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깊은 향교와 소박한 선비의 기품 간직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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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깊은 향교와 소박한 선비의 기품 간직한 마을
  • 이은성 기자
  • 승인 2010.08.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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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행복마을 결성면 읍내리-1 교촌마을 ]


유서깊은 향교와 소박한 선비의 기품 간직한 마을
어와 벗님네야 백제땅 결성으로 구경을 가자꾸나
성호에서 배를 타고 관난정 돌아드니 8학사가 노니는 듯
성남에 비친 별은 하지를 스쳐가는 노일성이 분명한데
석당산 올라보니 관청의 옛 모습 좌우촌에 즐비하네
교촌의 옛문화 밝혀주는 봉화산이 나날이 밝았기로
- '결성풍류가' 중에서

결성면 읍내리 동쪽에는 향교의 전통이 오롯이 전해지는 교촌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마을은 차령산맥의 낙맥으로 먼 옛날 청룡이 승천했다하여 불린 청룡산이 감싸고 있으며, 청룡산의 지혈이 내려와 조그만 산에 멈춰 명당을 이룬 자리에 향교가 건립됐다. 마을은 향학을 하고자 각지에서 모인 선비들이 향교를 중심으로 정착하여 이뤄졌는데 향교가 있는 촌이라 하여 향교마을, 즉 '교촌' 이라 이름 붙여졌다.

향교는 건립연대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고려시대인 1010년에 건립되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1623년, 1674년, 1808년 수리한 기록과 함께 1923년에는 크게 고쳐 지어졌고 1997년 12월 23일 충청남도기념물 제134호 문화재로 지정됐다.

향교를 살펴보면 구릉지에 위치해 선비의 기품을 뽐내듯 멋들어진 적송들에 둘러 쌓인 명륜당과 그 뒤에 대성전을 두고 있다. 명륜당은 향교 중앙에 위치한 교육장 건물을 말하며 "학문의 요체는 오륜을 밝히는데 있다"는 유학사상에 따라 명륜당이라 명명되었고, 대성전에는 중국 5성4현과 국내 18현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교촌저수지
향교 정문 앞, 마을 입구에는 옛 부터 향학 하는 선비들의 휴식처인 동시에 농업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교촌저수지가 자리잡고 있다. 저수지는 한 폭의 움직이는 수채화를 보는 듯 가벼운 물결을 일으키며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교촌마을은 향교를 기준으로 향교 앞말, 뒷말로 생활권이 나뉘어져 있고 남쪽으로 결성초등학교, 남동쪽에는 결성중학교, 동쪽에는 홍성공업고등학교가 똑같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마을주민들은 "우연이 아닌 지연(지혈)의 이치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여겨진다"고 전했다.

마을회관
계속 길을 따라 마을 중심에 다다르면 북풍을 막아주고 마을을 편안하게 해준다 하여 안산(安山)이라 불리는 조그마한 산 앞에 암반석 사이를 헤집고 나오는 자연수 우물이 있다. 현재 마을주민들의 소중한 휴식처로 자리잡고 있는 우물은 음력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 용이 알을 낳고 승천했다는 오래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예로부터 마을 아녀자들이 우물을 용의 알이라 여겨 샘물을 길러 밥을 짓고 조상님께 제를 드리며 그해의 평안을 비는 풍습도 전해진다. 이렇게 마을의 삶의 젖줄인 동시에 평안을 비는 수호신인 우물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애정은 마을보물 제1호로 지정할 만큼 남다르다. 이에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생명수로 먹으며 사람들을 보살펴 마을이 오늘에 이르렀다"하여 후손에게 알리고 귀중하게 보존하기 위해 다같이 뜻을 모아 2005년 1월 7일 재보수, '샘의 유래' 라 하여 우물 유래비를 세웠다. 유래비에는 우물의 전설뿐만 아니라 선비들의 후손으로서 선대의 뜻을 받들어 선량한 마음으로 이웃사촌의 정을 나누며 후손만대에도 '맥'을 길이 이어주기를 바라는 현 주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결성향교
현재 교촌마을은 이 샘을 중심으로 마을 구성이 남쪽은 1반, 북쪽은 2반으로, 37세대 8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마을의 주 수입원은 벼농사이며 그 외 고추, 감자, 한우를 키우고 있다. 현재 농업을 이끄는 평균연령이 50대이며 이을하 이장은 "우리 세대가 마을의 마지막 농업을 이끌어가는 세대인거 같다"며 젊은 세대가 출향하고 고령화 되가는 마을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을하 이장은 "1년에 2번씩 출향인들과 마을청년들이 모이는 향우회를 통해 마을 발전을 위해 애쓰고 화합과 단합이 잘 이뤄진다"며 "매년 명절마다 마을주민들과 출향인이 다같이 마을회관에 모여 뜻깊은 명절을 보낸다"며 뿌듯해 했다. 김창수(68) 씨는 "교촌마을의 화합`․단합은 주변 마을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면민체육대회가 개최되기 오래전부터 우린 마을 자체 체육대회를 열어 마을 청년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실제 뛰고 즐기며 살아왔다"며"100수 이상의 어르신들과 공을 차면 어르신들이 공은 못차고 신발만 날리셨다󰡓고 옛추억을 회상하며 웃었다.

대성전
교촌마을의 출향인으로는 서울시 강서구 3선 시의원인 한나라당 황준환(53) 의원과 지체장애인협회 박종선(61) 중앙회장이 있다. 마을주민은 "그럴듯한 명함을 가지고 있어 우리 마을에서 성공한 출향인이라 말한게 아니다"며 "마음씀씀이가 남다르고 어려운 여건속에서 자기 노력으로 성공해 마을 본보기가 되어 뿌듯해진다"고 전했다.

현재 교촌마을에는 이을하(52) 이장을 비롯해, 임용순(78) 노인회장, 박춘자(52) 부녀회장이 마을의 대소사를 돌보며 마을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교촌마을 우물
박춘자 부녀회장은 부녀회원들과 함께 마을의 각종 행사지원, 봉사활동 등 마을 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으며 지난 달엔 '제8회 홍성군여성대회'에서 여성권리 향상에 공을 세운 이들에게 주어지는 군수표창장을 받았다. 임용순 노인회장은 집 앞 길가에 꽃들을 가꿔가며 마을꾸미기에 나섰고 이렇게 교촌마을 주민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이웃사촌의 정을 나누며 정답게 살아가고 있다.

명륜당
한편 교촌마을은 국가지정 문화재인 결성향교와 홍성공업고등학교가 밀접해 있어 신축건물 허가 시 거리제한 등의 제약이 많다. 이을하 이장은"마을 부지가 좁아 마을회관도 2층으로 증축했다"며"마을 부지가 적은데다 길이 너무 좁아 차량 및 농기계 운행, 주차에 불편을 많이 겪고 있으며 향교 주변 폐가 2채 등 개인사유지 처리 문제를 포함해 주민들과 군이 관심을 갖고 논의해 하루빨리 좋은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임용순 노인회장은"얼마전 폭우로 인해 흙으로 된 논둑이 무너져 보수해야 하는데 재차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바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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