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편마을, 유럽풍 테마신도시에 “사람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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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동편마을, 유럽풍 테마신도시에 “사람이 몰린다”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1.10.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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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혁신도시, 테마·스토리 입혀야 사람이 몰린다 〈7〉

새로운 브랜드 도시를 창조하기 위해서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제안하고 혁신적인 도시를 디자인해야 하는 일은 이제 기업만의 일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도시는 그 존재 가치가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충남도청소재지인 홍성과 예산의 내포신도시에 ‘충남내포혁신도시’ 조성을 계기로 사람들이 몰려들 수 있도록 테마와 스토리가 담긴 공동체마을을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과 사람들이 몰리는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남도에서는 내포신도시 초입인 용봉산 자연휴양림 진입로 주변에 전통 한옥마을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등 도시조성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도시에 테마와 스토리 등을 입혀 관광객들이 몰리고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충남내포혁신도시와 홍성·예산의 원도심에 대한 도시개발 방안과 발전전략 등을 선진사례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동편마을 카페거리.

아파트촌 아래 형성된 다양한 단독형주택상가 유럽풍 카페 조화 이뤄
TV 인기드라마 촬영지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라
하나둘씩 대로변에 특색 있는 카페 생겨나면서 ‘동편마을 카페거리’로
카페거리 건너편 100여 개 점포 중 헤어숍 20여 곳 ‘뷰티거리’라 불려

 

새로 개발되는 신도시에도 이국적인 풍경으로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1동의 ‘동편마을’이 그곳이다. 동편마을은 기존 전원마을을 개발한 안양의 신도시로 제1기 평촌신도시가 들어선 이후 도시가 팽창하면서 조성된 새로운 신도시가 형성된 마을이다. 여느 신도시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의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거리 하나 덕분에 더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마을, 사람들이 찾아오는 마을이 됐다고 한다. 지난 2012년 ‘관양택지지구’ 재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서부터 아파트촌 밑으로 상가 등이 밀집된 마을이 조성되면서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는 곳으로 변화했다. 평촌신도시가 들어선 이후 도시가 팽창하면서 아파트 중심의 재개발이 이뤄졌지만 동편마을은 늦어진 재개발 탓에 오히려 득을 본 경우라는 설명이다. 녹지에 대한 중요성에 인식이 커졌고,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도시개발이 추진되면서 잔디광장, 산책로 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곳은 뒷산을 배경으로 아파트촌 아래에 형성된 다양한 형상의 단독형 주택의 건물에 140여 개의 유럽풍 카페와 다양한 음식점, 잘 정돈된 잔디정원, 주변을 감싸 안을 듯이 조성돼 있는 둘레길이 조화를 이뤄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8번 출구에서 10여 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마을로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작은 공원과 다닥다닥 붙어 있는 4~5층 규모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구조는 여느 신도시의 단독주택촌과도 다를 바 없는 곳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물 1층에 들어선 아기자기한 카페와 맛 집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동편마을 카페거리’다.

특히 코로나19시대인데도 불구하고 가족단위는 물론 젊은이들이 카페를 찾는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서울로 통하는 과천과 인접한데다 인덕원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편리해 퇴근 후 외식장소로도 각광 받고 있다. 이곳은 종편TV채널의 인기드라마 촬영지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인기드라마로 젊은 층의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도깨비’의 일부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두 차례 촬영돼 주인공인 배우 들이 이곳을 찾아 연기를 펼친 장면이 TV전파를 타자 주인공들이 화면에 나왔던 장소를 찾아 나선 것이 젊은이들이 찾는 이국적인 명소로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 특색 있는 유럽풍마을 ‘동편마을 카페거리’
‘동편마을 카페거리’는 기존의 전원마을이었던 동편마을이 개발되면서 지난 2012년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시작해 음식점을 포함한 140여개의 점포가 배치돼 있다. 다양한 형상의 새 건물에 사진에서나 봤을 법한 유럽풍 카페, 잘 정돈된 정원, 여기에 주변을 감싸 안을 듯이 나있는 둘레길이 조화를 이루면서 이국적이고 매우 낭만적인 곳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카페거리 앞을 따라 벚꽃이 만개하는 4월경에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동네로 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겨울철에도 주말이면 골목마다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설명한다. 동편마을 카페거리의 이 같은 풍광은 가족단위 외식 나온 시민은 물론 청춘남녀들 데이트코스로도 단연 인기다. 

이 동네는 15~16년 전만 해도 ‘공업도시’로 알려진 안양시에선 보기 드문 전형적인 시골의 농촌마을이었다. 관악산 밑에 있는 개발제한구역이라서 개발이 더욱더 더뎠고, 주민들도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토박이들이었다. 이들은 간촌(오촌말·샛말·삼곡제·소능골), 동편(윗말·아랫말·망령골), 부림말 등 3개 마을을 이루며 살았다. 그러다 지난 2005년 일대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됐고, 개발과 함께 기존의 3개 마을이 하나가 돼 지금의 동편마을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곳에 카페가 들어선 것은 개발이 막 끝났을 무렵부터다. 사람이 사는 곳보다 빈 곳이 더 많던 허허벌판에 지난 2012년 ‘마타하리’라는 상호를 단 카페가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 이 카페 이경례 사장은 “주변에 실개천이 흐르는 수변 공원과 산책로 등이 있어서 ‘카페를 열면 예쁘겠다’는 생각에 문을 열었다”며 “커피 원두를 현장에서 로스팅하고 직접 만든 레몬티 등을 선보였더니 평일에만 오던 인근의 직장인들이 주말엔 가족·연인을 데리고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나다가 TV 인기드라마 촬영지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나둘씩 대로변에 카페들이 생겨나면서 동편마을은 ‘카페거리’가 됐다. 여기에 케이크 전문점, 브런치 식당 등 맛 집도 속속 들어섰다. 현재 상점 수만 140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나 음식점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모두 개인 상점으로 특색 있게 꾸며 놨으며, 미술관처럼 꾸며놓은 카페는 물론 ‘고양이가 와서 무릎에 앉으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을 출입에 주의하라’고 경고하는 카페도 있다. 

‘짜장과 짬뽕’을 한 그릇에 담아낸 짬짜면처럼 반반씩 음료를 내놓은 ‘반반 커피’를 파는 곳도 있다. 조각 등을 가르치는 작은 공방도 있다. 일본의 유명 롤케이크 맛을 그대로 재현한 케이크 가게는 물론 제대로 된 간판이 없는데도 내놓기 무섭게 빵이 팔리는 빵집 등도 즐비하다. 차를 마시러 왔다가 ‘빵지순례(유명한 빵집을 찾아다니는 것)’나 ‘맛집 탐방’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한다.
 

■ 동편마을 ‘뷰티거리’와 ‘청동기유적지’ 숲 길
‘카페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 관양119안전센터 뒤쪽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색깔의 거리가 나온다. 건물의 1층에 상가들이 입점해 있어 전체적인 풍광은 ‘카페거리’와 비슷했지만 녹지공간이 거의 없고 카페보다는 일반 상점들이 많다. 카페거리와 달리 조용한 분위기의 거리지만 여기에도 독특한 점이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미용 업종의 점포가 많다는 점이다. ‘한 집 건너 하나’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많다’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헤어숍들이 즐비하다.

실제 관양119안전센터에서 동편로 300m의 라인에만 4개의 헤어숍이 3~5개 점포 사이를 두고 입점해 있다. 블록 안쪽에도 곳곳에 헤어숍이 눈에 띈다. 카페거리의 두 배 정도로 100여 개의 점포 중 헤어숍이 20여 곳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간간이 네일아트숍도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동편마을 주민들과 상인들은 이곳을 ‘뷰티거리’라고 부른다. 뷰티거리에 있는 헤어숍은 달라도 뭔가가 많이 달랐다. 언뜻 보기에 커피숍으로 착각할 만큼 간판이나 내부 실내 디자인이 독특하다. 벚나무와 하얀색 바탕의 화려한 간판조명을 한 숍, 출입구는 80년대 분위기지만 실내는 젊은 감각이 담긴 숍, 한쪽은 기와로 디자인한 숍 등 자기만의 개성이 그대로 담겼다.

한편 동편마을은 조선시대 임무를 다한 내시들에게 한양에서 멀지 않은 풍수지리명당인 인덕원 인근의 동편마을에 평안한 노후를 보내도록 집단을 이뤄 살던 곳이기도 하다. 풍수지리학 상 동편마을은 관악산 정남쪽에 위치해 명당으로 꼽힌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을 청동기시대 사람들도 알았을까. 청동기유적지가 근처에 있다. ‘뷰티거리’에서 100m 남짓 떨어진 곳에 울창한 나무 숲길을 따라 걸으면 유적지를 만난다. 이 유적지는 통유리 구조물로 돼 있으며, 유물도 당시 집터와 생활상 정도만 표현돼 있다. ‘터가 있었다’는 정도만 알리고자 했다는 게 안양시의 설명이다. 출토된 유물이나 유적은 안양역사관에 전시돼 있다. 이 유적지는 동편마을 재개발에 편입돼 수도권광역상수도 수도관 매설을 하던 중 발견됐다고 한다. 이후 개발 여부에 대한 찬반 논의가 이어졌지만 청동기시대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시는 멍석 등을 깔아 이용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동편마을의 안내도.

충남내포혁신도시도 아파트촌과 이주자택지 등에는 단독주택촌으로 형성돼 있다. 집단으로 형성된 단독주택촌을 테마와 스토리가 담긴 특색 있게 조성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큰 이유도 동편마을의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징적이고 색깔 있는 풍경과 명소로 조성해야 사람들이 몰린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협의와 협조로 특색 있는 스토리가 담긴 테마마을로 조성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충남내포혁신도시에 던지는 메시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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