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을 작은 박물관도시로 만들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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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을 작은 박물관도시로 만들자<2>
  • 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15.12.0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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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작은박물관·사적공원도시 브랜드화 하자

홍성의 경쟁력은 아무래도 유구한 역사자원과 문화유산
역사문화 통해 충남도청소재지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박물관·유적공원 건립 유물보존·후세교육·관광자원 활용
지역박물관 연계, 작은박물관도시로 상징과 지역브랜드화

 

▲ 결성농요농사박물관 내부 전시모습.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도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생활, 지리적 자연환경 등이 어우러지면서 지역성을 형성하게 된다. 여기에 경제적 가치까지 갖추면 곧 지역의 경쟁력이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때는 우리나라에서 창조도시, 혁신도시, 브랜드화, 관광 활성화 등의 정책 등이 크게 유행했다. 이는 도시 자체를 상품화하는 행정이 크게 성행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를 바라보는 눈도 변화하고, 추세도 바뀌었으며 지역의 민심도 변화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전략도 수정되고 변화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현실상황에 직면했다. 지금은 지치고 병든 도시, 온갖 소음과 불빛으로 인해 신경과민에 걸려버린 도시라면, 앞으로는 차분하고 소박한 도시, 일상의 풍경이 살아 있는 삶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의미 있는 변화에 의해 상업·전시주의로 일관하는 대규모 이벤트, 한시적 정책추진은 예전과 같은 관심이나 호황을 누리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 문제의 핵심은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는 성과주의적 사업추진과 보여주기식 전시성 사업들이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지역의 정치적 풍향에 따라 부풀려지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급기야는 지역의 주민들도 없고, 정체성도 상실되면서 오직 극단적인 화려함과 성과위주의 전시추구라는 사업과 정책으로 일관되면 정말 곤란하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 홍북석택리 환호유적공원 모습.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홍성의 경쟁력은 아무래도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역사와 문화, 주민들의 특징적인 삶이 오롯하게 살아 있는 천년의 역사도시, 홍주를 오직 요란한 구경거리로 화장하고 온갖 호들갑스럽게 덕지덕지 분장만 하는 상황이 된다면 결코 그것만은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랜 역사와 문화, 삶을 싸구려 물건으로 내다파는 풍조가 만연하니, 역사와 문화와 삶 전체를 장터에 내다파는 희생만 거듭 치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그것이다. 이렇듯 사회적 변화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할 마음조차 없었던 홍성이라고 해도 도시의 현재적 운명과 과거의 역사문화를 통해 충남도청소재지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일은 필수적 과제이다. 이러한 과제를 전제로 지역을 박물관과 미술관, 유적공원 조성 등의 특성을 살려 도시를 브랜드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더하는 대목이다. 특히 박물관은 예술, 역사 심지어 식품이나 전자 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중요한 자료나 물품을 수집하고 보관하며, 일시적이든 장기적이든 물품들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역할을 한다. 박물관은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며, 대개 큰 박물관은 수도나 유명한 도시에 위치해 있다. 대개 박물관은 어린이, 성인 등 일반인들에게 다양한 행사 및 체험을 제공하는데, 특정한 주제의 강의, 지역의 문화나 전시회, 영화, 공연을 주최한다. 또한 현대 박물관의 흐름은 주제를 넓히고, 일반인들의 참여를 확대시키는 것 등이 있다. 박물관은 일정한 요금을 요하는 곳도 있고, 무료 관람이 가능한 곳도 있다. 박물관은 보통 수익을 요하거나, 일반인들을 상대로 전시물을 판매하지 않는 곳도 있지만, 오늘날의 박물관은 사람들에게 다량의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홍성은 예로부터 충절과 서민문화로 대변되는 역사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박물관 건립과 유적지공원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홍주성 복원과 충남도청신도시 조성, 홍북 석택리의 원삼국시대 유물유적의 발굴을 계기로 내포문화권 개발계획과 맞물려 박물관을 건립하여 유물보존과 후세교육 및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유물유적 발굴지역에 사적공원 등의 조성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고려말의 충신 최영 장군, 지조와 절의를 지킨 성삼문 선생, 청산리전투의 영웅 김좌진 장군, 승려이자 민족시인이며 독립운동가인 한용운 선사, 홍주의병 등 근현대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이 홍성을 중심으로 배출되었음에도 체계적인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충남의 공주·부여가 왕조문화의 지역이라면 이와 구별되는 홍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독특한 서민문화는 선조들의 생생한 삶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적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서민문화와 근대사의 중요 역사적 인물들을 재조명할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이야말로 지역주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역의 박물관은 지역의 역사문화유산 복원과 지역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박물관과 유적지 등은 다양한 교육과 역사문화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그곳에 가면 ‘무엇이 있다’는 인식으로 꾸준히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박물관’이나 ‘늘 똑같은 유물인데 무엇을 또 보러 갈 필요가 있느냐?’가 아니라 주민들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직접 ‘듣고 체험하며 얻는’ 박물관이나 유적공원으로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과제다. 현재 홍성에는 홍주성역사관을 비롯해 결성농요농사박물관, 홍성민속박물관, 한국식기박물관, 신동리 마을박물관 등과 홍성의 역사인물들의 기념관과 미술관, 인근지역의 박물관, 미술관, 역사인물들의 기념관과 유적지 등을 연계한다면 충분히 도시브랜화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최근에는 홍북 석택리 유물유적지의 발굴을 계기로 ‘동아시아에서 처음 발굴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중요한 유적지로 관리 주체인 충남도와 홍성군이 발굴유적지 보존관리 방침에 따라 원형복원과 함께 국가 사적지 지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사적지 공원조성과 함께 박물관을 조성해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물의 보관과 교육적 활용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충남도청내포신도시와 홍성을 결성농요농사박물관, 홍성민속박물관, 식기박물관을 비롯해 주변지역의 작은 박물관 등과 연계하여 홍성과 충남도청신도시를 작은박물관 도시로 상징화하여 지역의 브랜드로 활용하자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발굴조사 자문위원인 이남석 공주대 사학과 교수는 “석택리 환호유적 주변 일대에 청동기시대에서 백제시대까지 시대별 매장문화재가 널리 분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환호유적을 비롯해 주변 일대의 매장문화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로 홍북면 석택리 환호유적 주변 일대에 매장문화재가 널리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에 주변을 포함한 발굴지역에 사적지공원 조성과 함께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을 보관할 수 있는 박물관 등을 설립해 문화재 및 발굴 유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충청남도와 홍성군도 문화재청 심의를 통해 국가 사적지 지정이 이뤄지면, 환호유적 일대에 대한 확대 추가발굴을 통해 사적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충남도청이 이전한 신도시와 홍성을 상징할 수 있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들은 “홍북면 석택리 주변의 환호유적에 대해 마한 54개 소국 중 석택리 일대는 목지국과 감계비리국의 수도였거나 집단주거지였음이 분명하다”는 입장과 “청동기시대부터 물과 인접한 구릉지에 거주를 시작하면서 원삼국시대까지 집단주거지를 이룬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우후죽순 건립된 지역의 각종 공립박물관들이 전시성 내지 단체장의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역의 박물관은 진정한 주민들의 역사, 문화공간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전시유물 등의 보존과 관리에 대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홍성의 경우 모처럼 지역에서 출토된 귀중한 역사문화유물을 환수해 많은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른 지역에 비해 뒤지지 않는 가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홍주성 복원과 맞물려 발굴되는 각종 유물의 전시와 더불어 박물관이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공연 등의 콘텐츠를 계속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유적공원 등이야 말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전시, 교육, 문화, 체험 등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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