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축산, 유기축산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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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축산, 유기축산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할 때이다
  • 글=장윤수 기자/사진=한기원 기자
  • 승인 2016.10.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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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친환경 축산의 미래, 유기축산에서 답을 찾다 <8>

‘국내 최대 축산군’ 명성… 악취라는 오명 함께 따라와
악취저감 및 지역민과 공생하는 답은 유기축산에 있어
홍성군부터 태국에 이르는 유기축산 모델서 답 찾아야
최대라는 명성 넘어서 ‘유기축산의 메카’로 발돋움해야

홍성군은 국내 최대 축산군으로서의 명성을 가지고 있으나, 이로 인한 악취라는 오명을 함께 안고 가고 있다. 특히 충남도청 소재지인 홍북면 내포신도시에서 악취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법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농촌에서 나고 자란 지역민들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이 충남도청 내포신도시의 축사 악취 문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홍성군내 기타 읍면지역에서까지 지속되는 악취로 인한 민원이 꾸준히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적인 해법은 축사 이전이나 폐업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오랜 기간 축산업에 종사해 온 이들과의 상생을 고려할 때 무조건적인 이전이나 폐업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를 위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는 유기축산에 주목할 시점이다. 그간 유기축산 기획취재를 통해 보도했던 농장들은 모두 악취가 적고 지역민과 공생할 수 있는 답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고 축산업에 임하고 있었다. 또한 축산업을 하면 어김없이 발생하는 축분이 과도하게 남지 않도록 적정 수의 개체수를 유지하는 것 역시 유기축산의 첫걸음이기도 했다. 지역민뿐만 아니라 농가 역시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순리에 맞게 축산업을 이끌어가는 것이 유기축산의 시작점인 것이다.

유기축산을 선도하고 있는 모든 농가는 자연스럽게 동물의 복지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동물을 행복하게 만드는 환경이 결국 사람까지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비용이 투입될지라도 쾌적한 축산 환경을 구축함은 물론, 악취가 줄어들 수 있는 각종 시설물을 설치한다. 또한 소나 돼지, 닭 등이 본래의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결국 동물이 건강하게 자라는 환경이 되고, 건강한 축산물은 이를 섭취하는 사람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 홍성 농업회사법인 (주)성우에서 방목중인 돼지들.

㈜성우(대표 이도헌)는 홍성군에서 유기축산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기존 공장형 축산의 틀을 깨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축사의 크기는 최대한 넓히면서도 적정 수의 개체수를 유지해 돼지가 쾌적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 악취를 저감하기 위해 지하로 연결되는 공기 통로를 만든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밖에도 시범적인 방목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마을과의 접점을 찾는 동시에, 자연으로 돌아가 건강한 축산물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충남 예산 가나안농장의 새끼 돼지들.

충남 예산 가나안농장 이연원 대표는 축산의 본래 의미가 축분에 있음을 깨닫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축분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개체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오메가3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돼지에게 곡물이 아닌 목초사료를 급여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유기농명인 인증을 받은 전남 담양 다란팜의 닭들.

전남 담양 유기농 명인 인증농가 다란팜 송홍주 대표는 동물복지 또한 유기축산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강조하며 최대한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닭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각종 산야초와 한약재 등을 손수 발효시켜 만든 효소를 닭에게 급여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장내에 유익균이 발생하고 바닥에도 서식하면서 악취가 줄어들고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 경기도 안성 소재 송영신목장의 어린 젖소들.

또한 경기도 안성시에 소재한 ㈜제네틱스 고려동물병원 하현제 원장은 송영신목장에서 직접 젖소를 기르며 목초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송영신목장의 특징은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 된 첨단 ICT농장이라는 점인데, 유럽에서 수입한 목초만을 급여해 오메가3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로봇 착유기를 도입해 살균부터 착유까지 전 과정의 자동화를 이뤘을 뿐만 아니라 우유의 품질 관리, 젖소의 건강관리 역시 첨단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농장 내부 자동 감지 카메라를 활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농장을 보고 관리할 수 있다. 하 원장의 첨단 목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점차 고령화되는 농촌 현실에서 자동화를 이룸으로써 미래형 농장의 모델이 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유기축산까지 접목시킨 농장으로 소 분야에서는 최초로 동물복지 농장 인증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홍성에서 도라지 재배 및 가공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진행하는 이장영 대표의 새로운 시도 역시 유기축산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도라지 추출물인 사포닌을 동물에게 실험적으로 급여해 축산물에서 얻어내는 등 새로운 연구에 성공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가축에게 이로운 성분을 급여함으로써 건강한 사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축산물을 섭취하는 인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 태국 치앙마이에서 김덕수 대표가 시범 모델로 구축한 호웨이막깽 마을 돼지농장.

태국 치앙마이에서 실험적으로 돼지를 기르고 있는 김덕수 대표 역시 주목할 만한 유기축산의 사례다. 사계절이 여름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미생물을 발효하고 이를 급여하며 축분에 뿌리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태국 내 유기축산의 새 지평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계절적인 환경을 넘어서 이를 한국 축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태국에서도 선진국들의 시행착오 사례를 넘어선 모범적 사례를 제시해 유기축산의 모델을 앞서 구축한다는 각오로 축산업에 임하고 있다.

김 대표의 사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축산업을 통해 지역을 살리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가난하고 무지하게 살아가고 있는 고산족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유기축산의 모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돼지은행을 만들어 어렵고 힘든 삶에 도움을 주는 등 축산업이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악취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는 홍성 축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사례로, 축산업이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의 해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유기축산의 첫 걸음은 축산업 종사자들과 지역민들이 마음을 열고, 눈앞의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미래를 바라보는데 있을 것이다. 특히 충남도청 신도시인 내포신도시에서 최근 들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악취로 인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유기축산을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축산 환경은 악취를 저감시키는 것을 넘어서 축산물을 가공, 섭취하는 인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눈앞의 이익과 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결코 유기축산은 우리의 축산 환경 안에서 자리를 잡을 수 없고 이는 반복되는 악취로 인한 민원과 갈등, 고통만을 남길 뿐이다. 이제는 국내 최대의 축산군으로서의 명성을 넘어, 국내 최대의 유기축산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마음을 활짝 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끝>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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