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문종합병원 세워 여성 삶의 질 높이는 데 기여할 것"
상태바
"여성전문종합병원 세워 여성 삶의 질 높이는 데 기여할 것"
  • 김현선 기자
  • 승인 2014.08.28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인의료재단 서울여성병원 오익환 이사장

 


금마초 39회 졸업…배구부 활동하며 선수로 활약
경인지역 최초로 시험관 아기 성공한 인물로 꼽혀
충북 옥천서 공중보건의 경험, 산부인과 전문의로  


세상을 향한 아기들의 첫 울음이 터지는 곳, 인천에 위치한 의료법인 아인의료재단 서울여성병원에서 오익환 이사장(57)을 만났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산후조리원, 소아청소년과가 함께 있는 병원인 만큼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병원을 울렸다. 1993년 인천에서 ‘오익환 산부인과’로 시작한 병원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성장했다.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병원, 보건복지부 지정 산부인과 전문병원, 2009년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유니세프 재인증 등 서울여성병원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병원이 됐다. 오 이사장은 경인지역에서 최초로 시험관아기에 성공한 인물로 꼽힌다. “처음 시험관아기를 시도할 당시 전국적으로 성공률이 8~12%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만큼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왜 사람들이 이쪽으로는 연구를 하지 않을까’하기도 했고요”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그의 꾸준한 연구와 노력 덕에 지금은 40%가까운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여성변원의 불임전문센터인 아이알센터(IRC)는 연간 800건 이상의 시험관아기 시술, 연간 1000건 이상의 인공수정을 시행하며, 경인지역 최다 체외수정 및 인공수정 시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성과를 인정받아 서울여성병원은 난임부부 정부지원 지정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난임, 불임은 부부를 포함해 가족에게 큰 고통을 줍니다. 치료기간 동안 신체적 고통도 상당한데, 경제적부담도 만만치 않아요. 특히 제가 처음 시험관 아기에 도전했을 당시에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했는데, 그에 비해 성공률은 아주 낮았습니다. 고통 받는 부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의사가운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그이지만 어렸을 적엔 술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막걸리가 가득 담긴 술 주전자를 들고 들판을 달리던 시골소년이었다. 그는 집 근처 얕은 냇가에서 친구들과 얼음배를 만들어 놀던 기억을 추억했다. 꽁꽁 얼어버린 냇가의 얼음을 깨 일명 ‘얼음배’를 만들어 타고 놀았단다. “얼음 위에 올라타서 막대기로 밀며 배를 탔어요.

하루는 여느 때처럼 그렇게 놀고 있는데 얼음 밑에 깔려있던 메기가 쑥 뛰어나왔습니다. 제 팔뚝만큼 큰 메기였어요. 맨손으로 잡아가지고 냅다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집에 갔더니 아버지가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저는 우물 옆에 도랑을 만들어 메기를 가둬놓고 또 놀러나갔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보니 메기가 없어졌더라고요.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메기가 탈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드신 것 같습니다. 매일같이 아버지의 술심부름을 다녔는데, 그날은 아버지가 저를 찾지 않으셨거든요(하하)” 집 앞 개울은 그에게 친구들과 함께 놀기 좋은 놀이터였다. “고기 잡고 노는 걸 많이 좋아했어요. 냇가에 수멍이라고 물이 지나다니는 구멍이 있는데 그걸 막고 친구들과 물을 마구 퍼냈죠. 물을 다 퍼내고 나면 고기들이 모습을 드러내요. 그렇게 물고기를 잡고 놀았습니다”

금마초등학교를 39회로 졸업한 그는 5학년 때 배구선수로 활동했다. 빠르고 날쌘 덕에 5살씩 차이나는 형들과 한 팀을 이뤄 경기에 나가기도 했다. “당시는 한 두 살씩 늦게 학교에 들어오는 건 다반사고 훨씬 더 늦게 학교에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래서 같은 초등학생이지만 훨씬 더 키 크고 빠른 형들과 같이 운동도 하고 그랬죠” 배구부 활동 중에는 은하초등학교에 아쉽게 패한 기억이 아직까지 머릿속에 남아있다고 한다. “군내 초등학교 대항 배구경기였는데 마지막까지 13대 14, 이런 식으로 한 점차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결국엔 졌죠. 정말 아쉬운 경기여서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놀기 좋아하던 그는 영화 ‘닥터 지바고’를 보고 의사의 꿈을 꾸게 됐다. “사실 영화에서는 의사로서의 지바고의 모습보다는 시인으로 묘사한 장면이 많았어요. 영화 내용자체 보다는 잠깐이지만 의사의 모습을 비춘 장면이 저에게 영향을 많이 준 것 같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그 영화가 ‘의사의 삶을 표현하는 영화’로 각인됐습니다”

어린시절에는 공부를 잘 못했다고 손사래를 치는 그는 의사의 목표를 가지고 서울대 의대에 합격해 의사의 길에 들어섰다. 영화 ‘닥터 지바고’가 그를 의사의 길로 이끌었다면 공중보건의 시절의 경험은 그를 산부인과 전문의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충북 옥천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 그가 맡은 일이 출산을 돕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아기를 많이 받아봤죠. 저는 공중보건의 근무를 마친 후에 전문의 생활을 시작했는데 당시의 경험이 산부인과를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많은 경험이 있다 보니 남들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그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어느 직업보다 보수적이며 창조적이지 않은 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의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펼치는 직업입니다. 실수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많이 보고, 많은 간접경험을 거친 후에 무언가를 해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창조적이지 않다고 말한겁니다” 그는 의사의 친절함에 대해서도 그만의 정의를 내렸다. “친절한 의사란 단순히 상냥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라면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어 환자가 제대로 선택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환자기 자기 질병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1993년 개인 산부인과에서 시작해 이제는 의료재단으로 성장한 아인의료재단 서울여성병원은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익환 이사장은 4년 후쯤에는 인천에 여성종합병원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2009년부터 구상해온 계획이 올해부터 탄력을 받아 추진에 가속도가 붙었다. “여성전문종합병원을 세울 계획입니다. 종합병원으로 지금보다 규모를 키우고 전문화해 경쟁력을 키울겁니다”

그는 여성전문종합병원의 탄생으로 여성들의 삶의 질이 더 나아지길 기대한다. “대부분의 분야가 그렇지만 의료분야도 서울에 그 혜택이 집중돼있습니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은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찾아 서울로 갑니다. 최소 여성들이 힘든 질병으로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로 나가는 일은 없게 하고 싶습니다.

여성전문종합병원이 생김으로써 여성들의 삶의 질이 좀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연구와 투자 등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오익환 이사장은?
△금마초등학교(39회 졸) △홍성중학교 졸 △제물포고등학교 졸 △서울대학교 의학 학사△의료재단법인 아인의료재단 서울여성병원 이사장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