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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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8.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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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 홍성의 농부로 희망을 일구다 ⑥
홍성클라이밍센터 김희정 대표
▲ 홍성클라이밍센터 김희정 대표가 실내 암벽등반을 하고 있다.

“홍성에 온 지 2년 정도가 됐습니다. 원래 산을 좋아하고 자연 암벽등반을 즐겼는데, 홍성에 오면서는 포기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최근 홍성에서 클라이밍센터를 열게 돼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홍성클라이밍센터 김희정 대표의 말이다. 고향이 부산인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대학교까지를 줄곧 부산에서 보냈다. 김 대표가 산과 인연을 맺게 된 건 대학 새내기 때 산악부 동아리에 가입하면서부터다.
“산악부라고 하니까, 산에 가서 모닥불 피우고 기타 치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하는 줄 알고 덜컥 가입을 했죠. 그런데 처음 방문한 산에서 암벽 등반을 시키더라고요. 산에 가다보면 바위 길도 만날 수 있는데 돌아갈 수 없으니 오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때부터 암벽과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암벽을 등반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김 대표는 동아리 선배들이 바위를 오르는 모습에 빠져들고 말았다. 또 암벽 등반을 위해 안전벨트를 매고 쇳소리를 달랑대며 산에 오르는 자신의 모습이 멋져 우쭐댈 때도 많았다. 이처럼 암벽을 오르며 살던 김 대표는 마찬가지로 산을 참 잘 오르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다.
“남편은 저보다 산을 훨씬 더 잘 탑니다. 부산에서는 대표로 나갈 정도로 제일 잘 한다고 손꼽힐 정도였고, 전국시합에서도 우승을 하기도 했죠. 지금은 없어졌지만 클라이밍 부문 국가상비군으로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마흔에 첫 아이를 만나게 됐다. 아이가 7개월이 되면서부터 부부는 아이를 데리고 함께 산에 올랐다. 산에서 버너를 피워 물을 끓여 우유를 줬고, 보행기를 들고 가 안전하게 고정한 뒤 암벽 등반을 하기도 했다.
“저는 제 나름의 개똥철학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이는 세상에 놀기 위해서 온다’는 것이었어요. 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첫 아이를 만나게 됐는데, 그만큼 제가 아이를 돌봐줄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가 흙을 밟으면서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홍성으로 귀농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암벽등반은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홍성으로의 귀농을 결심했다. 이후 농사를 짓기 시작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풀과의 전쟁이 매일 이어졌고, 김 대표는 손수 예초기를 돌리며 농사를 지었다.
“농사라는 것이 워낙 어려워 전념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는 귀농이 아니라 귀촌을 한 것이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던 중 예산군 청소년수련관에 실내 클라이밍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다 보니 전문 강사가 없어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서산시에 있는 클라이밍 센터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멀어서 등록만 해 두고 한 달에 두 번 밖에 못 간 적도 있습니다.”
김 대표는 홍성에서도 클라이밍센터를 만들어 암벽에 오르고 싶은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특히 자연암벽의 경우 반드시 2인 1조로 움직여야 하는데, 누구라도 등반을 하고 싶다면 자신이 도움이 되겠다는 뜻에서 홍성클라이밍센터의 문을 열게 됐다.
“정말 놀랐던 것은,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봤다면서 체험을 하러 오는 분들이 특히 많아요. 현재는 34명의 등록회원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귀농을 해서 농사를 짓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특히 더 즐겁다고 말한다. 자신이 행복함은 물론 그 긍정적 에너지를 타인에게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즐겁게 클라이밍을 할 생각입니다! 홍성으로 귀농해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보세요!”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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