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한 몸 되어 오감체험하는 ‘정다운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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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한 몸 되어 오감체험하는 ‘정다운농장’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04.14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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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농촌학교와 마을을 잇는다③

장곡면 대현리 ‘정다운농장’

밭과 논농사·축산 순환하는 생태 지향 한우농장

목초지에서 풀뜯는 소와 쇠똥구리 관찰하는 곳 

각종 생태체험·농사체험으로 교사·아이들 호응

계절별 특색있는 체험과 연중 체험학습 이뤄져

정다운농장에서 방목 중인 한우들.

지난 1997년부터 친환경 농사를 지어 온 이성자 대표(46)는 지역 생협과 거래하며 판로를 개척해 나갔다. 그러던 중 소비자들이 직접 생산지를 방문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2005년부터 농촌체험을 실시하게 됐다.

“아이들이 이런 농촌에 오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각종 곤충부터 동, 식물, 농작물이 자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면서 오감을 키워주는 교육이 이뤄지죠.”

특히 생태에 관심이 많은 교사들이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 생태체험 및 교육의 장으로 이 대표의 농장을 자주 찾아왔다. 이후 꾸준히 소비자들이 농장을 방문함에 따라 이 대표는 농촌체험관광협의회 조합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이 대표는 농업진흥청 사업의 일환으로 농촌교육농장인 ‘정다운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딸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정다운 농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이름을 지었다. 정다운농장의 특색은 홍성의 대표적 특산물인 한우를 목초지에서 방목하며 기른다는 점이다. 소가 축사에 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가 풀을 뜯으며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아이들이 직접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목초지에서 자라는 소들은 자연스럽게 바닥에 똥을 누고, 그 똥 주변에는 쇠똥구리들이 돌아다니게 됩니다. 처음에는 소똥이 더럽다며 코를 막던 아이들도 쇠똥구리를 관찰하며 직접 똥을 만져보기도 하고, 그야말로 자연과 한 몸이 되죠.”

체험 참가자들이 소에게 풀을 주고 있다.

이 대표는 아이들이 소에게 지푸라기나 곡물 등의 사료와 생풀을 줄 수 있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가 좋아하는 먹을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하기도 한다. 소는 깻잎과 같이 향이 강한 풀은 잘 먹지 않는데, 이와 같은 사실을 아이들이 직접 먹이를 주며 배울 수 있게 한다고.

“저희 농장에서는 각종 생태체험과 농사 체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사는 대량으로 짓기보다 아이들의 체험을 중심으로 소량 다품목으로 생산하고 있죠.”

정다운농장에서는 현재 ‘정다운 나무들’ 과 ‘정다운 들꽃들’, ‘정다운 동물들’ 등의 생태체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주변 나무에 대해 공부하고 들꽃이나 곤충을 관찰하고 살펴보는 교육과 학습이 이뤄진다. 생태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봄부터 겨울까지 달라지는 나무의 특징에 대해서 일지를 쓰는가 하면 곤충에 대해서 학습하기도 한다. 특히 계절별로 관찰할 수 있는 곤충의 종류도 다양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빛과 물이 흐르는 세상’이라는 제목의 농사체험과 ‘정다운 텃밭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각종 농작물을 심고 가꾸는 것부터 수확의 과정까지를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는데, 쌀, 표고버섯, 브로콜리, 대파, 양파, 단호박, 오이, 옥수수, 콩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특히 수확체험은 단순히 수확을 해 보는 것을 넘어서 직접 수확한 농작물로 요리까지 해 보는 체험을 함께 진행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와 교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수확기가 아닌 시기에도 유기농산물을 넣은 소시지 만들기 등의 연중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음식만들기 체험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정다운농장에서 만든 소시지.

“교육을 오랜 기간 진행하다보니, 고정적으로 저희 농장을 찾는 이들도 점차 늘 어나고 있습니다. 장곡지역아동센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있 으며, 최근에는 느티나무 어린이집의 장 애아동들의 체험 문의도 들어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홍성유기농의 한우 시범농장이기도 한 정다운농장은 지난 2005년 우리나라에서 민간인으로는 처음 ‘전환기 유기축산’ 인증을 받았다. 경종(논, 밭 농업)과 축산이 순환하는 생태를 지향하고 소비자와 함께 가꾸는 정다운농장에서 사육중인 한우도 소비자의 출자로 입식된 한우며, 다 자란 한우는 생 산자와 소비자의 생태적 순환을 일궈가게 된다. 정다운농장에서는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재미라는 설명이다. 봄철에는 봄나물이나 딸기 따기 등의 수확체험과 쑥개떡 만들기, 유기축산 현장견학, 딸기 염색, 잼 만들기, 환전 부치기 등의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또 여름에는 감자 캐기나 토마토 따기, 옥수수 따기 등 수확체험과 농촌 일손돕기, 물놀이, 물고기 잡기, 유기축산 현장 견학, 토마토 심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정다운농장 주변에는 맑은 개울이 흐르고 있어 가재나 다슬기를 잡을 수도 있다. 가을에는 가을걷이와 밤 따기, 고구마 캐기 등의 수확체험과 가을걷이 나눔의 잔치, 솟대 만들기, 유기축산 현장견학, 떡 만들기 등의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겨울에도 김장 담그기나 정월대보름 쥐불놀이, 눈 썰매 타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자유학기제 관련 체험을 원할 경우 010-6421-1487로 문의하면 된다.

논과 밭을 뛰놀며 체험을 할 수 있는 정다운농장.
정다운농장.

 

미/니/인/터/뷰 - 정다운농장 이성자 대표

“단순 체험보다 지속 체험 가치 커”

이성자 대표.

이성자 대표는 일회적인 체험보다는 지속적인 체험의 중요성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자유학기제의 경우 일회적인 체험으로 그칠 가능성이 큰데, 아이들의 진로와 사고력 확장 등을 위해서는 여러 차례의 체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루정도 농장에 왔다 가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사실상 깊이있는 체험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순체험 위주로 가다보면 아이들의 흥미도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죠. 지속적인 체험이 진행되면 어떤 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체험을 진행할 수도 있고, 아이들의 깊이 있는 사고력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특히 농촌 농장의 특성상 계절마다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무 한 그루를 보더라도 꽃을 틔우는 봄과 잎이 나오는 여름,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과 앙상한 가지의 겨울이 다르듯 아이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폭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의 본래 취지도 아이들의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죠. 그것에 발맞춰 지속적인 체험이 이뤄질 수 있다면 보다 큰 수확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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