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잘 도와주는 우리는 필리핀 가족
상태바
서로가 잘 도와주는 우리는 필리핀 가족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10.15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함께 홍성 사람, 다문화 가족 만세 <15>

장곡면 산성리 김점대, 김에델라
장곡면 시골집에서 만난 김점대, 김에델라.

낯선 나라에 이주해 오랜 시간 정착해 살아도 그 나라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 나라 말을 잘 하고, 음식을 잘 먹고,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낸다고 해도 말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내 가족이 있고 모국의 사람들이 가까이 있어 외롭지 않게 서로를 의지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필리핀에서 이주해온 다문화 가정들이다.

장곡면에 거주하는 김점대, 김에델라 씨는 지난 2014년에 결혼했다. 김에델라 씨가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04년이었다. 결혼과 함께 한국에 왔지만 결혼에서는 쓴 고배를 마셨다. 이후 김점대 씨를 만나 아이를 낳고 시아버지를 모시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한국 여자들도 쉽지 않은 시골살이를 더구나 몸이 불편한 시아버지를 모시며 말끔하고 정갈하게 생활하고 있음에 그 칭찬이 자자하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언어소통이 가장 어려웠다. 드라마를 보면서 공부 많이 했다. 탤런트가 하는 말이나 행동, 얼굴 표정 등을 보면서 궁금한 것은 회사에 가서 아주머니나 아는 언니들한테 물어보면서 혼자 공부했다. 5년 정도 되니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데 별 문제없이 하게 됐다. 지금은 힘든 점도 없고 있다 하더라도 생각하지 않는다.”

된장찌개를 가장 좋아하는 에델라는 벽돌공장, 김치공장, 김 공장 등을 다니기도 했다. 지금은 육아를 하며 전업주부 역할만 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아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변에 다 친족들이 있어 무슨 일이 있으면 육아문제를 함께 해결해주는데 한국은 오로지 엄마가 그 문제를 다 해결해야 한다.”

필리핀의 그러한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간혹 이주여성들이 혼자 육아과정을 겪으며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델라는 시간나는대로 함께 도와주는 남편과 주변 필리핀가족이 있어 육아과정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한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가 아이를 키우는 필리핀의 문화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어느새 우리는 ‘아이는 엄마가’라는 문화에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싶다.

홍주여객에서 버스기사로 일하는 김점대 씨는 필리핀 가족모임에도 웬만하면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버스 기사라는 특성상 매번 하는 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아델라가 해주는 필리핀 음식도 잘 먹는다. 워낙 신김치 등 신음식을 잘 먹기도 하지만 아델라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음식이 맛있기 때문이다. 추석이나 설 등의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는 않지만 여러 음식들을 해서 가족들과 주변 필리핀 가족과 함께 먹기도 한다.

“생일 같은 때나 심심할 때 언니 동생들이 집으로 놀러온다. 주변에 필리핀 가족들이 10가구 정도 되어 외롭지 않고 서로 이야기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고는 한다. 어려운 부분을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되고 자연스럽게 서로가 만나고 대해야 아무 문제없이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아델라의 집은 늘 생기발랄한 기운이 넘친다. 집 한 쪽 마당에는 기본적인 야채들이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농사 짓는 일에 익숙한 아델라는 이곳에서 기본적인 야채들은 손수 키워 먹는다.

“남편과 가족들이 잘 지내기 위해서는 서로가 노력하고 양보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

하물며 같은 한국 사람끼리 결혼을 해도 이혼을 하고 불화가 나는 요즘,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력과 배려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필리핀 가족들끼리 모여 생일 등을 챙기고, 필리핀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모습이 우리네 공동체 문화를 지키고 가꿔나가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