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남원역사·KBS방송국·비사벌콘도 문화공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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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남원역사·KBS방송국·비사벌콘도 문화공간 조성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2.05.1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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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건물·폐산업시설, 문화재생 가치를 담다 〈3〉
옛 남원KBS방송국이 남원아트센터로 새로 단장한 모습.
옛 남원KBS방송국이 남원아트센터로 새로 단장한 모습.

옛 공장 건물·폐건축물의 공간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
20여 년 방치된 폐건물, 옛 비사벌콘도 ‘문라이트파크’ 재탄생
옛 남원KBS방송국, 남원아트센터로 단장 문화공간 인기몰이
옛 남원역, 남원읍성 복원·2027년까지 만인공원으로 조성계획

 

우리의 주변에서 버려진 유휴공간을 되살리고, 쇠락한 역사·문화적 건물을 현대 일상의 공간으로 변모시켜 지역주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는 사례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대도시나 산업단지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낡은 건물을 개조한 문화재생프로젝트 등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옛 공장건물이나 용도 폐기돼 삭막하던 과거의 폐건축물의 공간은 문화예술과 더불어 예술가의 창작공간이자, 지역주민뿐 아니라 외지 사람들도 찾아와 즐기며 소통하는 개방형 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폐건물 등을 활용하거나 재생을 통해 문화예술로 공간을 재창조하는 사업은 21세기 들어 경제성장형 산업시대에서 문화와 더불어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도시를 활성화하는 ‘문화의 시대’를 지향하는 사회적 흐름과도 맥을 같이한다. 특히 산업구조의 재편으로 쇠락한 탄광·제철도시, 용도 폐기된 공장 창고 등이 문화예술과 더불어 새롭게 되살아난 사례를 홍성군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에서도 고민하는 대목이 바로 폐건물이나 빈집 등의 재생사업이기 때문이다.
 

■ 옛 비사벌콘도, 문라이트 파크로 재탄생
전북 남원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20년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20여 년간 폐건물로 방치된 옛 비사벌콘도 건물이 문라이트 파크로 재탄생 된다. 지난해 3월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으로 총사업비 230억 원(국비 100억, 도비 30억, 시비 100억)을 확보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20 계획공모형 지역관광자원개발 공모사업’은 기존의 지역관광개발사업이 중앙정부 주도의 인프라 시설 위주로 진행되던 한계에서 벗어나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기획한 관광개발사업을 중앙부처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중앙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2019년 4월 국가 관광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지역주도적 사업 발굴 및 추진방식을 통한 지역수요 맞춤형 관광활성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시범사업 공모에 이어 올해 확대 추진하게 됐다. 사업에 선정된 ‘남원관광지 RE-PLUS 사업’ 주요 사업내용으로는 핵심사업, 관리운영사업, 인프라 개선사업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해 지속가능한 종합개발사업으로 구상했다. 총사업비 230억 원을 투입해 5년간 연차사업으로 추진된다. 핵심사업은 승월대, 이성계의 달오름 전설 등 남원에 남겨진 수많은 달 이야기와 시립 김병종미술관의 대표적 작품들을 단순 전시에서 탈피해 몰입형 미디어아트와 접목하는 ‘Moonlight Park 프로그램 개발·운영’이 핵심사업이다.

또한 생동감 넘치고 활력있는 관광상품에 대한 수요에 맞춰 남원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을 발굴, 육성하고자 기획한 마당극 ‘달빛전설’ 상설프로그램 개발 등이 있으며, 관광거점도시 전주와 연계하는 관광프로그램 개발, 남원관광지 내에 심야포차단지 조성, 모바일 스탬프 투어 개발 등으로 구성된 ‘남원관광지 연계 코스개발·운영’사업도 추진된다. 그 밖에 핵심사업으로 사업대상지를 기점으로 앞의 요천로 주변과 광한루원까지 연계하는 전기차 운행과 대한민국 관광1번지 재생을 위한 관광 정체성 확립과 지역의 특색을 담은 지속가능한 관광브랜드 개발, 온·오프라인 홍보마케팅도 추진된다.

관리운영사업은 지역관광개발사업 사업 추진을 견인할 기관이나 조직이 거의 부재한 상황에 직면해 남원시 관광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의 지속적인 관리·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남원시관광협의회와 지역공동체지원센터 내 조직을 구축하고, 지역주민 참여를 통한 일자리 창출, 관광 인적자원 역량 강화 등이 추진된다.
인프라 개선사업으로는 남원 켄싱턴리조트 옆 옛 비사벌콘도 유휴부지 지하 공간을 재생해 남원의 스토리를 IT와 융합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시설인 ‘Moonlight Park’를 조성하고 부지 지상 1층에는 시민 쉼터와 편의 공간, 옥상에는 꽃빛정원을 조성한다. 이밖에도 사랑의 광장에는 남원의 랜드마크가 될 사랑의 종 설치사업, 민간개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원관광지 모노레일 주변에는 테마별, 이벤트성 랜드마크인 야간 경관조명 설치사업 등도 계획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였던 남원관광지 내 유휴지 재생을 기점으로 남원관광지 전체를 다시 되살려 과거 관광1번지였던 남원의 위상을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남원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교부 받은 1억 원과 시비 1억 원을 투입해 사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완료하고, 2024년까지 핵심 인프라 사업을 완료한 뒤 2025년부터 관광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옛 남원역 모습.

■ 옛 KBS방송국·남원역, 아트센터·만인공원 조성
남원시에 자리한 시민들의 애환이 깃든 옛 KBS방송국 부지가 아트센터 조성사업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거점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옛 KBS방송국 공간을 매입, 시민들의 문화 거점공간으로 만든다.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한 옛 KBS방송국 아트센터 조성사업은 총 사업비 56억 7400만 원이 투입돼 시민들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꾸몄다. 남원 KBS방송국은 지난 1952년 개국 이후 시민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다 지난 2004년 남원방송문화센터로 격하되면서 사실상 방치돼온 장소이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시설을 개방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남원아트센터는 시민문화공간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시민들의 대관과 프로그램 참여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 남원아트센터에서는 현재 기악, 판소리, 무용 등의 창작 활동을 위한 연습실 대관과 함께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리폼과 목공 프로그램 등이 열리고 있다. 이밖에도 마을공동체와 문화예술분야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옛 방송국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살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고, 팟캐스트 제작,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사운드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남원시는 아트센터를 문화도시, 남원 시민들의 문화예술 창작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시립국악단 연습공간으로 제공해 판소리 본고장의 면모를 갖추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남원시는 남원역사 부지를 매입해 남원읍성을 복원한 뒤, 역사교육의 현장을 겸한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옛 남원역 청사부지는 정유년 남원성 전투의 마지막 항전지이면서 순절 현장으로 일제가 남원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만든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자리다. 일제는 선열들의 그 핏 자리인 남원성 북문 앞에 역사(驛舍)를 만들어 그 후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짓밟으며 기차에 오르내리게 했고, 순절하신 분들의 분묘를 석탄 똥 처리장으로 만들어 우리 민족의 혼을 말살하려 했던 역사적 장소다.
 

옛 남원역 문화재 발굴 광경.
옛 남원역 문화재 발굴 광경.

옛 남원역은 정유재란 당시 1만여 민·관·군이 최후의 혈전을 벌인 남원성 북문이 있었던 곳이다. 1만여 민·군·관이 왜군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순국한 역사적 장소지만, 일제강점기에 남원성 북문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남원역을 만들어 순국의 현장과 무덤을 플랫폼으로 차단한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옛 남원역은 아파트와 상가 등으로 둘러싸인 도심 속에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장소로, 남원시는 지난 2004년 남원역이 이전한 이후 생활쓰레기, 폐콘크리트, 잡관목으로 방치됐던 부지를 코스모스 등 꽃단지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향기원으로 탈바꿈시켰고, 현재는 바람개비, 조형물 등이 설치돼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옛 남원역은 현재 문화재 지표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남원읍성 복원과 함께 2027년까지 만인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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