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의 공익적 사명, 경제민주화 밑거름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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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의 공익적 사명, 경제민주화 밑거름 돼야…”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6.08.12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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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다>홍성의 인맥-홍성출향인을 찾아서 <12>

한병인 파이낸셜투데이 대표

대승적 마인드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 절실한 때 
언론인 외길인생 29년, 공정한 언론인 사명 중요해
너른 들 펼쳐진 어머니 품 속 같은 고향인 공리마을 
지역경제활성화 위해 적극적인 기업 유치 필요하다

▲ 파이낸셜투데이 한병인 대표.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인들의 도덕적 해이입니다. 사실 지금의 대기업들은 6~70년대 경제개발 5개년계획 등을 통해 정부로부터 많은 특혜와 지원 하에 지금의 위치까지 왔습니다. 그간 수많은 대기업들이 이런저런 비리를 저질러 사회적 문제가 됐지만 사실 처벌은 관대했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투자를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기업에게 법인세를 감면해 줬지만 기업들은 투자는 하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늘려가고 있는 실정이죠.”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투데이의 한병인(56) 대표는 장기불황이 심화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중되는 현재 가장 필요한 사항은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한다. 선진국의 기업인들이 자신의 자산 절반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사례는 한국에서는 거의 들려오지 않는다. 지금의 제도는 대기업을 배불리는 데 쓰였다고 한다. 대기업들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에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나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 파이낸셜투데이 한병인 대표가 경제민주화를 설명하고 있다.

“공기업들은 또 어떻습니까? 한국수자원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이 2015년에 입은 손실만 12조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들이 전시행정에 급급해 잘못된 정책으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날려도 누구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와 내 후손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소승적 마인드를 버리고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대승적 마인드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 대표는 구항면 공리마을에서 5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마르지 않는 공수골 우물이 있는 양지바른 공리에서 그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고향에 있었다. 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한 대표는 유년시절 부유한 줄 모를 정도로 비싼 운동화나 좋은 옷은 입어본 적 없이 검소했다. 그의 할아버지가 만주에서 고생해 부를 일구었기에 낭비나 사치는 금물이었다.

당시 4학년쯤부터 잘 사는 집 친구들은 운동화와 책가방을 들고 다녔지만 그는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까만 고무신을 신고 책보를 둘러메고 등교했다. 그의 기억에 남아있는 고향은 친구들과 하굣길에 무를 뽑아먹고 논두렁에 널린 삐비풀을 뽑아 껌 대신 씹고 다녔던 정겨운 모습들이다.

▲ 파이낸셜투데이 한병인 대표의 업무 모습.

지금은 할 수 없는 서리도 고향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보통 서리는 밤에 하는데 어느 날 친구들과 등굣길에 서리를 한 적이 있다. 주인에게 발각되고 학교로 도망친 한 대표는 아침조회 시간에 전교생 앞에서 벌을 서기도 했다. 그의 추억 속 고향은 정이 넘치고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고 개구쟁이처럼 장난을 쳐도 넓은 품으로 감싸주는 어머니 품 속 같은 존재다. 

대가족의 장남이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책임과 의무감이 앞섰다. 고등학교 재학시절엔 학생회 간부를 하고 대학교 다닐 때는 과대표를 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가 대학에 들어가고 한 달 만에 5·18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고 계엄령이 내려졌다. 격동기에 대학생활을 한 그는 졸업 후 1987년 창간한 일요신문사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이후 줄곧 언론인의 길을 걸어온 그는 헤럴드경제와 경향신문사를 거쳐 2012년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투데이의 대표로 재직 중이다. 

대부분의 기자들처럼 한 대표도 사회부와 정치부 순으로 담당했다. 당시 비판 기사를 많이 써서 압력도 들어왔지만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에 꿋꿋이 기사를 썼다. 파이낸셜투데이 대표로 재직 중 한 외국계 기업인 S사에서 사회공헌비용에 봉사인건비를 포함시켜 부풀려 발표한 사례가 있었다. S사에서는 한 대표에게 기사를 빼달라고 회유와 협박을 했지만 그는 빼지 않았다. 국민들이 S사를 방문해 소비한 돈을 수익으로 고스란히 벌어가기 때문에 더욱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파이낸셜투데이 한병인 대표의 업무 모습.

“언론의 사명은 공정해야 합니다. 고발하고 비판하는 기능이 우선인 언론사에서 주저한다면 올바른 기사가 제대로 나올 수 없겠지요. 감시와 건전한 비판을 통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잘하는 점은 널리 알려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일조하는 것이 언론인의 사명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난 한 대표는 고향 지역발전에 관심을 두고 있다. 홍주목사가 있었던 홍주는 충청도에 3개 뿐인 큰 도시였다.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고 홍성은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특히나 구도심 공동화를 지혜롭게 풀어내야 한다. 한 대표는 무엇보다도 상권이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홍성읍과 군 전역, 더불어 인근의 관광자원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관광자원을 발굴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들이 먹고 잘 수 있는 시설을 구도심에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구도심이 침체되지 않으려면 시가지 내 인구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돼야 하므로 도심내 고용창출을 유발하는 시설을 배치하고 주거환경의 질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을 이루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기업이 들어오는 것이 좋겠지요.”

한 대표는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하여 관이 적극적으로 기업유치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와 더불어 지역대학과 연계해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고, 그에 맞은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도심 침체가 충분히 예견된 만큼 지역출신 정치인, 지역상공인, 지역유지 등이 공동화방지대책협의체(구도심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연구하고 계획의 실천이 필요하다. 

한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 책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종이신문 또한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장담한다. 과거 특종이 인터넷 시대 몇 초 만에 퍼지고, 기사들이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대에 똑같은 기사가 몇십개씩 뜨는 요즘 독자들은 지면을 찾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독자들이 지면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인터넷의 식상함 때문이다.

▲ 한병인 대표가 파이낸셜투데이 지면을 살펴보고 있다.

“지면을 펼쳐놓고 기사를 읽으면 ‘내가 이걸 봤구나’하고 남는 부분이 많은 반면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면 영화 보듯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빠져나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 젊은이들도 인터넷에 식상할 때가 올 것이라 봅니다. 기억에 남는 종이신문과 빠른 인터넷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해야겠죠.”
언론인으로 29년 외길인생을 걸어온 한 대표는 평생을 검소한 생활을 하며 주변을 챙긴 그의 할아버지처럼 그 역시 언론인으로서 사회에 보탬이 돼 언론인의 공익적 사명을 다해 경제민주화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평생을 주변을 돌보며 사신 할아버지 같은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아직 해 놓은 부분이 없다 보니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에 자책도 합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경제매체인 만큼 언론인의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얼마 전 일요신문을 비롯한 중앙의 주간신문 발행인 7명이 한국주간신문협회를 결성하였는데 부족한 제가 사무총장직을 맡았습니다. 이 협회의 설립취지도 경제민주화인 만큼 올바른 사회를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한병인 대표는… 
구항면 공리에서 태어나 구항초등학교, 홍성중학교, 홍성고등학교(33회)를 졸업하고 1980년 단국대 독어독문과에 입학했다. 1984년 육군하사로 전역하고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언론인의 길을 걸어왔다. 1987년 일요신문에 입사 후 1990년 헤럴드경제(전 내외경제), 1992년 경향신문 취재기자로 현장에서 뛰어왔으며 2006년 시사서울 부사장을 지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경제전문지인 파이낸셜투데이의 대표이자 발행인으로 재직 중이다. 또한 지난 5월에 출범한 한국주간신문협회의 사무총장을 겸하고 있다.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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