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 일, 천직으로 생각하니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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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 일, 천직으로 생각하니 재미있어요”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9.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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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 청년CEO, ‘농촌에서 삶의 가치를 찾다’ <7>

다온축산 김민수 대표
늘 머릿속에 고기 생각이 떠나지 않는 다온축산 김민수 대표다.

“오늘 저녁 뭐 먹을까?”
“글쎄…뭐 먹고 싶은 것 없어?”
“음, 고기 먹을까?”
“고기, 좋~지.”


저녁 시간이 되면 흔히 오고가는 대화다. 그 대화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사람이 있다.
이 일이 천직이라고 믿는 다온축산을 운영하는 김민수(33)대표다. 지난 해 1월 문을 연 다온축산은 정육점 소매와 식당이나 관공서 등에 고기를 납품하는 정육점이다. 자신의 정육점을 열기까지 김대표는 7년이 넘게 남의 정육점에서 일하며 노하우를 배웠다.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사람 관계죠. 그건 나이가 들어도 힘든 부분일 거 같아요.”

부동산 분양업을 하던 김대표가 정육 관련 일에 뛰어든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30년이 넘게 돼지 운송업을 하셨는데 아버지와 함께 일하며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일을 구상하다 보니 정육점이 생각났다. 그리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아버지가 노후에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컸다.

“저는 고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저절로 따뜻해져요. 좋은 고기를 사람들에게 공급해 즐겁고 화목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김대표는 아버지가 골라온 질 좋은 돼지고기를 직접 발골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3년 정도 배워야 발골을 직접 할 수 있는데 저는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일이 재미있어요.” 고기를 직접 발골해 상품화시켜 손님들에게 판매할 때면 마치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것 같아 행복해진다.

“좋은 고기를 싸게 파는 것이 좋은 장사라고 생각해요.”  장사는 주인과 손님과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대표의 정성이 들어간 고기, 그리고 그의 행복한 마음에 전이된 많은 손님들 덕분에 가게 회전율이 좋아 더 신선한 고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을 배울 때였는데 어느 정도 손에 익을 정도가 되니까 이 일이 점점 재미있어지더라고요. 이후에 내 가게를 내면서 손님들을 대하는 일이나 고기가 상품화되어 나오는 과정들을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저에게 이 일은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한 세상을 살면서 몇 개의 직업을 가지며 경험하고 살까. 어떤 사람은 수십 년을 한 우물만 파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적성을 찾아 이 직업 저 직업을 옮겨 다니기도 한다. 두 가지 모두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니 어느 것이 딱히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직업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산다면 그 일은 재미있고 행복한 일이 될 것은 분명하다.

천직(天職), 타고난 직업이나 직분을 말한다. 아직 자신의 천직을 찾지 못했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천직은 찾는 것이 아니라 키워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대표의 정성을 담은 고기가 오늘 저녁 당신의 식탁에 풍요로움을 선사하기 기대해본다.

영업시간: 오전 8시 30분 ~ 오후 9시
문의전화: 634-5592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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