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골목길, 스토리와 디자인을 입혀야 뜬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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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골목길, 스토리와 디자인을 입혀야 뜬다 <9>
  • 한기원·장윤수 기자
  • 승인 2015.12.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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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원도심골목길, 스토리텔링 역사문화브랜드화

 

▲ 울산시 중구의 원도심 골목길은 스토리텔링을 입힌 역사문화 브랜드화로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원도심 골목길에 스토리텔링을 덧입혀 문화브랜드화 방안모색
울산시, 흉물스런 골목길을 새롭게 단장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
현대사 상징인물 고복수, 골목길에 등장시켜 과거·현재 공존케
신화예술마을 미술프로젝트, 담과 건물에 벽화·조형물 등 설치

원도심 골목길에 스토리텔링을 덧입혀 문화브랜드화 방안모색울산시, 흉물스런 골목길을 새롭게 단장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현대사 상징인물 고복수, 골목길에 등장시켜 과거·현재 공존케신화예술마을 미술프로젝트, 담과 건물에 벽화·조형물 등 설치

 

울산광역시 중구가 원도심 골목길에 스토리텔링을 덧입혀 문화브랜드화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사업명은 ‘골목길 아트 프로젝트’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설팅단 자문을 바탕으로 원도심 문화의 거리와 주요 골목길을 문화와 예술, 삶과 역사가 서린 공간으로 차례차례 탈바꿈 시키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첫 사례는 중구 문화의 거리 옛 마로니에커피숍 옆 비좁은 골목길로 이미 정해져 골목을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1억여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지역대학인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와의 컨설팅을 통해 2년여 동안 중구 원도심의 골목길 현황을 분석하고 원도심의 역사문화자원을 조사하는 등 문화브랜드화 작업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는데 집중해 온 결과다. 이를 위해 지역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이 현장을 직접 누볐고, 최근에는 지역 예술인과 신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주민과 함께하는 청소 프로젝트’ ‘누구나 쉬어가는 의자 만들기’ ‘벽낮추기·벽허물기 프로젝트’ ‘주민들이 만드는 골목길 스토리 잡지’ 등의 프로그램이 성공, 원도심 골목길의 역사문화브랜드화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예술인과 문화공간 운영자들로 구성된 ‘폴리폴리’를 결성, 원도심에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는 신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울산대 허영란 교수는 “원도심 골목길의 환경을 정비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지나온 삶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도록 스토리와 디자인을 겸한 작업들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사업의 취지에 어울리는 구체적인 사업안을 강구하는 단계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공디자인이 될 수도 있고 빈터와 빈집을 활용하는 공간창출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골목길의 공간자원과 스토리텔링을 연계, 어떻게 연결하여 최적의 동선을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울산시 중구는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는 이면 골목길의 회생을 위해 ‘제1차 골목길아트 프로젝트(성남동 똑딱길-회귀하는 연어들의 골목)’를 추진했으며, 그 ‘속편’ 격으로 고복수 길 조성 사업을 기획했던 것이다. 장소는 원도심 전체 골목길 7구간 중 가마솥돼지국밥주차장~어반라운지커피숍에 이르는 구간이다. 이곳에 ‘타향살이’, ‘짝사랑’, ‘이원애곡’ 등을 불러 193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고복수(1912~1972) 가요의 가사를 재즈의 감성으로 재해석, 시화로 영상화한 스토리월을 조성한다는 게 중구의 구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급속한 경제성장기인 1980년대에 시계바늘이 멈춘 듯한 이 골목길의 시간적 배경을 고복수의 전성기인 1930년대 뿐 아니라, 울산이 공업도시로 지정되면서 전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장밋빛 꿈을 안고 울산의 성남동으로 몰려들었던 1960년대를 회상할 수 있도록 재현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 보이기에 치중한 골목으로 꾸미기보다는 소리로써 보여 지고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장소를 만드는 등 이동을 위한 골목길이 아닌 체류를 위한 특화된 장소로 조성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중구는 이처럼 현대사의 상징적인 인물인 고복수 선생을 골목길에 등장시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콜라보 스페이스 조성에 성공할 경우,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뉴올드컬쳐(New Old Culture) 골목길이 중구의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구 원도심의 당면과제이기도 한 우정혁신도시와 구도심간의 공존문제를, 뉴올드컬쳐로 재탄생한 골목길 브랜드화를 통해 해소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어 보인다.
 

▲ 벽화마을인 신화마을 안내도.

중구청 문화관광담당 관계자는 고복수 길 사업이 아직 기획단계라는 전제 아래 “고복수 선생은 일제 강점기 때 활동한 저항가수로 한국 대중가요사에 큰 업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아픈 한국 현대사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면서 “울산 병영에서 자란 그가 가수 데뷔 전 거닐었음직한 골목길을  향후 도시재생사업과 연계 가능한 특화된 공간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년 개최 중인 고복수 가요제 주최 측과 협의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구성할 계획”이라는 부연설명이다. 

또한 울산시의 지자체들이 흉물스런 골목길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울산 중구는 원도심 골목에 스토리와 디자인을 입히는 ‘골목길 아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사업비 1억2000만원을 들여 복산2동 도화골길과 울산중학교 담벼락, 태화동 화진3길 계단, 병영2동 동천강변 산책로 일대를 벽화와 설치예술품 등으로 꾸몄다. 동구도 대왕암공원 앞 슬도 내 성끝마을에 골목길 단장사업으로 벽화를 그렸다. 한편 남구 여천로 일대의 신화마을은 울산의 대표적인 벽화마을로 꼽히는 곳으로 마을미술관과 신화예술인촌이 있다. 신화마을은 1960년대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되면서 당시 매암동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정착한 이주민마을이다.

신화예술마을 미술프로젝트, 담과 건물에 벽화·조형물 등 설치들이 화목하게 잘 살자는 의미라고 한다. 울산은 1962년 이후 눈부신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으며 오늘날 한국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로 자리매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근대적 개발 이미지와 함께 다양한 현실적 한계를 노정하기도 하였다. 오늘날 울산은 이를 극복하고 보다 품격 있는 도시로서의 위상을 갖고 한국의 대표적인 미래도시로의 전망을 모색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창조적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신화마을은 현재 울산 유일의 예술마을로 거듭나고 있으며, 특히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으로서의 ‘마을기업’을 설립했다. “창조적 문화도시 울산의 가장 저변의 힘은 무엇보다 문화적 삶을 지향하는 시민의 의식이며 이를 고양시키고 지원하는 행정과 지역 문화예술가들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신화마을의 예술마을로의 모색과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하는 마을공동체로의 마을기업 구성은 무엇보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마을은 비좁은 골목 등 열악한 환경으로 수십 년 동안 울산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인식됐다. 2010년부터 담과 건물에 벽화와 조형물이 설치하는 등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지금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관광코스가 될 만큼 명물 거리로 바뀌고 견학 오는 사람들도 많아져 마을 정취도 완연히 달라졌다”는 것이 이 마을 해설사의 설명이다.

신화경로당에서 만난 마을주민 진춘성 씨는 “본래 영화 ‘고래를 찾는 자전거’라는 영화에서 벽화마을 촬영지로 선정되면서 일부 마을을 벽화로 조성했는데 이후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주최한 ‘2010마을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울산 남구청과 지역의 작가들이 힘을 합해 벽화를 그리고 하면서 미술마을로 변해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남구청 관계자는 “낙후지역을 방치할 수는 없어 지자체마다 적은 비용으로 마을을 정비하고자 공공미술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신화예술마을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쉼 없이 찾아오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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