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 옛 장터 저자거리, 순교자들이 수난을 겪은 곳
상태바
홍주 옛 장터 저자거리, 순교자들이 수난을 겪은 곳
  • 글=한관우/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6.12.01 0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주천주교순교성지, 부활을 꿈꾸다 <12>
▲ 홍주순교성지 옛 저자거리, 비석 왼쪽의 주차장과 오른쪽 길의 주변이 저자거리였다.

옛 저자거리, 순교자들 수난 겪으며 신앙 증거한 곳으로 기억돼야
순교자들 저자거리 돌며 갖은 고통·조롱·수모 당했을 것으로 추정
조선 후기 저자거리, 홍주성 동문인 조양문에서 북서쪽 북문까지
홍주성 중심거리 진영서 동헌으로 끌려가는 신자들 이 거리 지나야

 

홍주지역은 한국천주교회가 창설된 직후부터 신앙이 빠른 속도로 전파된 곳이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공주 다음으로 많은 순교자들을 배출한 곳이 홍주 땅이었으며, 홍주천주교순교성지였던 것이다. 따라서 홍주의 순교자들이 처음으로 신앙을 증거한 장소도 다양하다. 성지 1처로 ‘증거터 목사 동헌(홍성군청 안의 안회당과 서남쪽으로 추정되는 근민당 자리)’과 성지 2처로는 ‘순교터 홍주옥(옛 홍성지방검찰청과 법원자리, 교수형 터)’이 있으며,  성지 3처로는 ‘증거터인 홍주진영(현재 KT전화국)이다. 조선시대 홍주진영장의 동헌인 경사당을 가리킨다. 또한  성지 4처인 증거터는 옛 홍주의 장터였던 지금의 홍성군청 앞 주차장이 있는 자리가 바로 그 옛날 저잣거리였다고 한다. 이렇듯 홍주성은 전체가 순교의 현장임에 다름없는 이유다. 군청, 객사, 동헌 등 구석구석이 처형지로 사용됐던 곳이며, 저자거리도 바로 순교의 생생한 숨결이 배어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주성 안과 밖, 그리고 뜰에 무심하게 서있는 고목들은 당시 순교자들이 처분만을 기다리며 오랏줄로 꽁꽁 묶여 있던 기둥들이었다. 이 바닥에 깔린 흙 위에는 선조들의 피와 고통이 서려 있는 곳이다. 
 

■옛날 홍주성의 조양문~북문 사이
홍주의 옛 장터 저자거리는 천주교 순교자들이 홍주관아로 끌려갈 때나 혹은 처형되기 전에 조리돌림을 당했던 곳으로 전승되고 있다. 조선 후기의 저자거리는 본래 홍주성의 동문 즉 조양문에서 북서쪽의 북문 방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지금의 홍성군청과 조양문 사이로 이전되었다는 증언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저자거리는 천주교 신자들이 잡혀서 홍주관아로 가는 중이거나, 또는 사형을 집행하러 가는 도중에 백성들 앞에서 조리돌림을 당하면서, 무수한 채찍질과 고문을 당한 순교자들은 저자거리를 돌면서 갖은 고통과 조롱, 수모를 당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이다. 따라서 앞으로 더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옛 저자거리도 순교자들이 수난을 겪으면서 신앙을 증거한 곳으로 기억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조양문은 홍주성의 동문으로 문을 통과하면 홍주성의 대로인 저자거리로 들어서게 된다. 홍성읍 시가지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조양문인데, 홍주성을 드나들던 동서남북 4개 문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문이 바로 동문인 조양문이다. 당시 홍주고을이 관할하던 넓은 지역에서 붙잡혀 온 천주교 신자들은 홍주성 4대문 중 특히, 동문인 조양문을 통해 홍주성 안으로 들어갔고 멀쩡하게 걸어 들어갔던 천주교 신자들이 시체가 되어 홍주성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옛날 홍주성의 중심거리였던 이 길의 첫머리에는 조양문을 들어서면 현재 KT건물이 있는 곳이 진영이 있던 자리로 알려져 있다. 홍주성으로 잡혀온 천주교신자들이 처음 문초와 고문을 받던 진영에서는 배교를 하는 자들은 돌려보내고 배교를 하지 않는 신자들을 다시 동헌으로 압송하였던 것이다. 당시 저자거리는 한 고장의 중심상권이 형성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중심거리로 진영에서 동헌으로 끌려가는 천주교신자들은 이 거리를 지나야했다.

거리에 나와 있던 구경꾼들에게 조롱과 모욕을 당하며 천주교신자들이 지나간 이 길, 저자거리는 천주교 백년박해, 그 때의 이야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홍주성의 중요 문화유산인 조양문은 홍주성의 동문으로 유일하게 파손되지 않고 보존돼 온 문이다. 박해시대 때 천주교신자들이 홍주목사가 있는 동헌으로 잡혀들어 갈 때 들어 선 홍주성의 중심적인 문이다. 조양문 뒤로는 현재의 KT건물이 홍주진영이 있던 자리다. 홍주에 잡혀 온 천주교인들은 진영에서 1차 문초를 받고 배교를 하면 석방을 해줬고, 신심을 끝까지 지키는 신자들은 동헌으로 데려갔던 것이다.

▲ 홍주순교성지 순례길.

■죄를 짓지 못하도록 조리돌림 했던 곳
저자거리와 관련해 조현옥 해설사는 “옛 저자거리라고 적힌 비석이 있는 이곳은 옛날에 장터였던 곳입니다. 장터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죠? 저잣거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고문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죄질이 나쁜 흉악범들과 같이 공개적으로 고문과 멸시를 당했던 천주교 신자들의 분노와 억울함이 어떠했을지는 상상불가입니다. 홍주의 저자거리는 순교자들이 관아로 끌려갈 때, 혹은 처형되기 전에 조리돌림을 당했던 곳으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의 저자거리는 본래 홍주성의 동문 즉 조양문에서 북서쪽의 북문 방향에 있었다고 하는데, 일제강점기 때 지금의 홍성군청 앞으로 이전되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더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옛 저자거리도 순교자들이 수난을 겪으면서 신앙을 증거한 곳으로 기억되어야 마땅한 곳입니다.

저자거리는 그 옛날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고 골고타 언덕으로 올라가던 그 길과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잡혀서 관아로 가는 중이나, 사형을 집행하러 가는 도중에 백성들 앞에서 조리돌림을 당하면서, 무수한 채찍질과 고문을 당하신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저잣거리를 돌며 갖은 조롱과 수모를 당했을 것”이라며 “홍주순교성지의 저자거리는 조선시대 때 홍주성 안에서 가장 사람들의 왕래가 많고 번화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천주교 신자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죠. 천주교 박해시대 때 각처에서 체포된 신앙심 깊은 선조들은 대부분 이곳을 거쳐 목사나 진영장의 동헌으로 끌려갔고 혹은 옥살이를 하러 가야만했을 것입니다. 때때로 신자들은 이곳에서 조리돌림을 당하기도 했을 것이며, 모여든 사람들은 ‘저놈이 천주학쟁이다’라고 소리치고 욕설을 하면서 돌을 던지거나 침을 뱉곤 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홍주의 옛 저자거리는 순교선조들의 신앙과 애환이 깊게 배어 있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홍주성지성당 최교성 신부는 “이곳은 조선시대 때 죄인이 잡혀서, 관아로 사형집행 하러 가는 도중에 시민들 앞에서, 조리돌림을 하던 자리입니다. 저잣거리란 옛날의 장터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고, 관아에서는 죄질이 아주 나쁜 흉악범들에게, 이를테면 자기 아버지나 임금을 죽인 죄인들에게, 만민들 앞에서 크게 봉변을 줌으로써, 다시는 그러한 죄를 짓지 못하도록 조리돌림을 했던 곳입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당시 나라에서는 천주교 신자를 ‘사학죄인’이라 하여 임금도 아비도 알지 못하는 극악무도한 죄인으로 취급 했습니다. 여러분, 성경에서 유다의 배신으로 예수님께서 헤로데 관저로 끌려가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기억하십니까? 혹은 사형언도를 받은 예수님께서 골고타 언덕까지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주변사람들로부터 침을 뱉고 욕설을 퍼부며 저주받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니까?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아무런 죄도 없이, 천주학쟁이라 하여 무수한 채찍질과 고문으로, 조롱과 뭇매를 맞고 피투성이가 된 순교자들에게, 애처로이 찾는 물 한모금도 베풀 수 없는 갈증의 그 길입니다. 200여 년 전 우리 조상들은 신앙의 증언을 위해, 이렇게 스스로 사형언도를 받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따랐습니다. 사학죄인이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군중들의 돌팔매와 발길질을 채이며 갖은 수모를 당합니다. 천주를 버린다는 이 한마디만 하면, 바로 풀려나련만, 우리 조상들은 결코 신앙심 앞에 비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담대히 죽음을 택했던 것입니다. 이를 지켜본 백성들은 한결같이 ‘천주는 믿지 말아야지... 암, 천주는 절대 믿지 말아야지... 천주를 믿으면 저 꼴이 되는 거야’라며 저지 하였습니다”는 설명에 순간 순례자들을 숙연케 만들고 있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