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천·구진천, 자연생태하천조성사업 명소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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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천·구진천, 자연생태하천조성사업 명소로 복원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1.11.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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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생태하천 복원, 주민들의 행복공간 복원이다 〈14〉
해미천변을 따라 약 2.4㎞에 걸쳐 벚나무 300여 그루가 봄이면 장관을 이루는 해미천.

해미천, 과거 ‘궁현보천’이라고 불러, 일제강점기 ‘해미천’으로 명칭 바꿔
가야봉 대곡리에서 발원한 물줄기 산수저수지에 모여 천수만으로 유입돼
대산읍 가로지르는 지방하천 구진천, 망일산에서 발원 대호방조제로 유입
구진천 복개, 주민 휴식·명품 생태 공간·쉼터 등 친수 공간 조성 랜드마크

 

서산시 해미면은 가야산 아래 자리하고 있으며, 한 눈에도 소재지가 다 드러나는 작은 소읍(小邑)이지만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유적과 천주교성지(聖地)가 있다. 서산 9경(景) 중 제1경으로 꼽을 만큼 서산의 대표적 명소인 해미읍성과 천주교해미순교성지가 있는 곳이다.

이곳 해미면의 중심을 흐르는 해미천은 과거에 ‘궁현보천(宮峴洑川)’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서산군지’에는 “궁현보천은 대곡리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흘러 휴암리에서 용왕보(龍王洑)를 이룬다. 다시 응평리 궁현보(宮峴洑)를 이루고 귀밀리 구서포(狗嶼浦)로 들어간다”고 기록돼 있다. 휴암리와 응평리는 해미면 읍내리 남쪽 마을이고, 응평리 가까운 곳에 궁재가 있는 것으로 미뤄 지금의 해미천을 지칭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해미천으로 명칭이 바뀐 것은 일제강점기부터이며, 해미면에서 파생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해미천을 읍천(邑川)이라고도 불렀는데, ‘여지도서(輿地圖書)’와 ‘해미읍지’에 “읍천(邑川)은 가야산에서 발원하여 양림포구(良林浦口)로 들어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양림포는 해미면 읍내리 앞 포구이므로 읍천은 지금의 해미천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미천과 덕지천이 만나는 강에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덕지천동에 선적을 둔 12~15척의 고깃배가 연평도를 드나들었다. 그밖에도 외지에서 들어오는 새우젓배와 황색이젓배 등 생선 배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고 전해진다. 이 강을 ‘오푼강’이라고 불렀는데, 그 어원은 옛날 서울에 있던 대지주의 마름이 이 강변마을에 살았는데, 이 마름이 받는 벼가 1년에 4000석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곡식을 서울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마을에서 배가 접안되는 포구까지 900여m를 지게로 져서 옮겨야 했는데, 한 섬을 져내는 값이 당시 ‘오푼(五分)’이었으므로 ‘오푼강’이라는 별칭이 유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도심구간 일부를 복개한 서산 대산읍의 구진천생태하천복원 현장.

■ 해미천 생태하천 조성사업, 철새들 몰려들어
해미천의 본류는 도당천으로, 도당천의 제1지류가 해미천이다. 가야봉 대곡리에서 발원한 여러 물줄기들이 해미면의 휴암리와 산수리에 걸쳐 있는 산수저수지에 모인다. 해미천은 산수저수지에서 시작해 해미면 유암리와 저성리, 조산리, 전천리, 응평리 등을 거쳐 도당천과 합류한다. 그리고 서쪽으로 흘러 해미면 앞을 지나 석문봉 아래의 황락저수지에서 내려오는 물과 합쳐진 뒤 전천리와 귀밀리를 지나 태안반도의 천수만으로 유입된다. 귀밀리 아래쪽의 하류 지역에서는 음암면에서 흘러 내려오는 대교천과 합류해 간월호로 유입되며, 덕지천과 서산시 동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청지천과 합류한다.

해미천은 산수저수지를 기점으로 도당천 합류점까지 총연장 8.8㎞이고 유로 연장은 9.66㎞이며, 유역 면적(하나의 하천으로 빗물이 모이는 범위)은 31.62㎢이다. 해미천의 양쪽으로는 비교적 넓은 충적지가 형성돼 논이 넓게 펼쳐져 있다. 해미천은 자유 곡류하는 하천으로, 하천의 폭이 좁고 수심이 얕은 편이다.

해미천변을 따라 약 2.4㎞에 걸쳐 벚나무 3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해미천은 유속이 느리고 수초와 부유 물질이 많아 잉어와 같은 물고기들의 최적의 산란지가 되고 있다. 매년 흰꼬리좀도요, 노랑부리저어새 등의 다양한 철새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지난 2010년 서산시는 국비 42억 5000만 원, 도비 12억 8500만 원 등 모두 70억 9000만 원을 들여 2012년까지 해미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해미면 휴암리에서 응평리에 이르는 총 연장 4㎞구간에서 추진한 이 사업은 해미천의 상류 지역과 하류 지역에 정수식물 식재와 정화습지 조성, 생태탐방로와 자전거도로 설치 등 하천 보전과 환경 보호를 위해 시행한 사업이다. 특히, 해미천의 연장 2㎞에 걸쳐서 생태학습 체험 공간, 시민을 위한 친수(親水) 공간, 생활체육 문화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밖에도 해미천변을 따라 생태탐방로와 자전거도로, 휴양산책로 등 복합적인 기능을 겸할 수 있는 멀티로드를 만들었다.
 

해미천 모습.

■ 대산읍 가로지르는 유일한 지방하천 구진천
서산시 북쪽에 위치한 대산읍은 남쪽으로는 지곡면(地谷面), 동쪽으로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당진시 석문면(石門面)·대호지면(大湖之面)에 접하며, 북·서쪽으로는 황해에 접하고 있다. 남쪽을 제외한 세 방향은 가로림만으로 에워싸여 있으며, 동쪽 바다는 대호방조제 건설 이후 대호지(大湖池) 호수가 됐다. 읍 전체가 북쪽 해안으로 돌출돼 있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전체적으로 평탄한 지형을 이루며 망미산맥의 여맥(餘脈)인 남동부의 망일산(望日山, 302m)·시루산(詩樓山)·몰니산(沒泥山)·삼길산(三吉山)·자용산·황금산(黃金山) 등의 높지 않은 산지가 대산읍의 중앙을 관통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대산읍은 전체적으로 완만하고 낮은 구릉지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대규모 하천이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은 부족한 편이다. 과거의 대산읍은 해안에 인접한 만큼 어업도 활발해 꽃게·바지락·굴·낙지·숭어·백합 등이 많이 잡혔고, 염전도 많았던 곳이다. 지금은 북쪽의 해안에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대산산업단지 등 다수의 화학공단이 들어서 있다. 이들 입주 회사들 대부분이 화학공단으로 속출하는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대산읍의 면적은 103.92㎢로, 총 경지면적은 2656㏊로 서산시 전체 경지면적의 10%를 미치지 못하는 정도다. 논이 1973㏊, 밭이 683㏊이다. 거의 대부분 지역이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으며 쌀·보리·생강·마늘·잎담배와 과수 재배를 주로 하고 있다. 올해 8월 말 현재 인구는 1만 3715명이다.
 

구진천 하류부 모습.

한편 대산읍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지방하천인 구진천(舊鎭川)은 대산읍에 있는 망일산(302m)에서 발원한다. ‘호산록(湖山錄)’에는 ‘망일산’을 ‘대산(大山)’이라고 적고 있다. 망일산은 서산시 대산읍의 영탑리·운산리·대산리의 경계로, 망미산맥의 줄기를 이룬다. 현재 망일산 정상에는 공군 레이더 기지가 위치하고 있으며, 수덕사(修德寺)의 말사인 망일사(望日寺)가 있다.

대산읍의 구진천은 망일산 북쪽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형성된 계곡에서 발원해 서쪽을 흘러 대산읍을 지나 서해의 가로림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하천이다. 망일산 남서쪽과 남동쪽에서 발원한 하천은 운산으로 흘러가며 다시 대호방조제로 유입된다. 대호방조제 근처에는 과거에 간석지로 이용되던 땅이 간척지로 개발돼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산시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3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구진천의 생태하천복원, 소공원, 저류시설, 송수시설 등을 조성, 구진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서산시는 지난 2018년에는 대산읍 소재지에 위치한 대산읍사무소 앞쪽 구진천의 복개된 소하천을 일부 구간(100여m)을 복원, 아름답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복원했다. 서울의 청계천처럼 사계절 물이 흐르도록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화된 물을 펌핑해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명품생태 공간인 쉼터와 산책로 등의 친수공간을 조성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계기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돼 행정안전부 주관 ‘아름답고 안전한 소하천 가꾸기 사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기도 했다. 당시 장관 표창과 인센티브 1억 5000만 원을 확보했다. 그동안 서산시는 2018년 아름답고 안전한 소하천 가꾸기 공모전 우수상, 2015년 대한민국친환경대상, 2013년 친환경도시대상, 2012년 녹색도시 환경부장관상 등을 환경·생태 분야에서 수상했다.

행정안전부는 소하천의 안전성 확보를 통한 재난예방과 친환경적인 정비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소하천 가꾸기 공모전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는 소하천 2153곳 3104.7㎞를 관리하고 있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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