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촌의 경계에서 넉넉한 인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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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의 경계에서 넉넉한 인심 가득
  • 윤종혁
  • 승인 2010.01.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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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금마면 죽림리

홍성읍에서 21번 국도를 따라 예산방면으로 향하다보면 길 가에 가구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명 금마면 가구단지. 20여년 전 하나 둘 가게가 자리 잡더니 어느새 가구단지로 변해가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금마면 죽림리 일대이다.

죽림리는 금마면의 중심마을이다. 죽림리에 살고 있는 마을 주민만 해도 400여명에 이른다. 마을에는 금마․홍북파출소를 비롯해 홍성소방서 금마면지역대, 배양초등학교, 정원공업사, 자동차 매매상사 등 다양한 기관과 기업체가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한 때 사람들로 시끌벅적 했던 장터도 아련한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있다.

금마면지에 따르면 죽림리(竹林里)는 대숲이 많이 있었다 해서 죽림골 또는 죽림동이라 불렸다고 한다. 죽림리는 내기와 배양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농사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지명이 많이 있다.

죽림리는 홍성읍과 불과 4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보니 홍성읍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고, 어느 정도 홍성읍으로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21번 국도가 확포장되기 전에는 나름대로 농촌의 정취가 흠뻑 묻어났지만, 지금은 도로가 마을을 가로지르면서 도시와 농촌의 경계선에 놓여있다.

▲ 배양마을 송을성 이장

▲ 배양마을 조월현 부녀회장

"마을 단합은 우리 마을이 최고"

배양마을은 예로부터 백양(白楊) 나무가 많아 백양골 또는 백양동(白楊洞)이라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마을에서 백양나무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경지정리가 이뤄지기 전에는 제방에 10여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배양마을에는 100여 가구에서 200여명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마을에서 4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송을성(60) 씨는 "예전에는 신대마을과 배양마을이 별도로 이장이 있고 마을 운영이 이뤄졌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나의 마을로 운영되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은 예전처럼 신대와 배양으로 분구가 되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대에는 40여 가구가 있고, 배양에는 60여 가구가 있다.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벼농사를 짓고 있으며, 일부는 축사와 하우스 농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배양마을 역시 젊은이들이 자꾸만 줄어가고 있는 현실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송을성 이장은 "홍성읍과 가깝다보니 홍성읍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젊은이들이 자꾸만 농촌을 등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배양마을의 자랑거리는 누가 뭐래도 마을의 대소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마을 주민들의 단합된 힘이다. 마을에 일이 생기면 주민들은 너도나도 팔을 걷고 부치고 내 일처럼 열심히 거든다. 금마면새마을부녀회장을 맡고 있 김화숙(56 ) 씨는 "정말 우리 마을처럼 단합 잘 되는 마을은 없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단합된 힘으로 여러 가지 일을 척척 해내고 있다"고 마을 인심을 전했다.

▲ 내기마을 이석래 이장

▲ 내기마을 유관순 부녀회장

▲ 김화숙 금마면 새마을부녀회장

"금마면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마을"

죽림리 내기마을은 금마면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마을이다. 150여 가구에서 300여명의 주민들이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주민들은 주로 벼농사 위주의 농사를 짓고 있고,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도 여럿 된다. 한우는 몇 몇 농가에서 10여 마리 안팎으로 키우고 있다. 내기마을에서는 일제강점기 시대 3․1 만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금마면지에는 만세운동에 참여하고 일본경찰에 체포된 내기마을 주민이 29명에 이른다고 적혀 있다.

인구가 다른 마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내기마을 역시 마을에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내기마을 이석래(67) 이장은 "마을 주민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다. 농촌에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내기마을에서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석래 이장 설명에 의하면 고향을 떠난 자식들은 부모가 팔순이 되면 일정 금액을 노인회에 희사한다고 한다. 이렇게 모아진 금액으로 노인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 남는 돈으로 경로당 운영비에 보탠다. 겨울철이 되면 경로당 운영 경비로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데 내기마을에서는 고향을 떠난 자식들의 정성이 보태져 경로당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유관순(60) 부녀회장을 비롯한 50여명의 부녀회원들 또한 마을일에 앞장서고 있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마을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 사고 위험이 높은 도로

주민들의 희망사항과 숙원 사업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주민들
21번 국도가 마을을 가로지르다보니 주민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신대마을로 들어가는 비보호 좌회전은 너무나 위험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좌회전 차를 위한 안전한 공간이 없다보니 직진 차선에서 좌회전 신호를 켜고 맞은편 차선에 차가 오는지를 살펴야한다. 만약 뒤따르던 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거나 좌회전 신호를 미처 보지 못할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화양역 방향으로 들어가는 화양삼거리 경우에도 신호를 무시하거나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는 차가 많아 주민들은 불안해한다.

●경작로 포장, 마을회관 비가림 시설
배양마을 송을성 이장은 "경작로가 아직까지 포장되지 않은 곳이 많다. 농민들이 마음 편히 농사지을 수 있도록 경작로 포장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신대마을 이석래 이장은 "마을회관이 2층으로 이뤄져있는데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2층에 올라가기가 어렵다. 마을회관 비가림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터 땅 분할매각 안 되나
죽림리 장터에서 만난 한 주민은 현재 군유지로 되어 있는 장터 땅을 장터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분할매각을 해주길 희망했다. 군유지로 되어있다 보니 집을 수리 하는데도 여러 애로점이 뒤따르고, 창고 하나 짓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 금마가구단지
▲ 금마우체국
▲ 내기마을 마을회관
▲ 배양마을 노인정
▲ 배양초등학교
▲ 죽림리 장터 흔적
▲ 옛 장터임을 알려주는 흔적들
▲ 금마홍북파출소
▲ 홍성소방서 금마면지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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