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홍주로'를 문화․쇼핑의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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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홍주로'를 문화․쇼핑의 거리로
  • 전상진
  • 승인 2010.01.2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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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명동 상가 골목 3




명동상가 거리는 크게 세 갈래 길로 나눌 수 있다. 명동상가 골목을 길게 관통하는 상징길인 '만해로'와 유명메이커 거리인 '명동로', 그리고 맛과 멋, 즐거움이 있는 '홍주로'이다.

우선 명동상가의 첫 번째 거리는 홍성군청 앞마당에 서있는 느티나무 옆 도로원점에서부터 삼일빌딩과 하나빌딩까지이다. 명동상가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거리로 명동상가 이홍범 상인회장은 이 거리를 '만해로'란 명칭으로 부르기를 간절히 원한다.

이 회장은 "삼일, 하나의 의미는 항일 독립운동의 표상이다. 거리명칭을 '만해로'로 정하고 남산에 있는 만해동상을 옮기거나 새로 제작해 상징성을 부여한다면 명동상가 뿐 아니라 홍성의 이미지도 부각시킬 수 있다"며 현재 새주소 사업으로 모든 거리명칭을 '조양로'로 정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다. 두 번째 거리는 '홍주로'로 이름 붙인 씨엔에이(CNA)부터 홍성양조장까지, 세 번째 거리는 '명동로'로 이름 붙인 서부약국부터 휠라홍성점까지이다. 이 세 거리를 통과하는 여섯 입구를 통해 명동상가에서 여유로운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명동상가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상가로는 다비치안경원(구 불란서안경원)에서 우리은행까지, 우리은행에서 문화체육사까지, 문화체육사에서 조양사진관까지, 조양사진관에서 다시 다비치안경원까지 정사각형을 이루며 형성돼 있다. 명동상가 앞 쪽은 홍성천 복개주차장 맞은편 상가로 주로 건강․의료, 금융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뒤 명동로는 유명메이커 상가, 홍주로 주변에는 음식․음료 먹자거리 상가 등 독특하고 다양하고 복합적인 상가들이 골목 곳곳에 한데 어우러져 있다.



명동상가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차 없는 거리'라면 차 없는 거리를 통해 명동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밝은 조명과 색깔로 명동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어둡고 삭막한 명동의 밤거리를 상상해 보라.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밤도 낮과 같이 활기 넘치는 명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밝은 조명을 설치하고 명동을 아름다운 그림 벽화로 채워야 한다. 요즘 명동은 낮에도 활기찬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아름다운 벽화와 밝은 조명이 명동을 가득 채워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벽화를 보기 위해서든 밝게 빛나는 거리를 걷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든, 명동은 다시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일 것이다.



▲ 홍주로문화센터는 지난 2008년 6월에 홍성군과 중소기업청, 그리고 명동상가 350여 사업자들이 한데 힘을 모아 만든 명동 유일의 쉼터공간이다. 이곳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고 각종 교육과 강좌, 음악회, 시 낭송회, 연극, 콘서트, 전람회 등 공익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마음껏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명동상가 거리를 밝은 조명과 색깔로 디자인한다고 해서 현재 명동의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필요한 해결방법 중 하나가 '문화의 거리' 조성이다. 명동상가 거리 중 문화의 거리로 조성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홍주로'이다. 홍주로에는 이미 '홍주로문화센터'가 자리하고 있어 문화적인 기반을 조성하기 유리한 거리다.

그러나 문화센터는 많은 문제점을 품고 있다. 3층에 위치한 센터는 위치상 찾아가기 힘든 곳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공연관람을 하기 위해, 전시회를 둘러보기 위해 3층에 위치한 문화센터를 찾기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또 큰 문제는 공연, 전시공간으로 현재의 문화센터는 불합격 점수를 주는 것이 맞다. 제대로 된 공연, 전시, 음악회 등을 하기 위해서는 무대구성과 조명시설, 음향시설 등이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문화센터는 이런 구성들이 미비하다.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홍성군과 명동상가상인회 등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홍주로문화센터만으로는 문화의 거리 조성은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 서너 곳 정도의 문화공간이 들어서야 문화의 거리를 만드는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 공간, 공연 공간, 쉼터 공간 등이 들어서야 젊은 거리를 만들 수 있고 가족 모두가 문화를 즐기고 쇼핑을 함께 할 수 있는 명동상가 '홍주로'로 재도약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명동 골목 사람들



허수정 씨 (다향 전통찻집)

허수정(46) 씨는 4년 전에 다향(茶香)의 주인이 됐다. 오래전 다향은 홍성 유일의 전통찻집으로 문을 열었다. 여느 다방과는 달리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는 찻집으로 인기가 높았다. 직접 차를 달여 만든 주인의 정성도 담겨 있다. 여름에는 솔잎차를 찾는 손님들이 많고 겨울에는 한방차와 쌍화차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 다향 주인 허수정 씨는 "지난해 신종 플루 때문에 건강을 챙기는 손님들이 한방차나 쌍화차를 많이 찾았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차보다는 술을 더 좋아해 술 마시러 몰려다니기는 하지만 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줄어들어 장사하기 어렵다"고 한다. 오늘도 다향을 찾는 사람들에게 허수정 씨는 "끽다거(喫茶去, 여보게, 차나 한 잔 들고 가세)"를 전해주는 고마운 사람임이 틀림없다.



정미자 씨 (이영혜컬렉션)
"이영혜 씨가 아니라고요"라고 기자는 실수를 했다. 이영혜컬렉션 정미자(53) 씨는 "그냥 이영혜 씨로 기사가 나가면 안 되나요. 이름이 예쁘잖아요"라고 말을 건넨다. 정미자 씨는 "명동상가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면 지역 사람들"이라며 "읍 사람들은 오히려 천안이나 서울 등지에서 쇼핑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명동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역에서 쇼핑하는 것을 무슨 촌사람이나 하는 어리석은 짓인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이 지역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정미자 씨는 "홍주로문화센터가 활성화돼야 이 곳 상권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홍주로는 홍성상설시장과 연결되는 통로로 홍주로가 살아야 상설시장도 살아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명동상가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상가 벽면에 벽화로 곱게 채색한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며 "우리 가게 일부를 상설 전시장으로 만든다면 문화공간 역할뿐만 아니라 장사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가게를 아무 조건 없이 전시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미자 씨는 문화와 장사가 어울려야 한다고 믿는 참 고운 사람이다.



김진옥․김영숙 씨 (홍주골시골밥상)
홍주골시골밥상 김진옥(54) 씨와 김영숙(53) 씨는 오늘도 오는 손님들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넨다. "어서 오세요"라고. 김진옥 씨는 "요즘 상가 주위에 사람들이 없어 장사가 잘 안 된다"며 "20여 년 전 장사를 시작할 때는 사람들도 북적거리고 아마 4~5년 전까지는 장사도 잘 됐다"고 한다. 김진옥 씨와 김영숙 씨는 친자매처럼 서로를 아끼고 챙기며 시골밥상을 손님들에게 내놓으며 열심히 장사를 한다.



홍성양조장과 호서양조장
전통막걸리가 요즘 인기라지만 홍성양조장, 호서양조장은 울상이다. 오히려 대도시에서는 인기라지만 반대로 지역의 양조장은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한다. 홍성양조장 사장은 한사코 인터뷰도 거절한 채 "막걸리도 요즘은 기업에서 만들어 지역에까지 판매하고 있어 기업에서 만든 막걸리만 찾지, 지역양조장 막걸리는 외면당하고 있다"고 한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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