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길과 역사탐방로가 함께… 군산 탁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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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길과 역사탐방로가 함께… 군산 탁류길!
  • 주향 편집국장
  • 승인 2015.05.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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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골목상권 경쟁력 테마로 승부한다 <2>

 

▲ 군산 신흥동의 일본식 가옥인 ‘히로쓰 가옥’.


물류의 중심에서 추억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역사의 숨결과 문학의 향기 남아있는 탐방로
맛있는 먹거리와 볼거리 가득한 골목길 코스
홍성도 문화관광 인프라 골목상권과 연계해야


금요일 이른 아침에 출발해 2시간 만에 도착한 전북 군산의 옛 도심이다. 이곳은 100여 년 전 개항 당시 모습을 그대로 살린 특색 있는 골목이 역사탐방로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때 물류의 중심이었던 군산항이 바로 연결된 기찻길, 1940년대 중반부터 항구와 공장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던 화물 열차는 7년 전 운행을 중단했다. 2km가까운 철길 마을은 이제 추억을 찾는 사람들이 몰리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 철길 마을은 군산항을 오가는 화물열차 운행을 위해 60년 전에 조성됐는데, 열차 운행이 멈춘 이후에도 주민들이 남아있어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관광지로 더 유명해졌다.


1930년대로의 시간여행
탁류길과 아리랑길 코스


요즘 이른바 ‘뜨고 있는 골목, 동네’로 알려진 군산의 탁류길. 이곳은 맛있는 빵집과 짬뽕집 말고도 역사적으로 유명한 거리와 장소를 탐방로를 조성해 유명해진 곳이다. 거리 이름도 탁류길과 아리랑길 코스다. 소설가 채만식의 작품의 주된 배경이라는 의미에서 ‘탁류길’과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 의 배경지가 밀집되어 있어 이름 지었다.

역사적인 숨결과 문학이 배어있는 곳으로 우리 민족의 아픔과 항쟁을 배우고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주제라 할 수 있다. 맛의 길과 역사탐방로가 함께 어우러지며 대도시 직장인들과 연인,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유는 대단한 여행코스보다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요즘의 여행 경향과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근대문화유산 투어코스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을 출발해~(구)군산세관~해망굴~월명공원 수시탑~히로쓰 가옥~초원사진관~이성당~동국사~선양동 해맞이 공원~정주사집 문학비~개복동 예술인의 거리~군산진 사적비~째보선창~해양테마공원주차장으로 돌아오는 8km에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코스다.


전통 일본식 가옥
고우당과 히로쓰가옥


일본식 목조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 지역은 일제시대에 부유층이 거주하던 곳이다. 군산 신흥동 일본식가옥 히로쓰가옥과 고우당이 볼만하다. 집안으로 들어가 보면, 2층 목조건물과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고 다다미식 방들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당시 리어커가 들고나던 쪽문과 집안에 꾸며진 수영장까지 당시 일본인들의 호화로운 생활상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대전에서 온 관광객 신경오씨는 “일제시대 지어진 일본식 가옥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193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것 같다”며 “근현대사로의 여행길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우당 바로 앞에는 일본식 게스트하우스 ‘히노키잠’이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러봤지만 방마다 손님이 가득 차 있고 벌써부터 성수기여서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관광객 강태성 씨는 “이곳 군산이야말로 일제 찬탈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곳인데 치욕적이지만 이것도 한국의 역사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니 느껴지는 감흥이 새롭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 동국사


1913년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승려 우치다에 의해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된 동국사는 한국의 전통사찰과는 다른 양식을 띠고 있다. 주요 건물은 대웅전, 요사채, 종각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8.15광복 뒤 김남곡 스님이 동국사로 사찰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현재까지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은 모두 없어지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법당 내부 공간을 일부 수리한 것 빼고는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특히 동국사 대웅전은 2003년에 등록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됐다.

사찰 입구, 주민들이 떠난 좁은 골목은 벽화 거리로 탈바꿈했다. 골목길 가꾸기 사업 차원에서 한 예술가 단체가 나선 것이다. 군산항을 중심으로 넓게 흩어진 근대 문화유산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한 골목길 프로젝트를 통해 결실을 맺은 곳이기도 하다.

 

 

 

 

 

 

 

 

▲ 빵을 사기 위해 이성당 앞에 줄을 선 관광객들.

 

 


국내 최초의 제과점
100년 전통 군산 이성당


군산 이성당 빵집은 1919년 일제시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이즈모야제과점을 1945년 이성당으로 개명하고 지금까지 한곳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빵집이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성당의 대표적인 빵은 앙금빵과 야채빵이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빵을 사기위해 늘어서 있는 줄이 50m에 이른다. 주말에는 대략 2000여 명의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이곳의 앙금빵과 야채빵을 사기위해 장사진을 이룬다고 한다.

앙금빵과 야채빵에 대한 관광객들의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취재를 온 만큼 먹어는 봐야 할 것 같아서 줄을 기다려 앙금빵 5개와 야채빵 5개를 겨우 샀다. 왠지 소중한 보물을 얻는 것 마냥 들뜨기도 하고 색다른 맛도 있었다. 줄서서 먹는 맛이 이런 것인가 싶을 만큼 꽤 괜찮았다. 개인적으로는 피가 얇고 팥앙금이 듬뿍 들어있는 앙금빵이 더 맛있다.

이성당 관계자는 “한곳에서 100여 년 가량 오직 빵 한가지만을 만들어 왔다”며 “당시 그 맛 그대로를 살리고자 매일 정성을 다해 만들고 있다”며 지금까지 몇 대를 이어 이성당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 이성당에 빵을 고르고 있는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속 초원사진관


탁류길을 거닐다보면 1998년도에 개봉한 한석규 심은하 주연에 ‘8월의 크리스마스’속의 ‘초원사진관’을 만나게 된다. 당시 영화 제작진은 세트 촬영을 배제하기로 하고 전국의 사진관을 찾던 중 여름날의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차고를 발견하고 주인에게 어렵사리 허락을 받아 사진관으로 개조했다. 촬영이 끝난 뒤 초원사진관은 주인과의 약속대로 철거되었다가, 이후 군산시에서 영화 속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사진관 한쪽 벽면에는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가 상영되고 있고 또 다른 벽면에는 영화 속 주요장면들이 액자에 담겨있다. 초원사진관의 또 다른 매력은 늘 이곳에서 관광객들을 반가이 맞아주는 일명 사진관 아저씨다. 사진관 의자에 앉으면 아저씨가 90년대 스타일의 포즈로 사진을 찍어주는데 촌스러운 포즈가 제법 쏠쏠하니 재밌다.

정원의 집과 초등학교 등 영화 촬영의 대부분은 이 초원사진관 인근에서 이뤄졌다. 인근 초등학교를 가면 당시 한석규와 심은하가 타던 그네도 타 볼 수 있는 매력 만점의 영화투어 코스로 연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홍성문화컨텐츠 상품화
군산탁류길에서 배우다


홍성은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홍주읍성을 비롯해 홍주목, 홍주관하, 천주교성지 등이 원도심 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 문화적 인프라와 콘텐츠를 바탕으로 골목상권과의 긍정적인 조합을 만들어낸다면 탁류길의 사례처럼 침체된 상권의 회생은 물론 1박2일의 관광 상품의 가능성도 전망해 볼 수 있다.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홍성의 문화 관광 인프라를 골목상권과 연계해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홍성군은 골목상권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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