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열 돌 맞은 따뜻하고 친근한 평화동마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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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열 돌 맞은 따뜻하고 친근한 평화동마을신문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0.09.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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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미디어 마을신문, 동네를 바꾼다 〈5〉
전주 평화동마을신문 창간호(2010. 8. 15).
전주 평화동마을신문 창간호(2010. 8. 15).

 평화동마을신문 올해로 창간 10주년,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발행해
 지역공동체가 올바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여론이 형성돼야
 제2회 전북민주언론상 특별상, 제4회 전북민주언론상 시민미디어상 
“주민이 돈을 모아, 주민이 만들고, 주민이 읽는 신문”을 자부해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신문, 동네의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신문, 사라져 가는 지역 공동체의 복원을 꿈꾸는 신문이 있다. 전주 평화동마을신문(발행인 손광진, 편집인 김수돈)이다. 평화동마을신문이 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0년 8월 15일 창간호를 선보인 평화동마을신문은 지난 10년 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신문을 발행해 왔다. 

2010년 8월 15일자 창간호에는 1면에 문정희 시인의 ‘평화에 날개를 달아 주세요’라는 축시를 실었다. 문정희 시인은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 ‘하모니카 부는 오빠’가 당선돼 등단한 시인이다. 2면에는 마을신문 창간의 의미와 배경을 싣고 있다. “평화동은 신도시 성격의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인구만 많고 복지나 문화로는 소외지역이다.

그래서 아파트지역의 특성인 개인주의적 생활문화로 인하여 지역공동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공동체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여론이 형성돼야 한다. 이 여론을 형성하고 기록하고 전달하는 매개체적 역할이 평화동마을신문의 창간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평화동마을신문은 따뜻한 마을소식을 통해 주민의 자부심을 고취시킬 것이다. 살맛나는 마을만들기의 길라잡이로서 주민들을 안내할 것이다. 지역사회 공동체를 북돋우고 살찌우는 마을신문의 모델이 될 것이다. 메마른 지역문화를 윤택하게 할 문화 창조와 전파의 역군이 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당시 평화동마을신문발행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원선 평화2동주민자치위원장은 “평화동마을을 변화시키고 행복의 마을로 만드는데, 평화동마을신문이 주민들을 꿈꾸게 하고, 하나로 묶고, 서로 보듬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 평화동마을신문 무보수 자원봉사 조직
평화동마을신문은 창간부터 3년 동안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 사업비로 신문 발행과 신문을 만드는 주민조직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지원사업이 끝난 이후에 외부의 지원없이 마을신문을 만들어 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유료독자와 광고후원자를 약간 확보하긴 했으나 마을신문이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지고 굴러갈 수 있도록 자생력을 갖추기까지는 미흡했다.

평화동마을신문은 독립적 마을신문의 운영을 위한 방안으로 외부 전문가를 마을신문 편집인으로 영입했다. 이후 2013~2015년까지 자생력 확보를 목표로 주민조직 자체적 운영능력을 키워나가는 일에 주력했다. 기존 편집기획위원회 대신 기자단을 편집위원회로 재편해 발행-편집위원회가 신문을 만드는 방식으로 바꿨다. 주민기자들이 마을신문 발행에 주도적 역할을 맡아 나서는 계기가 됐다.

2014년 9월 평화동마을신문은 창간 4주년 ‘생태호수 지시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 주민 대토론회를 전북도의회 복지환경위원회와 공동 주최했다. 이를 계기로 12월 19일에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제2회 전북민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에 앞서 10월에는 평화동마을신문을 중심으로 학마을(서학동), 삼천이야기(삼천동), 송천동마을신문(송천동)이 연대, 협력해 마을신문전주네트워크를 구성했다. 나아가 전주민주언론시민연합, 전주시민미디어센터와 협력, 2014마을신문교육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평화동마을신문은 무보수 자원봉사 조직이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회비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취재활동에 힘입어 매달 신문을 발행한다. 그래서 “주민이 돈을 모아, 주민이 만들고, 주민이 읽는 신문”임을 자부하고 있다.
 

2020년 9월호(2020. 9. 1) 제123호.
2020년 9월호(2020. 9. 1) 제123호.

 

■ 열 살 평화동마을신문 제123호 발행
평화동마을신문은 유급 상근자 없이 발행위원회(발행인 손광진), 편집위원회(편집인 김수돈) 전원이 자원봉사 하는 형태로 활동하며, 재정과 신문제작을 진행하는 주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또 마을신문네트워크를 통한 연합교육과 관련 기관의 연대협력을 버팀목으로 활동을 지속하면서 타블로이드 8면(칼라 4면, 흑백 4면)의 신문을 매달 1일 어김없이 3000부를 발행한다. 주 1회 편집회의를 꾸준히 열고, 워크숍과 창간기념행사, 지역간담회 등을 개최했다. 더불어 우리동네TV뉴스도 제작해 2016년 총선에서는 주민기자를 중심으로 선거문화 의식조사 등도 벌였다. 이해 12월 16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제4회 전북민주언론상 시상식에서 ‘시민미디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평화동마을신문은 2017년 9월, 마을의 상가건물 꼭대기 층 빈 공간에 무상사용 승낙을 받아 독립공간을 마련했다. 독립공간을 마련한 뒤 연말총회에서 독립운영을 결의했다. 2018년 2월 임시총회에서 기존 발행위원과 편집위원을 포함해 새로 위촉한 인사까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무국과 재정국, 사업국을 뒀으며, 주민을 위한 ‘마을공동체 사업’을 신설해 ‘마을신문편집위원회’와 ‘꽃밭정이라디오’를 비롯해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1일자(123호)에는 창간 열 돌을 맞은 평화동마을신문의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는 특집 지면을 할애해 지난 10년 세월의 활동상을 되돌아보고 있다.

평화동마을신문은 ‘주민주도형 지역언론’을 지향하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 지는 마을공동체 조직이다.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만으로 운영함으로써 누구도 소유하지 않으며, 주민의 생활에 밀착하는 ‘독립된 지역공동체 언론’으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평화동마을신문은 작은 신문이지만 참 아름다운 신문이다. 평화동마을신문이 따뜻하고 친근한 지역주민들의 생활 속 경험들을 나누는 공간으로, 평화동 공동체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든든한 커뮤니티 공간이 되길 기대하는 이유다.

 


미/니/인/터/뷰/

“주민들과 더불어 살면서, 주민들의 작은 행복을 위해”

김수돈 편집인

평화동마을신문 김수돈(57) 편집인은 “저나 손광진 발행인은 민주화운동을 하던 사람이 시민운동을 하다가 지금은 마을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금 거창한가?’라며 웃는다.

창간 10주년을 맞이한 평화동마을신문은 손광진 발행인을 비롯해 김수돈 편집인과 10여 명의 주민기자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다. 창간 3년차부터 지금까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김수돈 편집인은 “평화동마을신문은 관내 복지관에서 주민 간 소통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처음 기획됐다”며 “평화동마을신문의 목적은 아주 간단하다. 주민들과 더불어 살며, 주민들의 작은 행복을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평화동은 전주에서도 영세민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LH아파트도 2개 단지가 있고, 복지관도 5곳이나 있으며 전체 인구는 7만 명이다. 평화동마을신문은 3000부를 발행해서 300부(외부 100부, 주민 200부)는 우편발송하고 나머지 2700부는 지역의 기관, 단체, 사업체, 실내공간의 배포대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고 한다. 전체 회원은 137명인데, 이분들이 지속적인 후원과 광고를 해주고 있으며, 매주 일요일엔 마을별로 모여 회의를 한다고 한다.

최초 3년간 사회복지공동기관의 보조금을 받아 제작·운영됐으나 보조금 지원 종료에 맞춰, 이곳에 합류하면서 후원조직을 직접 만들었다. 이를 통해 자체적으로 신문제작부터 전반적인 운영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평화동마을신문 제작뿐만 아니라 노래교실, 글쓰기교실, 철학교실, 시 교실 등 참여자의 회비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평생학습센터 강좌를 진행하거나, 소규모 교육·행사에 대관을 해주고 있으며, 2013년부터 라디오를 시작했다.

 

소요경비를 제외하면 70~8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인근 송천동마을신문과 서신동마을신문 발행을 돕고 있는데, 송천동은 7년차, 서신동을 1년차다. 앞으로 신문제작과 라디오, 방송(협업으로)까지 하는 만큼 자부심이 크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재밌어야 주민들도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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