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군정질문, 이런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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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군정질문, 이런 점이 아쉽다
  • 오동연 기자
  • 승인 2024.10.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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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오동연</strong><br>취재기자
오동연
취재기자

지난 16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군정질문은 오후 9시 30분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정회시간과 점심시간을 빼더라도 적지 않은 시간이다. 그렇다면 군정질문을 한 군의원들은 충분한 질문을 하고 충분한 답변을 들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시간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질의를 못한 아쉬움도 남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기자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다.

우선 군정 질문과 답변의 시간 관리 측면에서 아쉬웠다. 질문하는 데에도 시간 소비가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존경하는 홍성군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로 시작해, “군정질문에 앞서 자리를 함께 해주신 언론인을 비롯한 방청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등의 불필요한 군더더기 발언 이후 본격적인 질의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는데 영화 시작 전 광고가 너무 길면 관객들은 짜증을 낼 것이다. 질문 자체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10명의 군의원이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이런 군더더기 발언만 줄여도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꽤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면 좋겠다.

답변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답변자료로 갈음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차피 군수와 군의원 모두 서로에게 질의할 내용과 답변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그것을 또 읽을 필요가 있을까?

일괄질문이 이어지고 일괄적으로 답변하는 방식도, 이를 지켜보는 방청객 입장에선 너무나 지루하다. 오죽하면 휴식을 위해 정회가 선포되자 군의원들 사이에서도 “1.5배속으로 해달라”, “졸리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 달라”, “일문일답으로 해야지 어렵네”라는 말들이 나왔다.

그나마 이번 군정질문에서는 일부 군의원들이 일문일답 식으로 질의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일문일답으로 진행하자 군의원들 사이에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젠 무엇이 더 효율적인 방법인지를 선택하고 고민할 때다.

군의원 한 사람당 발언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계속 자기 할 말을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어 보기 좋지 않았다. 게다가 발언 시간을 체크하는 담당자가 시계를 멈추는 타이밍을 놓쳐 미처 시간 체크를 못한 경우도 봤다. 

10명의 군의원들이 각자 3~4건의 질의가 있는데 이를 하루 만에 다 하려다 보니, 회의시간은 길어지고 질의를 미처 다 못하는 문제도 있다. 군정질문을 하루 만에 다 하는 것이 아니라 이틀간 나눠서 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하루 만에 다 마쳐야 한다면 시간관리를 더 잘해야 할 것이다.

군정질문 생방송 방법도 개선이 필요하다. 군의회 홈페이지에서 생방송으로 볼 수 있으나, 다시보기를 하려면 군에서 영상을 편집하고 업로드 해야되므로 2~3주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당진시의회처럼 유튜브로 생방송을 겸하는 경우, 생방송을 놓쳐도 언제든 유투브로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 큰 예산이 들어가는게 아니라면 현재의 방식을 변경해보는 것도 검토해볼 만 하다. 

농업이나 농민 관련 질의가 없는 것도 아쉬웠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최선경 의원의 발언 중 농민과 쌀값 문제가 잠깐 언급됐을 뿐 본격적인 농업정책이나 농민과 관련한 질의는 아무도 없었다. 농업 및 농민정책에도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준비를 별로 안한 듯한 군의원, 질문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정책을 하라고 요구하는 듯한 군의원, 의무적으로 질문하는 듯한 군의원도 보이고, 반면 열심히 준비해서 열정을 갖고 임한 군의원들… 기자의 눈에는 아니, 군민의 눈에는 훤히 다 보인다. 

집행부에만 효율적인 행정을 요구할 게 아니라 군의회도 효율적인 군정질문을 고민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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