈장 수훈에 20여 화훼장식 단체가 힘을 합쳐 창설한 대한민국화훼장식단체총연합회 초대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의 화훼산업을 최선두에서 이끌어 가는 이 명장은 "그동안 토대가 없어서 새롭게 개척해 나가는 일이 대부분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피곤하거나 힘들어 도저히 일을 못할 것 같을 때도 꽃을 만지면 나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면 그 일이 싫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꽃만 보면 힘이 나는 것을 보면 이 일이 천직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명장이 화원 경영을 시작했던 70년대 후반은 물론이거니와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화훼시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낙후한 편이였고 플로리스트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그녀는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 생소했던 플로리스트에 대한 개념을 전파하고 선진지와 교류를 통해 화훼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1992년 해외 유명 플로리스트들을 초청해 코엑스에서 '제1회 플라워 디자인 및 꽃포장 데먼스트레이션'을 개최했다. 또한 1993년에는 국내 최초의 화훼경기 대회이자 장인이 경영하는 화원의 이름을 딴 '청아플라워즈컵 플라워디자인 경기대회'를 창설해 기량을 겨루는 장을 마련해 화훼인들의 기술과 창작 열기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 청와대 사랑방 명장 출품전에 출전한 작품과 함께한 이지언 명장.


이 명장은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화훼시장이 낙후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인식도 낮아 어려움이 많았다"며 "화훼시장의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서 화훼산업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1998년부터는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제위원으로 참여, 화훼의 정식종목 채택을 추진해 국무총리 표창장을 수상했다. 후진 양성에도 힘쓴 이 명장은 제6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금메달을 획득한 두 명의 제자를 지도한 공로로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연구과 기술 보급에도 앞장서 꽃 포장 법에 대한 연구도 병행해 여러 건의 실용신안 및 디자인 등록을 하기도 했으며, 쉽게 시드는 꽃을 오랫동안 아름답게 꾸미겠다는 생각에 '솔리드 플라워'를 익히고 보급하기도 했다. 솔리드 플라워는 생화를 건조해서 특수코팅 한 것으로 장시간 보존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외에도 생화를 조화롭게 배치하는 전통 꽃장식 기법에 화훼디자인 장식기법을 가미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한편 대한민국의 꽃장식 기법의 전형을 만들기 위해 연구 중에 있다. 이 명장은 "일본이나 유럽 등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양식이 있지만 우리는 아직 우리나라를 대표할 꽃장식 양식이 없다"며"우리나라를 대표할 독창적인 양식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의 진산 백월산 아래 소향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 명장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많이 귀여워 해주셨고 당시에 길렀던 꽃밭이나 주변에 있던 복숭아 밭, 딸기 밭 등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지금은 자주 가지 못하지만 홍성을 떠올리면 늘 그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 명장은 멀리 서울에 살면서 당시 중·고등학교 시절 함께 공부하고 청춘을 보냈던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모임을 갖고 있다.

고양국제꽃박람회 꽃문화행사실행위원장,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기술부위원장 겸 심사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 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홍성에서 제 능력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적극 참여해 보고 싶다"며 "나의 재능이 필요하다면 달려갈 각오가 되어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이 명장은 홍성여고 후배들에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필요한 지식을 미리 배우고 익혀 나만의 강점을 만들고 도전정신을 발휘하면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교에서 플로리스트에 관한 궁금한 사항을 요청하면 언제라도 찾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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