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지방문화현장에서 이응노 기념관의 활로 찾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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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지방문화현장에서 이응노 기념관의 활로 찾기7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5.3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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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기념관 활성화, 지역문화예술의 본거지로

 


지역의 공립 미술관은 해당 지역의 미술문화를 갈무리해서 보존, 보전하는 상징적인 미술문화기관으로 지역 미술인들은 물론, 지역민들의 문화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은 근대화의 거장인 고암의 예술혼을 기리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욕구를 충족시키고 외지 관광객의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 기획취재에서는 이중섭·박수근·김환기·의재(허백련) 미술관과 저지예술인마을·제주현대미술관의 운영사례를 통해 한 화가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미술관이 어떤 방식으로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이응노 생가기념관의 교육프로그램 구상, 미술관 독자상품 개발, 창작스튜디오 운영 등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미술관의 성공이 외지관광객의 유입과 지역주민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미치는 과정과 파급효과 등 이응노 기념관의 활성화를 통해 홍성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지역의 공립 미술관은 해당 지역의 미술문화를 갈무리해서 보존, 보전하는 상징적인 미술문화기관으로 지역 미술인들은 물론, 지역민들의 문화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은 근대화의 거장인 고암의 예술혼을 기리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욕구를 충족시키고 외지 관광객의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 기획취재에서는 이중섭·박수근·김환기·의재(허백련) 미술관과 저지예술인마을·제주현대미술관의 운영사례를 통해 한 화가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미술관이 어떤 방식으로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이응노 생가기념관의 교육프로그램 구상, 미술관 독자상품 개발, 창작스튜디오 운영 등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미술관의 성공이 외지관광객의 유입과 지역주민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미치는 과정과 파급효과 등 이응노 기념관의 활성화를 통해 홍성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1. 미술관, 열린 마음으로 주민과 소통해야-환기미술관의 ‘부암동 아트프로젝트’
2. 박수근 미술관 개관 10주년, 이응노 기념관의 미래를 엿보다
3. 대한민국 1% 흑자경영 공립미술관 -제주도의 ‘이중섭 미술관’
4. 마을공동체의 중심에 있는 제주현대미술관, 그리고 저지문화예술인마을
5. 남도의 다향과 미술문화를 한 눈에, ‘의재 미술관’
6. 이응노 기념관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7. 이응노기념관 활성화해 지역문화예술의 본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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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렇다 할 미술관이 없었던 홍성에 조성된 이응노 생가기념관은 근대화의 거장인 고암의 예술혼을 기리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욕구를 충족시키고 외지 관광객의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은 조성룡, 유홍준, 김학량 교수 등 국내 건축·미술사계에서 이응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학자들이 대거 참여해 기념관의 건축과 전시디스플레이를 맡아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자연과 어우러지는 미니멀한 건축물은 각종 매체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홍성군민들이 이응노 생가기념관에 걸고 있는 기대는 크다. 대전의 이응노미술관과 차별화해 대내외적으로 홍성을 홍보하는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이 인간 이응노 화백을 기리는 가장 기초적인 역할을 뛰어넘어, 주민들의 삶에 먼저 융화되고, 지역공동체의 참여를 이끌어내 전반적인 지역사회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내 도처의 수많은 전문미술관들은 턱없이 부족한 관람객수와 적자 경영으로 시도 때도 없이 ‘무용론’에 시달리고 있다. 자치단체장의 선심성 공약이나 치적내기 사업의 일환으로 급하게 지어진 박물관·미술관들이 방만한 운영으로 주민들과 언론의 뭇매를 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은 개관 4개월을 맞아 충남 서부권지역의 유일한 전문미술관으로 등록되어 지역주민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척박한 문화여건 속에서 활로를 찾아야하는 기로이자 심판대에 놓여있기도 하다.
때문에 이번 기획취재는 이응노 생가기념관의 운영모델을 찾고, 노하우를 전수받고자 함에 목적을 두었다. 제주도의 이중섭 미술관과 양구군의 박수근 미술관, 서울시의 환기 미술관은 한 화백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지만, 현재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창작스튜디오와 같은 레지던시를 지원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참여는 물론, 젊은 예술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제주도의 저지예술인마을은 제주현대미술관과 더불어 미술관 주변으로 예술인 마을을 형성해 전국의 예술인들을 불러 모아 미술관과 마을의 완벽한 공생을 보여주는 동시에, 관광객을 유치하게 되면서 지역경제활성화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남도 화단의 큰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의재 허백련의 정신을 계승하는데 중점을 두고 지어진 광주의 의재 미술관은 ‘자연속의 미술관’, ‘차(茶)향과 녹차밭이 어우러진 미술관’ 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무등산 깊숙이 위치해있으며, 도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미술관 옆으로는 의재 선생이 30년 동안 기거하면서 화실로 사용한 ‘춘설헌’(광주광역시 기념물 제 5호)이라는 작은 건물과 ‘문향정’이라는 차문화 보급을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도 함께 위치해 있어, 의재 미술관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의재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스도 정기적으로 진행해 신진작가들이 함께 숙식하며 서로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토론회와 야외사생, 작가워크샵 등 정식 프로그램과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식민지 오명 벗고 중심으로 거듭나야 
혹자는 지방의 문화를 서울로 대표되는 중앙의 식민지 문화라고 강경히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 40여년 간의 산업화 자체가 공간적 집적을 통해 상호간에 이뤄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산업 시설과 인구가 수도권과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나타나게 됐으며,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동원된 수많은 수단은 지역 간 불균형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법, 광역자치단체장 협의체 구성 등 산업과 인구의 분산을 위한 지방분권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지만, ‘산업화에 걸 맞는 집중’, ‘국가공동체 유지를 위한 지역분산’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흐름에 순응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집적이 유지되고 부족한 국제기능을 보완하여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 경제 발전을 지속시켜야 한다는 명제에 대하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슬럼화 되고 있는 지방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수도권 발전과 경쟁력의 획득이 지방경쟁력 보완과 양립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전문가들은 지역에 경쟁력 있는 문화를 육성 발전시키는 길이 그 하나의 방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문화란 정치와 경제 그 다음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지표이므로 지방에 문화산업을 육성한다면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설정되어 지방과 중앙이 함께 발전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돼 이응노생가기념관 윤후영 학예연구원은 “서구미술이 동양미술이 바라보는, 혹은 중앙의 미술이 지방의 미술을 바라보는 식의 상하관계를 적용한 시선은 옳지 않다”며, “이응노생가기념관은 홍성군의 역사적, 지형적, 예술·문화적 특성을 담아내고 자생적인 문화담론을 담아내야 할 것이며, 이는 중앙의 변두리에 존재하는 지방문화에서 탈피해 독립적인 문화공동체를 만들어나간다는데 의의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응노생가기념관 측은 올 하반기 기획전을 기점으로 홍성 곳곳을 탐사해 다양한 장르로 홍성을 표현하는 일명 ‘홍성스케치’와 같은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기념관 주변 마을주민들이 직접 전시에 참여하는 전시를 통해 우선 지역 주민과 친밀감을 높이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문화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접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 사업은 청정산업이며 고부가가치라는 산업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지만, 많은 지자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강조되는 것이 ‘문화 자생력’이다. 이응노기념관의 경우 지속적인 홍성군의 재정지원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기념관 스스로 어느 정도의 손익 계산을 맞출 수 있는 방향을 만들어 가고, 그런 목적에 대한 지원이 적절하고 충분한가 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응노생가기념관을 홍성의 명소로 가꾸는데 홍성군민들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응노생가기념관의 개관준비에 깊숙이 관여하고, 현재는 기념관 운영위원장으로 위촉된 유홍준 교수는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의 초대명예관장이기도 했다. 유 교수는 박수근미술관 활성화를 위한 제1회 강원문화포럼에서 이 같은 말을 했다.

“지역의 미술관을 위해 이제 군민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번 찾아가 주는 일이다. 문화는 생산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창출해낸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얼마만큼 찾아가 주느냐에 지역 미술관의 성패가 달린 셈이다”
개관 7개월째를 맞이한 이응노생가기념관의 앞날은 바로 홍성군민들에게 달려있다는 말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주민들의 노력으로 다듬어지고 만들어지는 미술관을 상상해보자. 대전의 이응노미술관과 예산의 선미술관, 홍성의 이응노생가기념관으로 나뉜 고암 이응노의 역사를 홍성에 모을 수 있는 가장 큰 역량은 지역주민들의 애착으로 발현될 수 있음이 자명해 보인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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