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문 활짝 열면 더 행복한 귀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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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문 활짝 열면 더 행복한 귀농!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12.01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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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 홍성의 농부로 희망을 일구다 <19>
장곡면 두리농장 최익·이정옥 부부
▲ 귀농인 부부 아내 이정옥(사진 왼쪽) 씨와 남편 최익 씨가 육묘를 살펴보고 있다.

“인천에서 개인 사업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과로로 한쪽 시력을 잃게 됐고, 이런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게 됐죠. 그래서 귀농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장곡면에서 홍성 두리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최익 대표의 말이다. 최 씨는 아내인 이정옥 씨와 함께 지난 2012년 귀농해 올해로 5년차를 맞이했다. 홍성, 충남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최 씨는 어떤 이유로 홍성으로의 귀농을 선택하게 됐을까?

“학창시절부터 산악부 활동을 하며 산을 참 좋아했죠. 그러던 중 오서산 산행을 하다가 여기 쯤이면 살아가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희 집 터에서 오서산을 바라보면 서울 북한산과 같이 능선이 길게 보이는데, 그 모습에 반해 정착을 하게 됐습니다.”

최 씨는 귀농을 하고 논바닥 위에 집을 지었는데, 집을 짓는 100일 동안은 산 속에 텐트를 치고 지냈다. 최 씨 부부가 집을 지은 터는 마을 주민들에겐 일명 ‘거먹논’이라고 불리던 곳이며, 가물어 물이 없을 때에도 항상 농사가 되는 곳으로 전해져 왔다고 한다. 상상할 수도 없는 곳에 집을 짓는다는 소리에 코웃음을 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최 씨는 집과 함께 육묘장, 하우스를 지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아내는 집이 완성될 때까지 인천에서 홍성을 오가며 지냈고, 저는 산에서 지내며 마을 주민들과 자주 만남을 가졌습니다. 특히 마을에 궂은 일이 있으면 남 일같이 생각지 않고 도우며 여러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최 씨는 마을 총무이자 희망마을 만들기 회장으로도 활동하는 등 마을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갖게 됐다. 최 씨 부부의 자녀들은 모두 출가했고, 현재는 두 내외가 논 위에 지은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최 씨 부부는 유기농업에 관심을 갖고 토끼와 닭을 기르고 육묘장을 마련하는 등 두리농장을 알차게 운영해 주목받고 있는 귀농 농가이기도 하다.

“현재는 홍성 유기농 이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유기농 두부를 만들어 학교급식과 축협 하나로마트에 납품하고 있는데, 두부를 만드는 날은 새벽 두세 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합니다. 육묘장까지 운영하다 보니 정말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내인 이정옥 씨 역시 서울 출신으로 농촌이 익숙하지 않았다. 특히 친정 식구들을 모시고 있는 상황에서 남편의 갑작스러운 귀농은 당황스러운 결정이기도 했지만, 이내 함께 설득해 홍성으로 이주하게 됐다.

“처음 왔을 때는 산과 논밖에 없고 슈퍼 하나 없는 마을이어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죠. 그럼에도 밭에 콩을 뿌리고 수확하고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잡생각 없이 시간이 흘러갑니다. 아직도 농기계 이름은 잘 모르긴 하지만요.”

마을 주민들 역시 최 씨 부부를 항상 반갑고 고마운 존재로 여기고 있다. 부모와 형제를 대하듯 마음을 쓰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기 때문이다. 귀농인과 원주민이 잘 어우러지지 못하는 마을들이 본받아야 할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혹시나 귀농, 귀촌을 하고도 적응을 잘 못하는 분이 계시면 꼭 저희 집에 한 번 들르시기를 바랍니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조금만 가지면 모든 관계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마음과 마음이 서로 소통하게 될 때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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