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숲, 공동체의 삶과 생명의 가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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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숲, 공동체의 삶과 생명의 가치 있는 공간이다
  • 취재=한기원 기자/사진·자료=한지윤 기자·신우택 인
  • 승인 2019.10.0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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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시대 공동체의 삶과 생명의 공간이다<20>
잘 가꿔온 마을 숲은 오늘날 생명산업으로 불리며 다양한 문화적 의미와 마을공동체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 숲, 단순한 경관의 의미 넘어 역사·문화적 의미 지니는 유산이며 자산
마을사람들이 숲과의 교류 통해 형성된 시간과 문화 축적돼 있는 자연유산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
지구온난화 원인은 온실효과에 의한 기후 이상현상, 숲 가꾸기는 생명산업


마을 숲은 옛날부터 마을을 구성하는 중요한 경관이자 다양한 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장소로 마을공동체의 쉼터 역할을 했다. 자연재해를 막으며 마을의 지형적 결함을 보완하기도 했다.

오늘날 도심의 녹색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도시 숲 조성이 늘어나면서, 옛날부터 있어왔던 마을 숲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숲은 옛날부터 우리의 삶과 함께했던 마을 숲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마을들은 대부분 산에 둘러싸인 곳에 자리해 있다. 수해나 돌림병 등으로 마을을 지키고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조성되기도 했다. 현재 전통적인 마을 숲에는 대부분 나이가 많은 나무(노거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느티나무, 버드나무, 팽나무, 소나무 등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마을 숲은 주거지와의 경계가 명확하게 그어져 있기보다 생활공간과 어우러져 있다. 따라서 마을 숲은 단순한 경관의 의미를 넘어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유산이며 자산인 것이다. 민간신앙이 행해지는 장소로 마을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당제(당산제)가 행해지기도 했다. 또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혀 하늘의 신과 땅의 인간을 잇는 솟대도 세우기도 했다. 따라서 전통적인 마을 숲은 사람들의 삶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기능별로 공간이 구분된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오늘날의 공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도 지금보다 삶과 더 밀접한 연관성을 지녔던 것이다.

■ 마을 숲, 나무들의 공간 생명의 공간
마을 숲은 마을공동체의 사람들이 마을 숲을 보면서 생활하고 얻는 녹색의 심리적 효과가 마을 숲의 문화형태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마을 숲을 생태문화의 유산으로 보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을 숲은 마을사람들이라는 하나의 집단이 숲과의 교류를 통해 형성되고 유지해 온 시간과 문화가 축적돼 있는 자연유산이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 산업과 토지이용 형태의 변화에 따라서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 마을 숲들이 방치되고 쇠퇴하고 있다. 따라서 마을 숲을 하나의 문화적 실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숲은 동·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게 삶의 터전과 공간을 제공해주는 가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거나 마을의 풍수지리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마을 공동으로 숲을 조성하거나 보호해왔다. 마을 주변의 ‘산과 물 그리고 바람의 어울림’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한 것이다. 주변 지형을 호랑이, 소, 용, 봉황, 지네 등의 형상으로 보고 마을 숲이 지형의 기운을 북돋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마을 숲은 우리 전통마을의 경관을 대표하는 요소인 동시에 토착신앙과 풍수, 유교 등 전통문화가 녹아들어 있는 공동의 자산이었다. 또한 마을 숲은 마을 공동의 쉼터였고, 굿을 하거나 마을 제사를 올리는 장소였으며, 지신밟기와 씨름 같은 전통놀이의 장소이기도 했다. 우리 고유의 생활과 문화와 역사가 온전히 녹아 있는 생태자원인 셈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6·25한국전쟁,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수 마을 숲이 훼손됐으며, 가치 있는 수목들이 고사하고 후계목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숲은 나무들의 공간이며, 생명의 공간이다. 나무는 함께 사는 법을 안다. 평생 한 곳에서 옆의 나무와 치열하게 햇볕 경쟁을 하지만, 한편으로 자신을 조금씩 내어주는 상생의 길도 잊지 않는다. 인간이 나무와 숲에서 배워야 하고, 자연생태와 인문생태가 하나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느 농촌마을이든 마을 어귀에 당산나무 한그루쯤 서 있지 않은 곳이 없다. 마을의 수호신 같이 왠지 듬직하고 나무그늘 아래서 사람들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휴식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것이 우리 농촌의 일상풍경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을 숲은 마을을 지켜주는 성(城)으로서 기능뿐 아니라 마을사람들의 심신의 안식을 제공하는 공동쉼터이자 커뮤니케이션을 나누었던 곳으로 근린공원의 원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을 숲은 사람들의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서려 있는 곳으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것이다. 또한 ‘마을 숲’은  마을전체 경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마을 뒷동산의 자연지형을 자연스럽게 이용해 계획적으로 식재한 매우 독특한 ‘경관 숲’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실용적이면서도 다목적 기능을 한 보기 드문 ‘숲 정원’인 것이다. 우리가 함께 가꾸어나가야 할 참으로 소중한 지역문화유산이며 향토문화공간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러한 숲의 가치를 이해하고 숲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을 뿐 아니라 숲 속에서 자랑스러운 향토문화를 키워왔다. 최근 미세먼지 등이 사회적·국가적으로 이슈가 되는 시기에 단순히 숲이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혹은 문화적으로 그들의 삶 속에 깊이 관여해 왔기 때문이다. 마을주민들의 안녕과 마을화합을 기원하는 당산제 등도 바로 이 마을 숲에서 이루어졌다.


■ 숲 가꾸기는 이제 생명산업이다
최근 마을 숲에 대하여는 행정기관과 여러 단체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전국에 산재해있는 전통마을 숲 중 복원가치가 있는 곳을 선정 지방자치단체와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마을의 숲 복원을 위한 매뉴얼을 제작하고 전통마을 숲의 가치와 기능에 대한 사례연구와 마을 숲 DB구축으로 자료를 공유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 보전가치가 있는 전통마을 숲 문화행사가 계승되고 있거나, 지역사회 발전과정에서 사라진 전통마을 숲 관련 문화행사를 복원하는 마을도 생겨난다. 또 마을 숲 관련 문화행사 프로그램 등을 새롭게 개발해 지역공동체가 활성화 되는 경우에 발굴 지원 등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는 세계적인 관심이자 우리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큰 초미의 관심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녹색성장을 국책사업으로 정할 정도로 지구온난화현상은 범지구적인 사안으로 해결해야할 현 과제이자 난제이다. 환경변화로 인한 지구의 생태계의 변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선진국, 개발도상국 관계없이 범국가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의 주요원인은 온실효과에 의한 기후의 이상현상이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메탄 등 지구를 따뜻하게 감싸는 기체이다. 따라서 숲 가꾸기는 이제 생명사업이다. 지구의 온난화, 사막화의 진행, 야생생물종의 감소 및 멸종, 열대림의 감소등 주요한 지구생태계의 위협 요소들은 숲의 파괴와 화석연료의 대량 소비 등과 직결된 문제다. 그러므로 화석연료의 소비량을 줄이고, 숲 면적을 늘려서 탄소고정능력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8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니 산림바이오매스 활용대책이 시급하다. 공기에는 이산화탄소가 충분히 들어 있어 식물은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생장한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식물은 나무다. 따라서 숲이 많아지면 이산화탄소도 점점 줄어들 수 있게 된다.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막아 지구의 기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매년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전체 탄소방출량의 2~3%씩을 감소시켜야하며 메탄가스의 양을 15~20%씩 감소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이용의 효율성을 제고시켜 태양에너지와 같은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그 사용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은 지구 온난화를 막고 ‘온실가스감축’을 위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풍력, 수력, 태양열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국가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산림 바이오매스 활용 촉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바이오매스 7%만 이용하더라도 1년 동안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충당이 가능하고 한다. 쾌적한 환경과 생태계보존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지속 발전시켜나갈 필수조건이다. 육상생태계의 대종인 숲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기반 구축으로 가치 있는 산림자원 조성, 경쟁력 있는 산림산업육성이 필요한 이유다. <끝>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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