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고강본동 동네이야기 창간 18년 ‘고리울신문’
상태바
부천 고강본동 동네이야기 창간 18년 ‘고리울신문’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0.11.21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풀뿌리미디어 마을신문, 동네를 바꾼다 〈14〉
고리울신문 제83호 1면(왼쪽사진)과 고강동의 문화둘레길을 소개한 10면. 

창간 18주년 맞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마을신문 ‘고리울신문’
창간초기 계간 4회 발행, 최근 년 6회 격월 발행 주민들에 다가가 
주민 스스로, 주민들이 함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협력
고리울마을 18년 세월의 사연 겹겹이 쌓는 알차고 유익한 정보지


경기도 부천에는 역사문화유적이 별로 없는 도시로 알고 있었는데, 고강동과 작동지역에는 많은 유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고강동은 부천에서 가장 먼저 마을이 형성된 지역이라고 전한다. 이곳은 세종15년(1443) 이조참판에 추종된 밀양변씨 변예성이 정착 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이 지역은 청동기시대(기원전 6~7세기)의 유물출토지인 청룡산(일명 장갯말 뒷산 고강본동 산 93-1일대)에 1995년 여름장마 때 등산객에 의해 석기유물이 발견되면서 그 이듬해(1996)부터 지난 2005년까지 7차에 걸쳐 한양대 발굴팀이 발굴한 유물로 바닥면이 긴 네모꼴 움집자리들이 산 정상부에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완벽한 모양의 간 돌창, 벼 이삭을 자르는데 사용했던 반달돌칼, 직사각형의 돌도끼, 돌끌, 갈돌, 갈판, 등 석기류와 주거지인 움집터가 발견됐다고 한다. 청룡산 선사유적지를 통해 청동기시대의 주거지가 강가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라 구릉성 산지에서 확인됐다는 점과 반달돌칼이 다수 나왔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한다. 이 유적지에는 옛날 천재를 올리던 천재지단이 있고 불을 피우던 발화석이 있으며, 경기도 지방에서 규모가 가장 큰(길이 19m 폭4m)집터 유적이 전해진다. 고강동에서 경인고속도로를 넘어 작동으로 가는 고리울 구름다리를 건너서 산 중턱을 타고 계단을 오르면 이곳에 유적지가 있다. 

이러한 동네인 고강동에는 불리는 이름도 많다. 고리울, 강산골, 능골, 뒷골, 돌다리, 아랫말, 대가리고개, 곰달래 서낭당, 샘말, 고리울내, 가루지골, 한배미, 응골, 장갯말 등이 고강동의 옛 이름이다.
 

■ 창간 18년, 고강동 마을신문 ‘고리울신문’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 마을신문인 ‘고리울신문’ 창간호는 지난 2003년 6월 30일 발행 됐다. 올해 7월 1일로 창간 18주년을 맞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마을신문이다. 마을신문의 역사가 10년을 이어오는 것도 쉽지 않은 오늘의 현실에서 보면 정말로 장수 마을신문으로 꼽힌다. 

당시 창간호의 1면을 살펴보면 “전통과 시 그리고 음악이 있는 테마공원이 조성 됩니다.”란 제목으로 현재 고리울 가로공원 음악회가 열리고 있는 일명 미도산 밑의 가로공원이 조성된다는 반가운 기사와 함께 신문에서는 드물게 물레방아 도는 이미지를 크게 확대해 바탕으로 기사를 게재 했다. 밑의 하단 기사에는 “주민이 직접 참여 하는 테마거리 조성관련 합동 토론회”라는 제목으로 당시의 주민자치위원장(이종길위원장)과 마을 주민들이 토론회를 진행 하는 사진이 조그마하게 실려 있다. 현재 가로공원은 이미 완성돼 주민들이 가로공원음악회를 계절별로 개최 하는 등 여러 가지로 공원을 활용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 만들기’추진위원회와 ‘푸른 부천21’에서 만든 전래놀이터도 완공돼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으니, 불과 몇 년 사이 고강동의 눈부신 변화와 발전상도 잘 알 수 있다. 

창간호부터 고리울신문은 계간으로 연 4회 발행됐으나 최근에는 년 6회 격월로 발행돼  주민들에게 좀 더 다가 갈 수 있는 고리울신문으로 거듭나고 있다. 창간호를 기점으로 돌이켜 보면 매호 신문이 발행 될 때 마다 명예기자들이 산고(?)를 치루며 치열하게 만들어 지고 있다. 그 동안의 신문을 창간호부터 나열해 보면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의 고강본동 주민들이 바라는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매년 가을이면 단골 메뉴기사이던 고리울 축제 안내와 선사유적 공원의 조성 진행 소식 그리고 주민들의 염원 사업이던 수주중·고등학교의 건립 소식도 있다. 한때는 변전소 설치 반대로 온 마을이 술렁이던 때가 있었고 또한 뉴타운 개발의 시작을 알리는 포문을 고리울신문 제9호로 열었으며, 고강동의 실크로드인 오정큰길 개통식소식과 ,주민 주도형 가로공원 음악회 소식, 문화시민운동의 새바람과 김포공항 국제선 취항 반대 항공소음 대책 시위소식, 전 국민들의 자원봉사 물결에 주민자치위원회가 합류한 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 자원봉사 등등 지나온 18년간은 변화의 바람이 거세었다. 

고리울신문이 지난 18년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가장 큰 화두는 아무래도 뉴타운개발일 것이다. 온 고강동 주민의 관심사인 뉴타운개발 소식은 가장 소중하고 큰 이슈였지만 주민과 함께 하는 뉴타운개발에 대한 뜨거운 논란으로 고리울신문도 조심스럽게 소식을 전했던 일이 추억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동안 명예기자들의 헌신적인 자원봉사로 신문은 발행되고 있지만 그 뒤에는 소리 없이 후원해주는 주민자치위원회와 여러 가지 잡다한 업무를 지원해주는 든든한 동사무소 식구들도 있었다. 지난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주민과 함께 하는 고리울신문이 되고자 했다면 향후 20년간은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되고 변화되는 고강동의 모습과 함께 주민들에게 좀 더 친근감 있게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 주민들의 참여로 만들어 낸 마을 소통창구
마을공동체가 만들어 지는 것은 주민 스스로, 주민들이 함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시 공항이 생기고 나서 비행기가 머리 위를 지나다니니 소음이 굉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사한 조례를 알아보고 공부를 하면서 주민들이 발의를 하려고 했는데 시의회에서 주민 발의를 무시하고 거부했다고 한다. 소음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냐는 식이었다. “그래서 그걸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기로 한 거지요. 동네 아주머니들이 이틀에서 삼일을 옥상에 올라가서 비행기가 하루에 몇 대 지나가는지 그걸 다 셌어요. 보니까 팔백 대였나? 굉장하게 많은 수의 비행기가 지나가는 걸 다 체크해서 자료를 가지고 갔지요.”

고리울신문 창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참여하고 있는 김혜옥 편집인의 설명이다. 
주민들이 참여해 지역을 위해 노력하는 일들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계기로 고리울 마을신문 또한 주민들의 참여로 만들어 낸 것이다. 처음에 마을신문을 만들고자 했을 때는 기자를 초빙해서 주민들에게 교육을 했고, 지금도 주민들이 직접 기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고리울 신문에는 고강종합사회복지관의 전용면도 따로 있다. 마을신문을 통해 소통의 도구가 없던 사람들이 본인의 글을 펼쳐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을공동체의 의미를 알면 알수록 주민들의 관심은 부천의 난개발의 문제로 쏠렸다. 외지인들이 와서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집값을 올려 받곤 하면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갈 곳을 잃고 쫓겨나는 형식이 되기 때문이다. 보다 계획적인 도시설계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주거환경 개선활동 등 범시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마을공동체사업,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이어지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단순히 결과중심의 보여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계획과 참여 속에서 주민들이 주도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민들의 소통의 창구인 부천시 오정구 고강본동의 지역소식지인 고리울신문 제83호가 지난 9월 8일 발행됐다. 제83호 1면에는 ‘2020년 주민총회’소식을 싣고 있다. 동네소식, 자치회소식, 자치프로그램, ‘음악의 위안이 필요한 요즈음’이라는 문화살롱, 6면에는 ‘고강동 자율방제단은 이렇게 활동해요’란 기사를, 7면에는 은행단지 ‘클린클린’ 캠페인을, 표고버섯 깐풍기 만들기란 요리법 기사와 고리울동굴시장 여주쌀상회 소식도 실렸다. 10면에는 고강동 문화둘레길 소개, 고리울 청소년문화의 집 소식과 16면에는 ‘고강동 선사유적 조형물 아이디어 공모전’ 광고도 실렸다. 이러한 마을소식이 담긴 ‘고리울신문 제83호’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행동이 제약받는 무더운 여름날씨에도 불구하고 고강본동 통장들은 주민들을 집집마다 방문하며 막 인쇄가 끝난 따끈따끈한 신문을 배부했다. 

“고리울신문 나왔어요?” 이제는 마을소식을 기다리던 주민들이 고강본동주민센터를 방문해 묻는다고 한다. 고리울 마을신문이 발행된 지 올해로 18년, 이제는 주민들이 신문이 나오는 달을 기억해 통장이 배달해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주민센터로 가지러 오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고 전한다. 창간호를 발행한 지 올해로 18년째, 고리울마을신문은 마을의 소소한 일상과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주변 이웃의 이야기들, 건강과 문화소식 등 알찬 정보를 고강동 주민이자 기자들의 손을 거쳐 하나하나 주민들에게 실어 나르고 있다.

고리울마을의 사연을 16면의 지면에 담아 전하는 주민들의 소통창구이자 벗인 고리울신문, 격월간지로 발행하는 고리울마을신문이 18년 세월의 사연을 겹겹이 쌓았듯 더욱 알차고 유익한 정보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뚬뿍 받으며 장수하는 마을신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