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한 번 살아보자!
상태바
시골에서 한 번 살아보자!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08.27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청년들, 귀농·귀촌의 꿈을 실현하다<21>

홍동면 구정리 노승희
시골에서 농업과 패션의 접목 가능성을 꿈꿔보는 노승희 씨.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류에도 윤리적 패션이 뜨고 있다. 윤리적 패션은 도덕을 준수한 패션, 바람직한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패션을 의미한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을 따라 옷이 만들어지고 버려진다. 그러다보니 자원을 낭비하거나 환경을 오염시키고, 때로는 노동자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패션을 만드는 일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분야라고 한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중 하나다.

대표적 소재인 면이라고 하면 자연친화적 소재로 흔히 생각한다. 그러나 면의 원료인 목화는 병충해에 약해 농약과 살충제를 사용하고 목화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은 해로운 화학 성분으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최근에는 콩, 대마, 대나무 등 자연친화적 소재를 이용한 의류들이 생산된다. 또 버려진 청바지로 가방을 만들고, 옥수수 섬유로 양말을 만든다. 대학에서 의류학과를 다니며 환경 경영을 공부했던 한 청년은 환경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시골에서 한 번 살아보기로 했다.

노승희 씨는 생태마을과 관련한 졸업 논문을 준비하면서 홍동면을 방문하게 됐다. 졸업 후 지난 2월까지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다. 일이 정리되고 노 씨는 자연스레 시선을 시골로 돌렸다. 그러던 중 홍성여성농업인센터의 안전임대주택사업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지난 4월에 내려왔다. “홍동에 내려 온 적이 있어서 잘 알지는 못해도 어떤 곳인지 대충 알고 있었고 지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집에 대한 기회도 생겨 무턱대고 내려왔다.”

안전임대주택사업은 여성 혼자 귀농·귀촌한 사람이 임시 거주하며 두 명 혹은 세 명이 쉐어하우스를 한다. 지역을 돌아보고 정착하는 시간들을 가지기 위한 일종의 시험기간에 주어지는 거주공간이다.  “쉐어하우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아마 혼자 지냈으면 불안했을 것 같다.”

쉐어하우스에는 풀무학교를 나와 정착을 시도하는 사람, 청년농부 프로그램에 참여해 일을 하는 사람, 그냥 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사실 처음 왔을 때는 아는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없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조언으로 농장에서 일을 도와주기도 하며 농장 체험을 한 달 정도 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젊어서 그런가 보다.”
노 씨는 현재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마을조사단에서 일하고 있다. “조사단 교육을 받고 다른 분들은 마을조사 활동을 하고 나는 홍성군마을만들기센터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지금 하는 일이 살기도 편하고 잘 맞는 것 같다.”

노 씨는 의류와 농업이 연결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천연염색에 대해 관심도 많고 염색을 할 수 있는 작물을 심어 가꾸고도 싶다. 그 모든 것들이 시골에서 살아보기를 하면서 꿈꾸게 됐다. 시골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더라도 청년들이 무작정 시골에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농사에 도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조금만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다보면 시골에서도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일자리를 찾았다면 그 다음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사람을 알아가고, 지역을 살펴보며, 자연과 함께 하는 기쁨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준비만 돼 있다면 언제라도 가능한 일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