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미디어 전문가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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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미디어 전문가에 도전하다
  • 최선경 논설위원/한기원 기자
  • 승인 2019.09.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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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통한 마을 공동체 회복을 꿈꾸다 〈1〉
주민들이 직접 촬영·편집하는 실습교육현장.

미디어 교육 통해 아이들과 소통의 창구
스마트폰 이용해 마을 뉴스 만들기 도전


■ 마을공동체 활성화 위한 미디어 교육 운영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예산지부(지부장 이근배)에서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마을미디어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마을공동체 활동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의 마을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에는 홍북초등학교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20여 명이 참여했으며, 1인미디어를 활용한 뉴스 만들기 이론 및 실습교육 등을 진행했다.

교육시간에는 학부모들이 직접 마을 홍보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사용한 제작방법을 배우고 아나운서 체험 및 마을뉴스 만들기 등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교육해 교육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간담회 시간을 갖고 마을미디어 활용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교육에 참여한 여정은(삽교읍)씨는 “우리 엄마들에게도 꿈이 있다. 이번 교육을 통해 방송도 계속 하고 싶고, 영상도 만들고 싶고, 콘텐츠로 사람들과 소통도 하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아이들한테 인정을 받고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은씨는 “언론 과잉 속에서 느끼는 주민의 갈증을 풀어줄 소중한 대안이 마을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자치단체가 이를 지원해 자치와 참여가 확대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근배 지부장은 “마을미디어는 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 질적 성장을 위해 교육 기회를 더 만들고 싶다. 항상 새로운 게 생기기 때문에 지속적인 배움이 절실하다. 주민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주민이 참여하는 대안 미디어
전문가들이 만드는 미디어가 아니라 마을 주민이 참여해 만드는 대안 미디어다. FM 라디오, 영상, 신문, 인터넷라디오 등 마을 미디어의 종류도 다양하다. 서울에만 30여 곳에서 마을 미디어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북과 광주, 전남 등지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마을 미디어는 주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현장의 목소리를 ‘날것 그대로’ 전달하는 형식이어서 주민들의 공감이 크기 때문에 주민과 주민, 마을과 마을을 잇는 공론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래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마을 미디어가 공동체 회복의 훌륭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마을 미디어에 대한 애정으로 주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충남미디어포럼 유미경 이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미디어교육을 통해 영상을 만들면 ‘우리 이웃들이 이렇게 생겼구나’, ‘이런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방송에서 떠드는 커다란 사건·사고 외에도 우리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바로 곁에 있는 이웃들의 소소한 소식일지 모른다. 우리는 개개인이 파편화된 복잡한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시대는 눈부신 기술 발전이 이루어낸 미디어 시대이기도 하다. 자신이 직접 제작한 미디어를 통해 이웃들과의 끈끈한 유대감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이루어진 소통이 마을 안에서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청할 수도 있게 한다. 공동체 복원은 그런 것 아닐까?”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과 공동체 복원의 가능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마을 미디어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교육중인 이근배 지부장.


■ 마을 대변자 역할 필요
마을의 사전적 의미는 도시에서 떨어진 시골이라는 의미지만 꾸밈이 없는 순수함과 정겨움이 가득한 마을이란 의미도 된다. 지역 곳곳을 알리기 위해서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홍보 수단이 필요하다. 기존 언론들을 통해 마을을 알리기에는 특집형태의 간헐적 보도를 제외하고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홍성군에는 ‘홍주’라는 지명을 사용한 지 천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역사적으로 마을마다 숨겨진 이야기와 문화의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내용이 많다. 그러나 이를 알리는 언론의 역할이 없다면 묻히고, 세월의 흐름 속에 사라져 버리고 만다. 또 역사, 문화가치가 있는 자원들도 방관 속에서 방치되거나 유실될 확률이 높다.

최근 관광 트랜드는 정해진 관광코스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해 특이한 관광지와 생태관광, 농촌체험 등을 선호하는 추세다. 마을 미디어는 이런 관광패턴에도 아주 잘 맞는다. 우리 마을의 역사, 문화가치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마을대변자로서 언론의 역할이 요구된다.

■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도 알리는 언론으로
최근 자치와 협동을 일궈나가겠다는 마을 미디어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나 마을이 필요한 사항과 의견들을 정기적으로 보도하는 간행물을 발간하는 언론은 없다. 그래서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알리는 언론으로서 역할을 우선하려는 마을 미디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마을의 숨겨진 오래된 이야기를 찾아내 문화의 가치로 만들고, 마을만이 갖는 특성과 토산품, 먹거리, 행사, 마을 사람들 개개인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전해지는 기반환경이 될 때 그 발전상은 아무도 예단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라 본다.

이근배 지부장은 “그동안 지역의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위주로 진행해 왔는데, 이번 지역언론지원사업을 통해 소중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미래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디어는 이제 교육을 넘어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주민들이 문화적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지역의 대표 문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 마을 미디어의 역할과 미래
‘누구나 미디어를 다룰 수 있는 권리’를 생각하며, 청소년에서 여성, 노인에 이르기까지 미디어를 보고, 말하고,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영상 미디어 교육의 제공과 미디어 교육 대상자나 모임들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상호 교류 등의 목적을 위해 미디어센터 설립은 필요해 보인다.

미디어센터를 통해 시민들이 영상미디어를 보고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높이기 위한 미디어 교육과 함께 미디어를 통한 공동체 간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길 바란다. 또한 인터넷이나 각종 행사,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서 대중이 영상미디어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들도 병행된다면 마을 미디어를 통한 공동체 회복이 조금 더 빨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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