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축산의 의미, ‘고기’ 아닌 ‘퇴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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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축산의 의미, ‘고기’ 아닌 ‘퇴비’에 있다
  • 글=장윤수 기자/사진=한기원 기자
  • 승인 2016.07.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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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친환경 축산의 미래, 유기축산에서 답을 찾다 <2>

‘밭을 검게 한다’는 ‘축’(畜)자서 진정한 축산의미 찾아
축산은 ‘고기’ 생산 아닌 내 밭에 쓸 ‘퇴비’ 생산 목적
1950년대 가축에 곡류 먹이면서 오메가6 비율 높아져
건강한 배합사료로 오메가3·6 1:4 비율 축산물 생산해

 

유기축산에 관심을 가진 농장들의 특징은 ‘냄새’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축산업은 냄새가 100% 존재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친환경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하고 건강한 사육 환경을 구축할수록 냄새가 크게 줄어든다. 충남 예산에 위치한 가나안농장(대표 이연원) 역시 마찬가지다.

가나안농장 이연원 대표는 축산의 의미가 기본적으로 ‘고기’가 아닌 ‘퇴비’에 있다고 강조한다. 현대사회 대부분의 축산 농가는 양질의 고기 생산에 목표를 두고 운영이 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축산은 퇴비 생산에 본질적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근거를 축산(畜産) 중 축(畜)자에서 찾는다. 밭 전(田)자 위에 검을 현(玄)자가 자리 잡은 ‘축’(畜)자는 ‘밭을 검게 한다’ 즉, 비료를 생산하는 것이 기본 원리임을 글자 자체에 담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분뇨를 부숙시킨 퇴비보다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퇴비는 냄새와 양이 많고 지저분한데 비해 화학비료는 농축이 잘 돼 있어 적은 양으로도 많은 밭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학비료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지양해야 할 존재다.

이 대표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모든 축산 농가는 내 농지에 뿌릴 수 있을 만큼의 양질의 퇴비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축산이라고 강조한다. 그 양을 넘어서게 되면, 그때부터 환경이 오염되고 축산의 본질적 의미도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적당한 양의 퇴비는 땅을 살리는 보약이 되고 지속가능한 농업까지 실현시켜 주는 매개체가 된다.

이를 위해 가나안농장에서는 사육단계에서부터 건강한 돼지와 소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풀을 먹이는 것이다. 이연원 대표는 “소는 원래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풀을 먹이는 것이 좋고, 돼지의 경우도 잡식이지만 풀을 먹이는 것이 좋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풀만으로 축산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대사회의 축산은 퇴비뿐만 아니라 사람이 먹는 육질, 즉 지방도 중요한 요소이다. 인류는 원시 시대부터 지금까지 동일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음에도 고기의 육질은 크게 변화돼 왔다. 이연원 대표는 그 근본적 원인을 역사적 사실에서 찾아내고 있다. 1900년대 이전까지는 가축이 곡물을 먹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람이 먹기에도 곡물이 넉넉하지 않은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1798년 토마스 멜서스(Thomas Robert Malthus)가 인구론을 쓸 당시만 해도 전 세계 인구는 10억 명 정도였고, 당시엔 식량문제가 상당히 큰 문제로 대두됐다. 또한 1900년대에 이르러서 인구수가 20억 명으로 늘어났으며 여전히 곡물은 부족했다. 하지만 화학비료와 GMO(유전자조작식품)의 개발로 인해 곡물은 점차 인구수에 비해 풍족해졌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르고 있다. 점차 곡물은 처치가 곤란할 지경에 이르렀고, 1950년대부터 일부 축산농가에서 가축에게 곡물을 먹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축들이 곡물을 먹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OECD국가 중 식량이 부족한 국가로, 전 세계 70억 인구가 1인당 650평 정도의 식량을 생산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1인당 100평 정도로 6~7분의 1정도 수준에 불과해 자급률도 20%대에 머무는 등 미미한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1억2000만ha의 농지를 통해 곡물 무기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곡물 1500만 톤 중 60%가 가축 사료용으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소고기의 경우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양의 곡물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연원 대표는 지금이라도 곡물을 아끼는 축산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기를 위한 공장식 축산이 아닌 환경을 생각하는 퇴비가 나갈 수 있을 만큼의 합당한 축산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이 높아지고 질병도 개선되는 등 바람직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많이 겪는 질환인 대사증후군은 성인병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질병이 발생하는 이유는 체내 대사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사량은 음식을 먹는 만큼 몸에서 에너지를 소비시키는 양을 말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소모되지 않으면서 축적돼 비만, 고혈압, 당뇨 등 다양한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연원 대표는 이것이 운동을 하지 않고 먹을 것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일반적 견해와 더불어 오메가 지방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불포화지방 중 필수지방인 ‘오메가3’와 ‘오메가6’는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는 지방이 아니라 외부의 섭취가 필요한 지방이다. 오메가 지방은 60조~100조에 이르는 세포들을 통해 막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오메가3가 많아지면 대사량이 높아지게 되고, 오메가6가 많아지면 대사량이 낮아지게 된다. 자연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높여주는 오메가3는 식물의 잎에서 만들어진다. 식물이 푸른 색을 띄는 이유는 광합성을 돕는 엽록소 세포막 때문인데, 이 세포막이 대사량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반면 에너지를 축적하고 저장시키는 오메가6의 경우 엽록소를 포도당과 합성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식물의 몸을 키우거나 전분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인류는 수렵과 채집을 하던 원시시대까지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을 1대 1의 비율로 섭취해왔으나 농경사회가 되면서 그 비율은 1대 4로 달라지게 됐다. 일반적으로 식물과 어류, 동물, 생선은 모두 오메가3를 가지고 있다. 가축도 풀을 먹고 살기 때문에 오메가6가 아닌 오메가3를 가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육식동물도 풀을 먹고 자란 초식동물을 잡아먹으며 살기 때문에 인간이 육식동물을 잡아먹어도 오메가3를 섭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꽁치나 고등어 등 오메가3가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생선들도 광합성을 하는 플랑크톤을 잡아먹기 때문에 오메가3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풀을 먹고 자란 동물의 고기나 알, 젖 등은 모두 오메가3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농경사회에 이른 인류는 곡류를 다량 생산해 먹게 됐고, 이때부터 1대 4의 비율로 오메가3와 오메가6를 섭취하게 된 것이다. 나아가 1950년대부터 가축에게 곡물을 먹이기 시작한 이후, 축산물은 오메가6의 농축장이 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일반 축산물에서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무려 1대 60으로 크게 벌어지게 된다. 

오메가 밸런스는 현대인의 질병에 관여할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 비만, 대사량 등 폭넓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오메가6 지방은 종양이나 염증 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때문에 하루 빨리 축산이 바르게 서게 될 때 국민은 물론 인류 전체의 건강에 이로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의 경우 돼지고기는 삼겹살을 선호하고, 소고기는 마블링이 많은 고기를 선호하는데 일한 식습관 역시 오메가6의 섭취를 높이는데 주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음에도, 동물성 지방은 세계에서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고 있는 이유다. 건강한 식습관을 되찾기 위해 오메가3 비율이 높은 축산물을 생산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미/니/인/터/뷰 – 가나안농장 이연원 대표

“오메가3 돼지, 덕산농협 통해 판매”

가나안농장 이연원 대표.

이연원 대표는 가나안농장의 대표이자 덕산농업협동조합 조합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가 축산업에 종사하면서도 지역민들의 신뢰를 얻어 조합장으로 선출될 수 있었던 이유도 친환경 축산 속에 있다.

“일반적으로 축사는 냄새가 나고 지역민들이 싫어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건강한 돼지와 소를 기르기 위해 깨끗하게 관리하고 오메가3가 1대1의 비율로 갖춰진 배합사료를 먹이는 등 노력을 다해 심한 악취가 없는 축산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덕산농협 조합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죠.”

이 대표의 농장에서 출하하는 돼지고기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1:4로 나온다. 건강한 배합사료를 먹인 덕분에 일반 축산물에 비해 오메가6가 15배 적은 건강한 돼지고기를 출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조합장으로서 덕산농협을 통해 건강한 축산물은 물론 지역민들의 건강에 보탬이 되는 ‘황새의 비상 영양 눈 쌀’, ‘아마씨’ 등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를 접할 때 우리 몸은 더욱 건강해지고, 우리의 삶도 윤택해지죠. 앞으로도 오메가3가 가득한 영양만점 축산물을 생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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