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그늘막과 함께 성장하는 ‘광천 별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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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그늘막과 함께 성장하는 ‘광천 별 식품’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2.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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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 청년CEO, ‘농촌에서 삶의 가치를 찾다’ <19>

광천별식품 이성행 마케팅 팀장
제2공장 준공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광천별식품 이성행 마케팅 팀장.

“ㅇㅇ 밥 먹어~”
“싫어, 텔레비전 볼 거야.”
엄마는 아이 밥을 먹이기 위해 조미김에 밥을 싸서 아이 입에 넣어주기 시작한다.

“이거라도 먹어.”
버릇이라도 나빠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 되지만 아이 배를 굶길 수 없으니 아이 입에 하나, 엄마 입에 하나씩 넣어 한 끼를 때운다. 

조금 더 커서는 도시락 반찬에 빠지지 않는 메뉴 중 하나가 김이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밥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는 김, 어릴 때는 잘 몰랐다. 김을 만들기 위해 부모님이 얼마나 많은 노동의 과정이 있었는지 말이다. 김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부모님은 독립해 김 공장을 만들기로 하면서 아들을 불렀다. 2006년 어느 날이었다.

“몇 달 만이라도 와서 행정적이거나 전산 같은 것들 좀 봐줬으면 좋겠는데 괜찮겠니?”
성장한 아들이니 조심스럽게 의견을 물었다. 대전에서 금융보험을 전공한 아들은 졸업 후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잠시 부모님을 도와 드리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6개월 생각하고 왔는데 그대로 눌러앉았죠.”
광천별식품 이성행 마케팅 팀장(35)은 처음 1년 정도는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그때는 저도 젊었고 주변에 또래 친구들이 없으니 답답했죠. 지금은 열심히 하면 그만큼 성과가 보이는 일이니 아주 만족해요.”

30여 개에 달하는 광천김 공장 중 광천별식품은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4년에는 상품유통부문대상, 2016년에는 대한민국소비자만족도 1위 달성, 미국과 대만, 홍콩, 베트남, 이탈리아 등에 지난 1년동안 80만 달러 이상의 조미김을 수출해 지난 8일 충청남도 수출탑을 수상했다.

“저희만의 차별화라면 원재료의 신선함과 양심입니다.”
가장 좋은 김원초에 소금과 참기름 이외 아무것도 넣지 않고 제일 좋은 김을 만들어 내는 것만이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 제2공장을 준공 중인데 앞으로는 좀 더 수출 쪽에 주력할 생각이에요.”
지금은 내수가 80%, 수출이 20%를 차지한다. 특히 유럽 사람들 입맛에 맞게 스낵처럼 먹으면서 손에 기름이 묻지 않게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처음 왔을 때는 아버지가 공장 일부터 배우라고 하셨는데 뭐든 처음은 배우면서 시작하죠.  지금은 전체적인 총괄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큰 일이 있을 때는 부모님과 상의하고 결정하죠. 저에게는 늘 그늘막 같은 분들이세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바닷가에 그늘막 하나 설치해 놓으면 햇빛은 피하고 바람은 통하니 그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러나 뭐니 해도 가족이라는 그늘막 만큼 든든한 것이 있을까 싶다. 물론 심정적 차이는 있지만 그 그늘막이 너무 커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부모님이 있기에 누구보다 빨리 정착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는 기쁨이 배가 되는 이름, 가족이라는 이름의 가업을 잇는 일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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