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꽃피는 행복한 충남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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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꽃피는 행복한 충남 만든다
  •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10.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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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다>홍성의 인맥-홍성출향인을 찾아서 <16>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중고제 맥 잇기, 부보상 등 충남형사업 중점 발굴 
적은 재원, ‘선택과 집중’ 통해 창작활동 지원한다 
공정한 심사위한 심사위원 휴식년제, 심사기피제도  
예술인과 소통하고 도민들이 행복한 충남 만들겠다

▲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더 넓은 세상에서 배우라는 어머니의 적극적인 권유로 서울로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줄곧 서울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대학교수 직을 맡고 전국규모의 예술행사 지원 평가 업무를 하게 되었는데요, 전국을 다 돌아다녀도 정작 고향인 충남에 올 일이 없었습니다. 충남에서는 관련 사업이 이뤄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죠. 제 고향인 충남에서 문화예술분야의 역점을 끌어올리기 위해 40년 만에 고향에 오게 되었습니다.”

보령시 청소면이 고향인 이종원(57)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광천중학교를 졸업 후 고등학교를 서울로 진학했다. 당시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학교가 끝나면 딸기를 따고 밤늦게까지 상자에 담았던 일이나 담뱃잎을 말리던 일들이 고향의 주된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대표는 작년 5월 충남문화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장인 아르코극장에서 일한 계기로 지금까지 문화예술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이대표는 초기에는 극장의 시설담당자로 필요한 물건과 기자재를 구매하고 닦고 정리하는 일부터 무대 뒤쪽 창고시설부터 관리하며 밑바닥부터 기초적인 일을 해왔다. 그는 이러한 경험부터 쌓고 늘 연극인들의 어려움을 옆에서 지켜 봐왔기에 예술인들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한다. 

▲ 이종원 대표가 문화예술간담회 참석자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극장에 있으면서 문화예술위원회의회 지원업무도 맡아 전국의 연극, 문학, 시각, 무용, 다원예술을 지원하는 업무도 진행했다. 그는 문화예술계의 불합리한 시스템에 문화예술 최초의 노조를 결정하기도 했다. 88올림픽이 열릴때쯤 한국예술위원회에서는 해외공연을 초청해 각종 공연을 할 때다. 공연이 열릴 때는 일찍 끝나야 자정이었고 밤을 새우다시피한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출퇴근기록기가 생겨 매일 출퇴근 시간이 기록됐지만 수당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불합리함에 대해 건의를 해봤으나 해결이 되지 않자 동료들과 노조를 결성했다. 

“제가 문화예술계에서 노조를 만든 최초 3인방 중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출퇴근기록기를 갖다 놓으면 엄격히 이야기기하면 시간 외 근무에 대해 인정을 해줘야 하죠. 그러나 시간체크만 이뤄지고 근무수당 관련해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동료들과 노조를 만들어 불합리에 저항하게 된 것이죠. 직원역량을 가외로 결집해 정책노조를 표방해 세미나도 열었죠. 돌이켜보면 노조를 만든 일이 노와 사를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되었더군요. 갈등보단 갈등을 조절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양자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 이종원 대표가 심사기피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예술창작지원사업을 해오면서 이 대표가 가장 고민해온 부분은 ‘적은 재원으로 어떻게 많은 수요를 채울것인가’다. 그가 내린 결론은 ‘선택과 집중’이다. 공연을 하는데 1억이 들어간다면 10단체에게 1000만원씩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심사해서 지원이 타당한 단체에 집중해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1000만원의 지원금으로 자비를 부담해 공연을 하면 공연의 규모나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탈락하는 지원자가 많더라도 집중적으로 지원해 제대로 작품할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심사위원이 고정되면 심사청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심사위원 휴식년제를 도입했다. 3년간 연속으로 심사위원을 맡았다면 휴식년을 줘서 쉬게한다는 제도다. 또한 심사위원과 관련된 단체가 학연, 지연에 엮이면 제대로 된 심사를 할 수 없기에 심사기피제도를 만들었다. 심사기피제도는 심사위원 스스로 기피해서 부조리를 막는 제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해왔던 ‘선택과 집중’, 심사위원 휴식년제, 심사기피제도는 충남문화재단에서도 같은 방식을 도입했다. 

▲ '꿈의 오케스트라, 공주' 음악회에서 단원들과 기념촬영 중인 이종원 대표.

“충남에 오고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문화인프라가 취약하고 예술지원에 대한 재원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시스템 전달체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죠. 재단이 처음 생겼고 시군에서 지역의 예술가들에게 배분하는 형식으로 해왔습니다. 배분이 아니라 창작 계획서를 선별적으로 골라 집중 지원함으로서 예술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조금씩 예술가들이 동의하고 있죠. 또한 심사위원을 연령대별 남녀 골고루 구성해 이해당사자들이 공정함에 동의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재단을 운영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재원이다. 이 대표는 충남문화재단에 취임 후 가장 잘한 부분은 재원을 마련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취임 후 11억의 기획사업비를 받아 다양한 충남형 기획사업을 마련하고 있다. 주요사업으로는 ‘이제는 금강이다’, ‘중고제 맥 찾기’, ‘보부상(부보상), 문화를 입히다’ 등이 있다. 

▲ '이제는 금강이다' 사업성공을 위해 기원제를 지내고 있는 모습.

‘이제는 금강이다’는 충청의 젖줄인 금강유역을 따라 걸으며 백제시대 찬란했던 문화를 돌아보고 명사들의 초청 강의를 함께 듣는 인문학 콘서트다. 지난 1일 금산의 안도현 시인 초청을 시작으로 8일 부여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15일 공주 나태주 시인, 23일 논산 박범신 소설가, 29일 서천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여해 지역별 특색 있는 역사와 문화체험을 진행한다. 

‘보부상, 문화를 입히다’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날에 부여 전통시장에서 옛 보부상의 문화와 정신을 계승하고 전통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문화행사다. 부여는 우리나라 마지막 보부상인 저산팔읍 상무사인 김채련 선생의 활동지다. 예전 시장을 복원해 가는 작업을 하면서 보부상놀이만이 아닌 뻥튀기, 각설이, 약장수, 옹기장수 등 옛 시장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사업이다. 이 대표는 충남의 전통예술을 복원하려는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예술창작자를 지원해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동기를 부여해 창작물을 생산해내고 유통하게 해서 보다 많은 도민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혹시라도 저희 문화재단에 벽이 있다고 느끼신다면 문을 두드려주시기 바랍니다. 예술인과 소통을 해서 그들의 희망을 듣고 양질의 예술이 창작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도민들이 즐겁고 감동을 느껴 행복해지셨으면 합니다. 예술창작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 지원을, 신진예술, 향토예술, 생활예술에 대해선 다방면으로 지원해 충남문화예술 수준을 끌어올리겠습니다.”

▲ '보부상, 문화를 입히다' 행사에서 단원들과 함께한 이종원 대표.

이종원 대표이사는...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보령시 청소면이 고향으로 광천중학교, 배문고등학교, 국민대 영문과,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 경영학과 (예술경영학 석사), 세종대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 졸업 (박사) (예술학박사·공연예술전공)했다. 2015년 5월 8일 초대 (재)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현재 (재)원주문화재단 이사(비상임), 서울 송파구 관광정책자문위원, 한국공연예컨설팅연구소 대표, (사)한국이벤트컨벤션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또한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재)대학로문화재단 상임이사 겸 대학로예술극장장, 아르코예술극장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위원, 한국문화경제학회 감사를 역임한 바 있다.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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