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골목길, 스토리와 디자인을 입혀야 뜬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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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골목길, 스토리와 디자인을 입혀야 뜬다 <8>
  • 한기원·장윤수 기자
  • 승인 2015.09.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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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역사문화도시 나주, 흙돌담 골목길 스토리사업

 

▲ 나주읍성 골목의 흙돌담길엔 스토리가 담기면서 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나주시, 역사·문화적 가치 등 활용 명품 골목길을 관광상품화
나주읍성 안 남아 있는 옛 골목길과 문화유산 자원으로 활용
탐방에 필요한 스토리북과 지도 제작, 안내판·이정표 등 설치
도시재생이나 마을만들기 주체, 반드시 주민들이 중심이 돼야


사라져가는 마을의 좁은 고샅길과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구불구불한 흙돌담길이 관광 상품으로 개발돼 관광상품으로 뜨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지역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나주읍성 골목길 투어’ 관광상품 개발이 추진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37호로 지정된 호남의 대표적인 읍성유적인 나주읍성은 원도심 안에 유적이 산재해 ‘살아 숨 쉬는 도시유산’으로 보존과 활용 측면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홍성의 홍주성과 비슷한 여건인 곳이다. 나주읍성 안에는 고려~조선시대 전라남도를 관할했던 나주목 관아가 밀집 보존돼 있어 조선의 도시를 이해할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으로 불린다. 나주시는 이 같은 역사적 가치 등을 활용해 명품 골목길 투어 관광상품을 만들고 있다.

‘나주읍성 골목투어 상품’은 읍성 내 밀집된 역사자원을 옛 골목과 연계해 크게 동부길과 서부길로 관광코스를 개발했다. 나주읍성 골목길 투어 상품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읍성의 도시공간을 관광상품화 하는 만큼 명품 문화관광 상품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홍주읍성의 경우도 단계적 복원이 진행되고 있다. 홍주성 성벽길과 홍주천주교 순례길을 연결하는 코스개발 및 상품개발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천년의 역사문화도시 홍주도 이러한 측면에서 골목길과 순례길에 스토리와 디자인을 입히면 충분히 뜰 수 있는 곳이라는 기대다.

나주시가 원도심의 가치보존과 나주읍성권 관광활성화를 위해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선보인 ‘나주읍성 골목길투어’는 나주읍성 안에 남아 있는 옛 골목길과 문화유산을 자원으로 삼아 고려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천년 여 동안 이어져 온 나주의 진면목을 돌아보는 이야기가 있는 역사체험 상품이다. 나주읍성은 호남의 대표적인 읍성유적으로 다른 지역의 읍성유적과는 달리 지금까지 읍성 내에 원도심을 유지하고 있어 살아 숨 쉬는 도시의 역사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나주읍성 골목투어 동부길은 조선시대 동부면에 해당하는 길로, 주로 일제강점기에 개발된 근현대 역사를 중심으로 약 5㎞코스로 2시간이 소요되는 자전거 코스다. 금성관을 출발해, 옛 금남금융조합, 나주극장, 나주잠사, 옛 나주경찰서, 전라우영터(천주교순교지, 동학군 처형지, 정석진 처형지), 나주역 댕기머리 사건의 주역 이광춘 생가, 옛 나주역길, 무형문화재 나주반 전수교육관, 동점문, 옛 인덕정 터, 동점문 밖 석당간, 북망문지, 나주성당과 까리따스수녀원 한국 본원, 김중민 가옥과 불로주조장, 사매기를 거쳐 금성관으로 돌아온다.

서부길은 조선시대 서부면에 해당하던 길이며, 조선 향리들이 살던 전통동네를 걸어서 둘러보는 약 3km 코스로,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금성관을 출발해 의열각, 나주목 문화관, 정수루, 목사내아, 보리마당길, 이야기 흙돌담길, 서성벽길, 나주향교, 서성문길, 이로당과 등 굽은 소나무, 명당거리와 예조당, 사매기와 향청터(나주수세거부운동 기념비), 사창거리와 팽나무, 연애고샅, 나주천 중앙교, 남파고택을 거쳐 금성관으로 돌아온다.

 

 

 

 

▲ 나주읍성벽.


이들 거리를 둘러보는 동안 이야기꾼들은 고려 현종 몽진사건과 나주 궤서사건, 김천일 의병장 출병식, 단발령 의거, 동학농민혁명 당시 나주목사 민종열과 전봉준의 목사내아 단독회담 등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풀어내게 된다. 이를 위해 나주시는 탐방에 필요한 스토리북과 지도를 제작하고, 각 지점별로 스토리 보드, 바닥 사인볼, 안내판, 이정표 등을 설치하고 무인자전거 시스템과 자전거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길라잡이 역할을 할 ‘나주 이야기꾼 양성강좌’가 매주 목요일 저녁 나주향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종 선발과정을 거쳐 나주관광도우미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도심 골목길 투어는 일찍이 대구시 중구에서 ‘대구읍성의 부활’을 기치로 주민주도의 근대역사문화벨트 만들기 사업을 통해 골목길문화를 지역의 문화관광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나주의 골목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집은 조선 후기의 전통적인 양반 가옥으로 꼽는 ‘나주 남파고택(羅州 南坡古宅)’이다. 1884년에 남파 박재규가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30년대에 마지막으로 개축한 뒤 현재 박경중 씨 부부가 살고 있는데, 관아의 형태로 만든 이 집의 건물은 초당, 바깥사랑채, 아래채, 헛간채 등 모두 7동으로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변천과정을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19세기 후반 남도지방 상류주택의 구조가 잘 나타나 있고, 집안에 보존하고 있는 각종 민구류, 공예품(특히 각 지방별 종이류) 등이 시대별로 잘 갖추어져 있어서 호남 나주지방의 생활문화 연구에 큰 자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나주 남파고택(羅州 南坡古宅)’은 호남지방의 대표적 양반집으로서 상당한 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는 특징을 살리고, 집안의 내력과 함께 시대적 특징이 잘 간직된 19세기 후반의 전남지방 반가로서 민속학적으로나, 건축학적 가치 등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당초에는 전남나주 문화재자료 나주 박경중가옥(제153호)으로 지정(1987. 6. 1)되었으나 신청(2008. 6.24)을 받아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263호로 지정(2009.12.17)되었다.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나 현재 박경중·강정숙 부부가 살고 있는 개인공간이기 때문에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나주읍성을 테마로 특색 있는 골목여행길을 조성하기 위해 나주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나주읍성도시재생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나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골목투어 여행상품 개발과 관련해 이해당사자인 시민과 단체, 나주시 관련부서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시는 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금성관에서 목사내아, 보리마당길, 서성벽길, 서성문, 나주향교, 사매기와 향청터, 연애고샅, 남파고택을 잇는 서부길 경관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주읍성주민협의체 김준 사무국장은 사업예정지 11곳 중 문화재 관련 검토가 필요한 곳과 주민동의가 필요한 사유지 사용 동의 여부, 화단 조성지 수종 결정, 벽화 그리기 여부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성문 주변 골목길의 경우 흙돌담길 경관을 살려 옛 정취를 살릴 것과 사업을 용역업체에 일괄적으로 맡기지 말고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마을 가꾸기에 대한 자부심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 등을 제안했다고 한다. 아울러 금성관과 인접해 있는 연애고샅의 경우 당초 벽화와 사랑의 리본(열쇠)달기 등이 계획돼 있었으나, 다른 지역에서 하고 있는 방식 보다는 밤길에 더 인상적인 LED벽화, 식물벽화, 지역주민들의 정서와 환경에 맞는 벽화 등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주읍성주민협의체 박경중 회장<사진>은 “옛 골목과 문화유산을 대상으로 스토리 중심의 관광상품화를 위해 계획한 ‘나주읍성 골목길 투어’사업에 있어 특히 당산나무와 담장도 역사와 연도가 있기 때문에 주변 환경과 어울리게 조성을 해야 하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주민들에게 위화감과 이질감을 주는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도시재생이나 마을 만들기의 주체는 반드시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주읍성 골목길 투어 상품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읍성이라는 도시공간을 관광상품화하는 것인 만큼 나주뿐 아니라 한국의 대표 문화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아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오기 위한 시민들과의 소통과 협력, 주민들의 노력을 지켜볼 일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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